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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로 만나는 미래] 가상현실에서 평생 살 수 있을까?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

2018.03.16 FacebookTwitterNaver

▲ 게임부터 데이트, 일하기 등 일상의 모든 것이 가능한 『레디 플레이어 원』의 가상현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당신이 지금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저는 이미 죽었을 것입니다.”

어니스트 클라인의 SF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은 억만장자 비디오게임 디자이너 제임스 할리데이의 유언 영상으로 시작합니다. 그가 창시한 가상현실 ‘오아시스’에 숨겨놓은 에그를 찾아내는 사람에게 어마어마한 보상을 주겠다고 말입니다.

“저는 저만의 이스터에그(최초의 비디오게임)를 만들어 제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성공한 게임에 숨겨 놓았습니다. 바로 오아시스에 말이죠. 제 이스터에그를 제일 먼저 찾는 분께 2400억 달러(우리 돈으로 256조 원)를 웃도는 제 전재산을 몽땅 드리겠습니다.”

▲ 환경 오염과 자원 고갈로 황폐해진 2044년 지구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레디 플레이어 원』의 배경은 2044년 지구. 화석연료를 다 쓰고 말아서 오염된 세계에 희망이라고는 없고, 인류 문명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할 자원도 떨어졌습니다. 비싼 연료를 충당하지 못해 자동차도 비행기도 방치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할리데이가 만든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 ‘오아시스’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쇼핑을 하고, 아바타를 꾸미고,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일자리를 얻으며 인생을 보냅니다. 소설 속 주인공 웨이드 역시 빈민가에서 자라 하루 대부분을 오아시스에 접속해 보냅니다. 웨이드의 할머니는 오아시스에서 가상 예배에 참석하고, 찬송가를 부르고, 설교를 듣고, 가상 성지 순례를 하고요. 희망을 잃은 인류에게 가상현실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삶의 공간이 됐습니다.

▲ 게임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반드시 섭렵해야 하는 오락실 게임 ‘템페스트’와 ‘자우스트’

할리데이는 유언으로 거대한 상금을 내걸고 자신의 게임 속에서 게임 대회를 개최합니다. 참가자들은 그가 10대 시절 사랑했던 1980년대 대중문화를 단서로 퀘스트를 통과해야만 상금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트리트 파이터’, ‘갤러그’, ‘템페스트’ 같은 고전 오락실 게임도, 영화 <위험한 게임>, <레이디 호크> 등을 섭렵해야 합니다.

▲ 가상현실 속에서 게임하는 아바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레디 플레이어 원』에는 생생한 기술들이 온갖 대중문화와 어우러져 등장하는데요.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도 이 소설에 반해, 2014년 VR 기기 오큘러스를 인수한 뒤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가상현실을 꿈꾸는 중입니다. 또한,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 소설을 영화로 제작해 이번 달 개봉을 앞두고 있죠. 어떤 소설이기에 이들의 마음까지 두근거리게 했을까요? 이 작품 속 가상현실에서 누릴 수 있는 것 4가지,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레디 플레이어 원』 속 가상현실에서 가능한 4가지
1. 짜릿해 늘 새로워 가상현실이 최고야, 오아시스

▲ 가상현실 오아시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방 안 소파에 앉아 원하는 곳 어디든 갈 방법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에 가서 콜로세움을 거닐고, 바다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 희한하고도 멋진 심해 동물들을 만날 수도 있죠. 원하는 시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 속 ‘오아시스’ 전용 콘솔과 햅틱 장갑, 바이저(망막에 투사해 눈의 가시 범위 전체를 자극함으로써 가상현실에 몰입하게 하는 VR 기기)만 있다면요. 특히 햅틱 장갑을 착용하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현실 속 사물을 만질 때도 촉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데이트를 할 수 있고 손도 잡을 수 있습니다.

▲ 오아시스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파티에 참가한 사람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오아시스가 얼마나 생생하게 현실을 복원했는지 궁금하다면, 책 속 문장을 살펴볼까요?

