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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고기, 곤충 음식?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다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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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것들을 알아봅니다

농업 및 1차 산업은 인류가 아주 오래전부터 해오던 가장 전통적인 산업 중 하나입니다. 세계 최고의 보리 재배 흔적은 기원전 1만 년 전으로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1] 가축을 키우기 시작한 것도 무려 3만 년이 넘었다고 밝혀졌습니다.[2] 4차 산업 혁명을 이야기하는 첨단 시대에 이렇게 오래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왠지 이상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개발에 힘입어 농업도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기술과 엮여 우리 앞에 다가올 새로운 농업의 모습을 알아볼 차례입니다.

 

[1] 덴마크 고고학자 Helbaek이 이라크 동북 산간지의 Jarmo 유적에서 발견했습니다.
[2] 최초의 가축은 개이며 DNA 분석 상으로는 약 10만년 전에 늑대로부터 갈라졌으며 몽골이나 네팔 부근에서 최초로 가축화되었다고 추정됩니다.

미래 먹거리 1. 인공 고기

▲ Mosa Meat사의 세계 최초 소 배양육으로 만든 햄버거 패티
최근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자산가들이 인공 고기에 투자하고 있다는 기사가 많습니다. 인공 고기는 가축으로부터 얻어낸 고기가 아니라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 고기를 말합니다. 가축을 기르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전혀 없어서 현재 공장식으로 운영되는 축산업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습니다.

인공 고기는 크게 동물성 고기와 식물성 고기 두 가지로 나뉩니다. 동물성 고기의 경우 소나 돼지 등의 가축으로부터 조직 세포를 분리한 뒤에 여기에서 줄기 세포를 추출해 고기의 주성분인 근섬유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여기에 착색하고 다진 뒤에 지방을 섞어서 배양육을 만듭니다.

소나 돼지를 비롯해 물고기, 칠면조 등 고기의 원료로 사용되는 거의 모든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2013년 네덜란드에서는 세계 최초로 소 배양육으로 만든 햄버거 패티가 나왔습니다(Mosa Meat사). 2016년에는 배양육 닭고기와 오리고기도 시장에 나왔습니다(미국 Memphis Meat사).

식물성 고기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콩과 같은 식물에서 단백질이나 지방과 같은 특정한 영양소를 추출한 뒤에 향미, 영양, 질감을 고려해서 추출된 재료를 조합해 만들어 냅니다. 기존에 시장에서 팔던 콩고기와 다른 점은 분자 화학적으로 고기 맛을 내는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이를 정교하게 합성해 낸다는 점입니다.[3]  미국의 Impossible Foods사와 Beyond Meat사가 대표적인 회사들인데, Impossible Foods의 경우 뉴욕, 캘리포니아, 시카고 등에 있는 식당 12곳에 식물성 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를 팔고 있고 그 맛은 고기와 거의 흡사하다고 합니다.

현재 인공 고기를 만드는 데에는 많은 돈이 듭니다.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동물성 배양육 햄버거 패티는 가격을 따지자면 한 장에 3억6,000만 원 정도였습니다. 최근에 닭가슴살 배양육은 가격이 4,500만 원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가격도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고 있어서 사람들이 거는 기대가 큽니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A. 고기를 얻기 위해서 가축을 키우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료와 물, 그리고 대량 사육을 위한 공간 등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B. 대규모로 가축을 키울 때 발생하는 분뇨로 인한 오염이 없습니다. 소와 같은 반추동물이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도 없고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서 드는 비용도 없습니다
C. 동물을 도축할 때 생기는 윤리적인 문제나 혐오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며 채식주의자들에게도 좋은 대안일 수 있습니다.
D. 100% 통제된 환경에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축으로부터 얻은 고기에 비하면 기생충이나 병원균이 없습니다.

