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할까? 우주 통신과 인터넷

2018. 04. 18

▲ 인공위성은 지구와 어떻게 통할 수 있을까요?

인류가 만든 물체 중에서 가장 먼 거리로 보내진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1977년 9월 5일에 발사된 Voyager 1호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4월 1일 기준으로 Voyager 1호는 지구로부터 약 210억 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이는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보다 약 141배만큼 멀리 떨어진 거리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Voyager 1호와 통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Voyager 1호가 보낸 신호를 수신할 수 있고 Voyager 1호에 명령을 내려 조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지구에서도 외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할 때는 매끄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우주 저 멀리 있는 물체와 어떻게 통신을 잘 할 수 있을까요?

▲ Voyager 1호는 지구로부터 약 210억 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비슷한 듯 다른 우주 통신 요소 세 가지

우주 공간을 통한 통신이라도 기본적으로는 지구상에서 사용하는 방법과 같이 전자기파를 사용하여 통신합니다. 하지만 세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첫째, 직진성이 높은 X밴드 이상의 마이크로파를 사용한 고출력 송신을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지구와는 달리 우주 공간은 대부분 비어 있는 덕분에 먼 거리라도 직진성이 강한 8.4GHz~8.5GHz 대역의 X밴드 이상의 마이크로파를 사용해서 통신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4G 무선 통신이 주로 이용하는 대역인 1.7GHz/1.8GHz 대역보다 매우 높은 주파수죠. 신호를 송출할 때는 우주선이나 위성이 있는 방향을 특정한 뒤 지향성 안테나를 사용해 송출합니다. 이때 전자기파의 에너지는 거리 제곱에 반비례해서 작아지기 때문에 Voyager 1호처럼 상당히 먼 거리에서 수신할 수 있도록 하려면 고출력으로 전자기파를 송신해야 합니다. Voyager 1호의 경우에는 400Kw*나 되는 고출력으로 전파를 발사합니다.
*일반 4G 통신에 사용되는 기지국은 보통 10W 정도의 전력을 사용합니다.

▲ 심우주 통신망(Deep Space Network)은 행성 간 운행되는 우주선과의 통신부터 우주에서 오는 전파나 혹은 태양계 내부의 전파를 관측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구의 자전에도 불구하고 항상 수신할 수 있도록 전 세계에 배치된 기지국입니다. 지구상에 설치된 수신 기지국에서는 다음 이유로 우주로부터 온 신호를 24시간 수신하기가 어렵습니다. 바로, 지구의 자전과 지구상의 한 곳에서 우주선에서 오는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범위가 120도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태양계 탐사 초기 시절부터 존재하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은 1958년부터 심우주 통신망을 구축해 왔습니다.

지구상의 세 곳(캘리포니아 골드스톤, 스페인 마드리드, 호주의 캔버라)에 거대한 안테나를 설치하여 외계의 모든 방위에서 오는 신호를 24시간 수신할 수 있는 수신 시스템을 구축한 것입니다. 현재는 Voyager 1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태양계 탐사선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통신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차이점은 고감도 저잡음 수신기와 스스로 오류 보정이 가능한 통신 코드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Voyager 1호와 같이 먼 외계에서 온 신호는 매우 약한 신호입니다. 일반 TV 신호 대비로는 1조 배나 약한 신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지구의 수신국에는 이동통신 전파, TV나 라디오 등의 방송국 전파 등 외계의 신호보다 더 강한 잡음이 매우 많이 들어 옵니다. 이러한 잡음을 걸러내고 원하는 신호를 잡아 내기 위해서 매우 낮은 온도에서 동작하는 고감도의 수신기를 사용합니다. 또한, 오류 보정이 가능하도록 해밍 부호(Hamming Code)나 패리티 비트(Parity Bit)와 같은 것을 사용해 수신된 신호에서 오류를 복구, 원래의 신호를 얻어내는 과정을 거칩니다.