“오아시스 안의 모든 것은 3D로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확대해서 아주 가까이 뜯어보지만 않는다면 눈에 비친 풍경들이 전부 컴퓨터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였다. 학교에서 지급받은 고물 오아시스 콘솔로도 그 정도였으니, 새로 나온 최신형 이머전 장치로 접속할 경우에는 오아시스와 현실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43쪽)

“오아시스 풍경 템플릿을 이용해 만들어지긴 했지만 섬세하게 다듬어진 숲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나무 한 그루를 가까이 살펴보기 위해 잠깐 멈춰 섰더니 나무껍질의 복잡한 굴곡을 따라 기어가는 개미 행렬이 보였다.” (114쪽)

2. 심장 소리 들으러 심장으로 여행! 가상 학교

▲ 오아시스의 교실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홀로데크 ⓒ영화 <스타트렉>

주인공 웨이드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현실 학교에 다니다 오아시스 학교로 전학합니다. 현실 학교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학교에서도 똑같이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어서입니다. 오히려 오아시스 학교를 권장하기도 하죠. 세상의 나온 모든 종류의 책을 소장한 가상도서관이 있는데다가, 소프트웨어로 지었기에 금전적인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건물을 마음껏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 학교들에는 대리석 복도와 화려한 교실, 무중력 체육관이 있습니다. 물리 법칙에 구애받지도 않습니다. 오아시스의 교실은 마치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홀로데크 같은 형태입니다.

▲ 인체의 심장에 직접 들어가는 장면 ⓒ영화 <바디캡슐>

현실 수업과 오아시스 교실의 수업은 어떻게 다를까요? 오아시스 교실의 세계사 시간을 볼까요? 선생님은 시뮬레이션을 로딩합니다. 서기 1922년 이집트로 날아가 고고학자들이 투탕카멘 무덤을 발굴하는 현장을 볼 수 있죠. 같은 장소에서 기원 전 1334년의 투탕카멘 제국의 찬란한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미술 시간에는 빵모자를 쓰고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고, 생물 시간에는 고전 영화 <바디 캡슐>에서처럼 인체의 심장으로 들어가 심장이 뛰는 모습을 직접 관찰합니다. 천문학 시간에는 목성에서 목성의 위성 유로파로 날아가 유로파 표면의 얼음 알갱이를 분석할 수도 있죠. 이 모든 것은 진짜만큼 정교하게 조직된 가상현실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3. 신분 세탁 너도 가능해, 아바타

▲ 오아시스에 접속해 아바타로 변하는 장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오아시스에서는 제 2의 인격, 아바타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나 자신과 똑같은 아바타를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바타의 외모나 목소리를 완벽히 제어할 수 있어, 완전히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살찐 사람은 마른 사람으로, 못생긴 사람은 잘생긴 사람으로, 숫기 없는 사람은 활발한 사람으로 얼마든지 변신이 가능합니다. 문학 작품, 영화, 신화에 등장한 어떤 피조물이라도 될 수 있습니다.

4. 물리법칙 무시하는 모든 게임 가능!

▲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둥둥 떠다니며 놀 수 있는 오아시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오아시스에선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해리포터> 속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스포츠 ‘퀴디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오아시스에서 게임을 벌이는 장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또한,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가 오아시스에 만들어놓은 무한한 우주를 마음껏 여행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발매됐을 때 탐험할 수 있는 행성은 기껏해야 수백 개였지만, 이후에 판타지 게임의 배경부터 사이버펑크 분위기의 행성 도시, 방사능에 오염된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세기말 황무지까지 온갖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 속 가상현실, 실현 가능할까?

아직 오아시스처럼 진짜와 가상현실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기술 발전이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기업들은 가상현실 기술을 한 발짝씩 발전시키고 있는데요. 어떤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지 함께 보시죠.

▲ 구글 익스퍼디션을 사용하는 학생들 ⓒGoogle for Education

교육용 VR프로그램 구글 익스퍼디션 파이오니어를 쓰면 만리장성에서부터 화성까지 여러 곳에 가볼 수 있습니다. 500곳 이상의 가상체험 프로그램이 나와 있고, 영국에서만 5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이를 통해 교육을 받았죠.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 학교처럼 토론과 체험으로 이뤄지는 교육으로 바뀌어나갈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스타트업 리앤팍스는 ‘버툭스 옴니’를 지난해 선보였습니다. 가상현실에서 걷고 뛰고 움직일 수 있는 기술입니다. 발판으로 된 기기 위에서 발을 구르면 가상현실 속 캐릭터도 동시에 움직입니다. 앉거나 수그리는 동작도 가능해 VR e-스포츠와 군사 및 재난 안전 훈련 분야에서도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레디 플레이어 원』이 그리는 가상현실을 함께 보셨습니다. 앞으로 가상현실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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