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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이 필요한 이유 1편_폭주하는 데이터 시대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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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망중립성 폐지를 통해 본 제로레이팅의 중요성

지난 2017년 12월 14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망중립성의 폐지를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망중립성은 모든 인터넷 사용자가 인터넷 통신망을 차별없이 사용하게 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으며, 사업자들은 이를 준수토록 하는 의무사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결정은 망중립성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시사합니다. 그동안 미국의 ICT 정책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쳐 온 만큼 2011년 이후 가이드라인 형태로 운영돼 온 한국의 망중립성 정책도 변화를 대비하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망중립성? 제로레이팅?

미국 연방위원회는 왜 ‘망중립성’을 폐기했을까요? 오늘은 그간 ‘금과옥조’처럼 지켜온 망중립성이 폐지된 배경과 시대적인 변화에 직면한 망중립성에 대해 살펴봅니다.

먼저, 다가오는 5G 시대에 안정적인 인터넷 망공급과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망중립성이 아닌 ‘제로레이팅’으로의 인식변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제로레이팅은 특정 콘텐츠를 사용할 때 데이터 요금이 공짜라는 의미입니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 비용을 대신 내주는 것이죠. 사용자가 데이터 사용 요금을 아낄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요금을 대신 부담해 주는 사업자 또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망중립성보다는 제로레이팅으로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시각이라고 하겠습니다.

폭주하는 데이터

매년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은 ‘망중립성’ 찬성 측의 논리에 큰 흠결이 되었습니다. 2012년 월 2만3천 테라바이트 수준이던 국내 통신 트래픽은 올 1월 25만 테라바이트를 돌파했습니다. 5년만에 10배 이상 폭증한 수치입니다. 이처럼 폭발적인 증가세인 데이터 트래픽은 현실적으로 망중립성의 근간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망중립성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인 비용과 투자의 문제에 직면한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망중립성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할수록 영향력과 경제적인 이익이 증가하는 콘텐츠 회사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의 ‘무임승차’ 논란이 제기됩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플랫폼 기업들은 콘텐츠 우위를 통해, 공격적인 경쟁전략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습니다. 망은 공짜지만,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양하게 ‘상품화’되면서 생태계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인터넷 보급 초기에는 인터넷을 전기나 수도와 같은 ‘공공 서비스’로 분류해 인터넷 상에 주고받는 데이터의 양과 내용에 대한 구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상황이 판이하게 바뀌었습니다.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고려하여, 인터넷 접근을 ‘공공 서비스’가 아닌 일반 ‘정보 서비스’로 변경하였습니다. 즉 그동안 공공재로 분류된 통신망에 대한 가치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망중립성 원칙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은 통신망 사업자가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 애플 같은 단말기 사업자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ICT 산업의 성장 동력이자 ‘젖줄’인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통신망 사업자가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5G시대, 안정적인 망 공급 논의가 필요해

▲ 안정적인 망 공급이 필수적인 5G 시대

많은 전문가들은 5G 시대에 접어들며, 새롭게 망중립성을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망중립성을 통해 많은 신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였고, 일정 부분 망중립성이 ICT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트래픽이 폭증하는 현재의 시점을 감안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현실적으로 현재 차세대 네트워크인 5G에 대한 투자 주체는 통신사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5G가 도입되면, 데이터 처리 양과 속도가 증가하여, 시간당 데이터 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여기에 가상 및 증강 현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기술 역시 데이터 트래픽을 큰 폭으로 증가시킬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5G 기술의 혜택을 안정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5G 시대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해서 주목할 시기입니다. 폭증하는 데이터 시대, 이제는 제로레이팅 활성화를 논의해야 합니다.

글. 정연욱(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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