새로운 우주 통신 기술

위의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는 현재 Voyager 1호에서 보낸 신호를 받으려면 대략 17시간이 걸립니다. 기술적 진보가 있었음에도 탐사선 뉴 호라이즌호가 명왕성에서 보낸 신호를 받는 데는 4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전송속도로 보면 뉴호라이즌호의 모뎀은 1kbs수준의 전송속도를 가지는 셈입니다. 이것은 지구에서 30년 전에 사용하던 전화선 모뎀의 통신 속도 수준입니다. 이 느린 전송 속도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주 공간 광학 통신(FSO, Free Space Optical communication)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 FSO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우주 통신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FSO는 레이저 광선을 활용해 통신하는 시스템입니다. 지구상에서는 대기와 먼지, 눈과 비와 같은 장애물 때문에 레이저가 쉽게 산란해 통신에 이용하기에는 부적합합니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는 레이저의 전진을 막는 물질이 거의 없기 때문에 통신 수단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합니다.

레이저를 사용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더 큰 주파수를 사용해서 통신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위에서 언급한 X밴드 주파수가 8.4GHz~8.5GHz였던 것과 비교해 레이저 광통신은 3THz~3PHz의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이는 기존의 전자기파 통신보다 1,000배나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셈입니다. 높은 주파수를 쓰게 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낼 수 있게 되어 전송속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2013년 NASA의 달 탐사선에서 시험 된 바에 의하면 달과 지구 간 통신에 FSO기반 LLCD(Lunar Laser Communication Demonstration) 모듈을 이용한 시험에서 다운로드 622 Mbs 업로드 20Mb의 속도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들이 개발되면 현재 신호를 주고받는데 15분이 걸리는 지구와 화성 사이의 통신이 초고속 광통신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우주 인터넷 시대가 다가온다

▲ DTN은 통신 지연이 많이 발생하는 우주 공간에서의 접속을 가정하고 만들어진 인터넷 프로토콜입니다

통신 속도와 관련한 신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통신 프로토콜에 대한 새로운 연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2008년 NASA는 ‘행성 간 인터넷’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지구에서 3,200만 km떨어진 EPOXI 탐사선과 지구의 제트추진연구소 사이에서 수십 장의 영상을 주고받는 데 성공한 것인데요. 이 실험에는 DTN(Delay/Disruption Tolerant Networking)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프로토콜이 사용되었습니다.

DTN은 통신 지연이 많이 발생하는 우주 공간에서의 접속을 가정하고 만들어진 인터넷 프로토콜입니다. 접속이 끊기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TCP/IP와는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전송합니다. 가령 우주선이 행성의 그림자에 들어갈 경우 접속이 끊길 수 있는데, 이의 경우 DTN은 데이터 패킷을 파기하지 않고 네트워크 노드를 그대로 유지해 정보의 상실을 방지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축적 후 포워딩(store-and-forward)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방식과 비교해 다음과 같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1. 정해진 접속시간은 물론, 매번 새로운 데이터 링크를 만들 필요 없이 탐사선의 정보를 영구 저장장치에 저장한 후, 지상의 기지국과 접속할 때 자동으로 필요한 사용자에게 전달되도록 할 수 있다.
2. 탐사선과 지상의 기지국 간에 통신이 가능한 기간에 생성된 데이터는 생성 후 바로 전달 및 수신을 할 수 있고, 접속할 수 없을 때 수신되는 데이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순위를 부여해서 데이터 전송의 실시간성을 보장할 수 있다.
3. 탐사선에 영구 저장장치를 많이 설치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현재 DTN을 이용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입니다. 외행성 탐사에 사용될 로봇을 원격으로 제어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METRON’과, 국제 우주 정거장의 우주인들이 DTN을 이용해 지구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DTN은 우주 통신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통신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진이나 산불로 인한 자연재해나, 원자력 발전소 사고, 심해 탐사정 운영과 같이 통신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엘론 머스크는 “화성에서의 삶이 가까워져 온다면 그때는 지구와 화성 사이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래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