 

[3] 고기 맛을 내는 주요 성분은 혈액 속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 성분인 Heme입니다. 이를 잘 복제하는 것이 맛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미래 먹거리 2. 곤충

▲ 곤충은 가축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른 미래 먹거리로는 곤충이 있습니다. 이미 달팽이와 같은 것들이 고급 프랑스 요리 재료로 사용되고 있어서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다른 가축에 비해서 곤충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 고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거저리의 경우 100g당 단백질 함유량이 50.3g에 달해 20.8g의 소나 15.8g의 돼지에 비해서 월등하며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소의 3500분의 1입니다(소: 28,000g, 거저리: 8g). 소나 돼지와 같은 대형 동물에 비해서 사육이 비교적 손쉬운 점도 큰 장점입니다.

주로 고려되고 있는 곤충은 귀뚜라미, 메뚜기, 거저리, 꽃벵이, 누에번데기 등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곤충의 경우 식용으로 고려하기 위해서 뛰어넘어야 할 벽은 다름 아닌 혐오감입니다. 아직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애벌레를 건조한 뒤에 살균하여 가루로 만든 뒤에 그 가루를 활용하는 방식을 많이 씁니다. 이미 2014년에 우리나라에서도 6종의 곤충이 식용으로 등록이 된 상태이며 시장에서도 곤충으로 만든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미래의 먹거리 3. 유전자 가위

▲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이라는 단백질 복합체  (캡션)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이라는 단백질 복합체
마지막으로 유전자 가위라는 기술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유전자 가위란 세포 속의 특정한 염기 서열만 잘라내거나 조정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동식물의 유전자를 교정하여 원하는 형질을 가진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현재 안전성에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GMO[4] 와 비슷하게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작물을 개량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현재 생산되는 GMO에 비해서 다음의 점들이 매우 다릅니다.

A. 기존의 GMO는 우선 개량하기를 원하는 외부 생물체의 유전자를 찾아냅니다.[5]  주로 미생물에서 유래한 유전자를 사용하는데 이런 유전자를 아그로박테리움 투메파시엔스(Agrobacterium tumefaciens)라는 박테리아의 유전체에 삽입합니다. 이제 이 박테리아를 식물세포에 감염시킵니다. 감염된 식물체 세포가 박테리아의 DNA를 가지게 되면 삽입한 유전자가 발현되어 원하는 형질을 발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외래 유전자가 사용되고 박테리아의 DNA가 식물체에 남아서 유전된다는 점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B. 유전자 가위는 기존의 GMO와 달리 유전자를 삽입하지 않고 제거해서 원하는 형질을 발현시킵니다. 따라서 외래 유전자를 사용하지도 않고 그 운반체인 박테리아를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외부에서 미리 만든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6] 이라는 단백질 복합체를 사용합니다. 즉 제거하고 싶은 유전자를 정한 뒤에 이를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를 외부에서 만들어 세포에 주입하면 세포의 유전체에서 정해진 유전자만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방식상으로도 기존의 GMO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은 매우 다릅니다. 또한 매우 정확하게 동작하기 때문에 기존의 방법에 비해서 성공률이 매우 높아서(기존 1% vs 46% 이상) 매우 빠른 시간에(특정 유전자 제거 생쥐의 경우 만드는데 기존에는 1년이 걸리던 것을 2달만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비용도 이제 30달러 정도 밖에는 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웃 일본에서는 미오스타틴이 발현되지 않도록 하는 도미[7] 와 같은 것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좀 더 다양한 동물과 식물에 이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많은 음식들도 이 기술을 이용해서 개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4] 유전자 조작 식품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5] 예를 들어 미국에서 재배하는 옥수수의 대부분은 GMO인데 바실러스 튜린지엔시스라는 미생물에서 유래한 유전자를 삽입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유전자는 BT 단백질이라는 것을 만들고 해충이 이 옥수수를 먹을 경우 BT 단백질은 해충의 위장에서 펴져서 독성을 발현하여 미생물의 소화기를 파괴하여 굶어 죽게 만듭니다.
[6] 제 3세대 유전자 가위로 1세대 징크핑거나 2세대 탈렌보다 더 정확합니다. 3.5세대인 CRISPR-Cpf1이 나왔습니다.
[7] 미오스타틴 결핍이면 근육 비대증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가축의 경우 먹을 수 있는 고기의 양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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