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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시대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 실제 적용 편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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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T 인프라가 갖춰진다고 해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때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질적인 고민이 선행돼야 합니다. 지난 칼럼  ‘IoT 시대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 인프라 편’에선 어떻게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고, 어떻게 전력을 충당하며, 어떻게 기기들끼리 실제로 통신하게 할 수 있는지를 다뤘는데요. 이번 편에선 그렇게 구축된 인프라 안에서 커머스 등 다양한 IoT 서비스가 작동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즉, IoT 서비스가 실제로 적용될 때의 모습은, 첫 편에서 보여드렸던 예시 중 아래 밑줄 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4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길거리에 설치된 센서는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합니다. 미세먼지에는 기름진 돼지고기가 좋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에, 마트의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 정보를 전달받은 어느 가정의 냉장고는 저녁 메뉴를 고민하게 됩니다. 냉장고는 얼마 전 이 집 아들이 다리를 다쳐 매주 병원 예약 일정을 잡는다는 것을 알고 돼지 등뼈찜을 저녁 메뉴로 제안했지만, 소고기 꼬리곰탕으로 메뉴를 변경합니다. 냉장고는 근처 마트에 소꼬리와 마침 다 떨어진 대파를 함께 배달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자동으로 식료품값을 치릅니다.

결정의 문제: 어떤 정보를 공개하고, 또 어떤 결정사항을 확인할 것인가?

▲ 온갖 정보가 떠다니는 IoT 시대, 정보와 결정사항의 홍수가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위 예시처럼 냉장고는 가족들의 상황, 식자재 가격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여러 메뉴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설퍼도, 냉장고에 탑재된 AI 시스템이 고도화됨에 따라 메뉴 선정의 적절성은 더욱 높아지겠죠. 하지만 데이터와 AI도 완전히 읽기 힘든 게 있습니다. 건강 데이터상으로는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여성이 깡마른 친구를 만난 날 갑자기 다이어트식이 먹고 싶어진다든가, 냉장고가 준비한 메뉴를 먹기 싫어진다든가 하는 경우입니다. 결국, 냉장고는 제안하고 인간이 결정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결정할 사항은 저녁 메뉴만이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홈 IoT 시스템은 우리에게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날씨에 대비해 마스크 및 관련 물품을 주문할지를 결정하라고 할 것이며, 이 밖에 회사 내 또는 공공 IoT 시스템도 여러 결정을 우리 앞에 들이밀 것입니다.

결국, 어떤 사항을 결정할 것인지 어떤 사항을 시스템의 자율에 맡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텐데요. 이를 결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업자라면, 또 마케터라면 시스템의 자율에 맡길 부분에 대해 대비하는 것도 하나의 이슈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관여상품, 즉 어떤 브랜드를 골라도 크게 상관없는 상품의 경우 제휴 제품을 추천하거나, 또는 타깃팅 된 광고 상품을 자동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있겠죠. 제품 판매량 및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새로운 소비구조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커머스에서의 문제: 냉장고가 식재료를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IoT 시대, 자동으로 또 수시로 이루어지는 소액 상거래 과정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예를 들어 화장지와 면봉을 비롯해 우유와 달걀이 다 떨어질 경우, 홈 IoT 시스템이 자동으로 구매하도록 소비자가 설정해뒀다고 합시다. 이렇다면 한 달, 아니 일주일 사이에도 몇 번의 거래가 일어나야 하겠죠. 그런데 전자상거래 승인 과정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난 몇 년간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되는 등 어느 정도 간소화되기는 했지만, 본인인증부터 비밀번호 입력 등 여러 단계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일일이 사람이 입력하거나 확인해주다 보면 결국 자동화는 자동화가 아닌 수준에 이를 것입니다.

그렇다고 인증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결제하게 둘 것이냐? 그렇다면 쉽게 해커들의 표적이 될 것입니다. 해커들은 중간에서 IoT 기기끼리 주고받는 정보 중 결제정보를 탈취해 악용할 수도 있고, 또 존재하지 않는 상품을 대량 구매하도록 조작해 돈을 챙긴 후 흔적을 없애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가는 정보를 중간에서 볼 수 없도록 하고, 거래 정보를 조작할 수도 없도록 해야겠죠.

한편으론 보안 외에 수수료도 문제입니다. 오늘날 오프라인 소매상에서도 카드사와의 수수료 구조 때문에 소액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말다툼으로 이어지곤 하는데요. 1만 원 이하 카드 결제 거부 수준이 아니라, 2000원어치 우유, 4000원어치 달걀을 수시로 구매해야 하는 시대에는 어떻게 해야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을까요?

▲ 모든 노드(node)가 상호 수평적으로 연결된 블록체인의 구조

이런 상거래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로, 최근에는 블록체인(blockchain)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로, 생태계 내의 모든 참여자(노드, node)들을 병렬적이고 수평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입니다.

이곳에서 정보는 서로 암호화되어 교환되며, 모든 거래가 모든 참여자의 장부에 기록되기 때문에 시스템의 과반수 이상 컴퓨팅 파워를 가지고 장부를 해킹하지 않는 이상 기록을 위조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런 점은 안전한 거래에 도움이 되겠죠. 또 카드나 외환 등 기존의 금융거래와는 다르게 중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1:1, 즉 P2P(Peer to Peer)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비싼 수수료 없이도 효율적인 거래와 빠른 정산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IoT 시대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 또 구축한 IoT 시스템에서 실제로 무슨 문제가 생길 것인가에 대해 2편의 글에서 간략하게 논해 보았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대해 기대감이나 어떤 희망을 느끼셨을까요? 혹은 또 다른 고민이 생기셨을까요? 여러분의 일터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새로운 기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면 좋겠습니다.

글. 스웨이드킴(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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