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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e스포츠 업계, 게임이 밥 먹여주는 시대를 열다

2018.01.22 FacebookTwitterNaver

▲ e스포츠 업계에서는 게이머의 처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으면 어김없이 엄마의 등짝 스매싱이 날아옵니다. 부모님이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아이를 말리는 이유는 프로 입단이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수입과 처우, 불확실한 미래 걱정이 클 겁니다. 축구선수, 야구선수 같은 국가대표의 명예와도 멀고, 소속 구단의 운영이 어려워지거나, 리그의 인기가 떨어지는 위험도 감내해야 합니다.

하지만 2018년, e스포츠 시장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먹고사니즘’을 개선 중입니다. 게임사, 방송 및 스트리밍 업계, 전통 스포츠 구단과 심지어는 교육계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자, 하나하나 보실까요?

1. 선수들에게는 적절한 대우를!

▲ 더 높은 퀄리티의 경기를 위해 안정적인 소득과 처우는 필수입니다

프로게이머는 돈을 얼마나 벌까요? SKT T1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연봉이 수십억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모두가 페이커는 아니니까요. 김동준 게임 해설위원은 “1세대 프로게이머 시절 월급 4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고, 기욤 패트리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는 “전 세계 2,000만 명 프로게이머 중 월급을 받는 건 100명 정도뿐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신인은 월급만으로는 생계가 어렵고,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건 대회 상금 정도입니다.

인기 게임 개발사들은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처우 개선에 나섰습니다. 선수들이 게임 연구에 집중해 더욱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게 하고, 최종적으로 게임 커뮤니티와 수명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서죠. 2017년 7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오버워치 리그 시즌1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연봉, 혜택 등을 명시했습니다. 여기에는 최소 1년 계약, 계약 연장 옵션, 최소 연봉 5만 달러, 건강 보험 조장, 보너스에 대한 수익 배분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로게이머들 평균 연배의 한국 프리랜서 직장인이라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네요.

또 e스포츠 선수들은 머지않아 다른 스포츠 선수들처럼 국가대표의 영예를 누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니 말이죠. 또 프랑스, 필리핀 등 세계 각국 정부에서는 e스포츠 선수들이 다른 스포츠 국가대표들과 같이 대우받을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국가대표로서 타국에 방문 시 라이선스와 비자 발급, 고용보험 규정 마련 등이 그 예입니다.

둘. 구단과 리그를 더 탄탄하게, 더 인기 있게!

▲ 한국 이용자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 코리안 시크릿 웨폰이라고 불렸던 LOL의 샤코, 출처. 라이엇게임즈

선수들이 안정적인 미래를 구축하려면, 구단과 리그 역시 튼튼해야 합니다. 게임사들은 끊임없는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게임 수명을 연장하는 동시에, 야구나 축구 같은 전통 스포츠의 방식을 차용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야구 경기가 열기를 띠는 순간은 지역 연고팀을 응원할 때죠. 2018년 1월 개최되는 첫 오버워치 공식 리그에서는 상하이 드래곤즈, 서울 다이내스티 등 지역 연고 팀이 공식적으로 운영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도 북미/중국 리그를 도시 기반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게임이 과연 지역색을 띨 수 있을까요? LOL의 챔피언(캐릭터) ‘샤코’를 보면 조금 기대가 되기는 합니다. 힘없는 ‘한타’로 비인기 챔피언이었던 샤코가 한국 이용자들 손에 가면 온 맵을 누비며 기습을 시도하는 암살자로 변신하는 겁니다. 브라질의 삼바 축구 같은 지역 특화 플레이 경향, e스포츠에서도 볼 수 있겠네요

놀랍게도, 전통 스포츠 진영 역시 e스포츠를 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e스포츠의 광고마케팅 효과가 뛰어나고, 전통 스포츠 리그의 인기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NBA와 FIFA는 각각 유명 게임사 Take Two와 EA와 손을 잡고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NFL(미국 미식축구리그)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오버워치 팀 보스턴 업라이징을 인수하는 등 기존 구단들의 e스포츠 팀 인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스포츠 프로팀이 지역 연고 등 대중화를 위한 토대와,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했으니 선수들의 처우도, 또 경기 성적도 훨씬 좋아지겠죠? 다만 지역 연고라는 시도가 잘 고착화되길, 또 소유권을 가진 전통 스포츠 구단이 e스포츠와의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해 구단을 망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노파심을 잠깐 내비쳐봅니다.

셋. 더 나아가 내일에 투자하자!

▲ 본격적인 미래 엔터테인먼트로서의 e스포츠를 위해, 후학에 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미래 인재 양성이라고 하면 역시 교육계겠죠. 교육계에서 학교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운동선수 육성 지원, 연구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놀랍게도 e스포츠로도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학교에서는 오버워치 장학금 제도를 신설하고 연간 총 2,5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학술 연구 및 시설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학내 정식 기구 UCI eSports를 발족했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수익 시스템 개편을 통해 ‘프로게이머 꿈나무’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트위치는 2017년 4월 제휴(Affiliate) 스트리머 등급을 신설하고, 최상위 등급(Partner)에게만 허락하던 유료 구독 기능을 열어주었습니다. 또 9월에는 Extension 시스템을 시행해 별도의 가상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게 하고, 그 수익을 스트리머와 개발사가 분배하도록 함으로써 수익 창출방식을 다양화했습니다. 사실 이들 플랫폼에는 프로게이머 지망생뿐 아니라 현직 선수, 전 프로게이머까지 e스포츠의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기에, 플랫폼 수익구조가 곧 프로게이머들의 생애 전체에 걸친 안정성을 탄탄히 하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어떠신가요? 이제는 부모님의 핀잔에도 ‘게임 해서 밥 먹고 살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 가네요. 다만 아직은 개선의 서막일 뿐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통 스포츠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많기에 어떤 숨은 문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e스포츠가 일시적으로 주목받는 트렌드가 아니라 본격적인 미래 엔터테인먼트로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생각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 스웨이드킴(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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