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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14. 겨울과 봄 사이의 풍경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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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작업장에 차디찬 강철빔이 하얀 눈에 덮여 있다. 차가운 느낌의 강철은 어디 가고 눈 속에 펼쳐진 경치가 오래된 흑백사진 같다. 이런 풍경 속에 자신이 주인공인 줄 모르는 용접공은 묵묵히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일터

봄꽃을 기다리는 마음도 잠시, 늦은 3월 눈이 작업장에 소복이 쌓였다. 해도 뜨기 전 누군가 일터로 향하는 우리를 위해 눈을 쓸었을 것이다. 그 마음이 전해진 걸까, 쓸어놓은 길을 따라 작업장으로 향하는 마음 상쾌하다.

퇴근길

긴 겨울, 별 보고 퇴근하던 길이 언제부턴가 따스한 햇볕 속에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햇살 뒤로 지친 그림자를 이끌고 가는 퇴근길이지만 살며시 부는 봄바람에 잠시 힘을 내어본다.

남녘에 꽃 소식이 들려오더니 슬그머니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성급한 마음에 입고 나온 봄 옷을 원망하며 퇴근길을 재촉하는 찰나 내 앞에 펼쳐진 꽃들의 향연, 육교 유리 벽에 비친 화려한 야광 꽃들이 얼었던 마음을 봄 안으로 이끈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벚꽃놀이를 가겠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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