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만드는 드라마, <인터랙티브 미디어>

2018. 04. 23

▲ 한 방향으로 콘텐츠를 전달하기만 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주인공이, 서브 여주랑 이어졌으면 좋겠다’, ‘주인공 너무 답답해, 좀 다르게 행동할 수는 없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은 작가가 의도한 흐름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일부 극성스러운 팬들은 작가나 방송사의 시청자 게시판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해 극의 흐름을 바꾸기도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 가능할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전개를 바꿀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어떨까요? 바로, ‘인터랙티브 미디어(Interactive Media)’처럼 말이죠.

이야기 전개 방향을 내가 고를 수 있다고?

인터랙티브 미디어란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의 개입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된 모든 형태의 미디어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스토리의 주요 기점마다 시청자의 선택을 요구하는 멀티 엔딩 드라마뿐만 아니라, 마우스를 움직여 퍼즐을 맞추는 온라인 배너 광고 등도 모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죠. 사실 사용자의 능동적 참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그다지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게임 쪽에서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10여 년 전부터 선보였던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도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주변 환경과 인물의 상호작용이 바뀐다거나, 스토리가 달라지도록 하는 게임은 지속해서 출시되고 있어 게이머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방식입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인터랙티브 미디어 드라마(영화)는 개입의 비중을 많이 낮춘 소프트한 게임으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웹드라마 #워게임즈(#WarGames)는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시청자가 원하는대로 보여줍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사례들

대표적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콘텐츠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최근 주목할 만한 인터랙티브 미디어로는 미국 Eko사(社)의 <#워게임즈>를 꼽을수 있습니다. 동명의 스릴러 영화가 원작인데 화면을 마치 CCTV처럼 여러 창으로 나눠,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시청자가 원하는 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청자가 특정 인물에게 몰입할수록, 해당 캐릭터의 비중이 점차 커진다는 특징이 있어 시청자별로 맞춤형 콘텐츠 제공이 가능합니다. 해당 드라마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웹사이트(https://helloeko.com)에 접속하시면 무료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 폴란드의 국민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위쳐3 와일드헌트는 플레이어에 따라 다른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는 폴란드의 국민 소설을 기반으로 한 <위쳐(Witcher)> 시리즈를 대표적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사례로 꼽고 싶습니다. 3인칭 RPG 게임 위쳐는 이야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초반부 중요해 보이지 않았던 대답이, 후반부에서는 국가의 몰락 같은 거대한 변화를 끌어내는 등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36개의 크고 작은 엔딩이 기다리고 있어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이 어떤 여주인공과 사랑을 하게 될지 역시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 있어, 플레이어들은 마치 자신이 연애하는 것처럼 몰입해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 한 주류회사의 광고는 유명 여배우와 술자리에 함께 있는듯한 느낌의 인터랙티브 광고로 많은 화제가 됐었습니다

광고 분야에서는 이미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랙티브 광고는 2012년에 배우 한가인 씨가 등장한 국내 B사의 인터랙티브 웹 광고입니다. 한가인과 소주를 기울일 수 있는 컨셉의 이 광고는 시청자의 선택지에 따라 달라지는 한가인의 반응을 볼 수 있었는데요. 마치 그녀와 데이트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 당시 뭇 남성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아쉽게도 해당 광고페이지는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라 체험은 할 수 없지만 유튜브에는 당시 인터랙티브 영상이 남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찾아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미디어의 개인화를 위한 발판

그렇다면, 우리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에 왜 주목해야 할까요? 바로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미디어 콘텐츠의 본격적인 개인화를 가속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개인화된 콘텐츠는 사용자의 미디어 몰입감을 높여주며, 궁극적으로 기업은 이를 통해 콘텐츠에 기반을 둔 직/간접적 수익 향상을 도모할 수 있게 됩니다.

드라마를 예로 들어볼까요? 제아무리 훌륭한 작가와 배우가 힘을 합친다 하더라도, 모든 사용자를 만족시키기는 드라마를 만들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터랙티브 미디어처럼 시청자 각 개인의 취향에 맞춘 드라마라면 평균적으로 조금 더 높은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은 시청률을 바탕으로 PPL 등 다양한 수익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거고요. 이렇게 얻은 이익은 새로운 콘텐츠의 제작으로 이어지니 제작사와 시청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선순환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스토리 전개 과정에서 분기가 많아질수록 제작비가 비례해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디어 제작사에는 제작비와 스토리 다양성 간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숙제가 될 것입니다.

▲ 5G시대, VR 등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몰입감을 높여주는 VR 환경에 가장 걸맞은 콘텐츠이기 때문에 다가올 VR 보편화 시대에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순히 멍하니 앉아 보기만 하는 미디어에서, 내가 능동적으로 참여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미디어로 진화 하게 되는 것이지요. 드라마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에 함께 참여한다고 생각해보면 상상만으로도 흥분되지 않으시나요? 여러분들은 어떤 이야기에 빠져보고 싶으신가요. 또 그동안 마음에 들지 않았던 스토리는 어떻게 바꿔 보고 싶으신가요. 기대하세요,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여러분의 욕망을 채워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