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동통신사, T모바일로 보는 언캐리어 전략

2018. 04. 23

▲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 매장 모습

최근 주요 외신들이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Sprint)와 T모바일(T-Mobile US) 간에 합병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프린트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T모바일은 독일의 DT(Deutsche Telecom)가 대주주로 있는 미국 3, 4위 이동통신사입니다. 두 회사의 합병 논의는 이것으로 세 번째인데요. 이번 합병 소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달라진 T모바일의 위상 때문입니다.

그동안 협상의 주도권은 스프린트(소프트뱅크)가 가지고 있었지만, 2015년 이후 T모바일이 급성장하면서 주도권이 T모바일로 넘어가게 됩니다. 현재 T모바일의 시가총액은 스프린트의 약 2배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T모바일은 어떻게 스프린트에 비해 높은 협상력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업계에서는 그 비결이 T모바일의 마케팅 프로모션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T모바일, 스프린트를 제치고 미국 3위 이통사로 부상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2강2중다약(2强2中多弱) 체제로 불려왔습니다. 1위 버라이즌, 2위 AT&T가 다른 이통사와 큰 격차를 보이며 상위권을 형성하고 스프린트와 T모바일이 3위와 4위를 기록해왔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합병이나 규제 측면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을 제외하면 이통사들의 순위가 뒤바뀌는 일은 상당히 드뭅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는 큰 변화가 생깁니다. 바로 만년 4위였던 T모바일이 스프린트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 것이지요. 아래 그래프에서 보실 수 있듯이 매출 측면에서 T모바일은 2015년 4분기에 스프린트에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가입자는 이보다 이른 2014년 3분기부터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 미국 4대 이통사 매출 추이(버라이즌과 AT&T는 유무선 사업자로서, 그래프에는 무선 부문 매출만 기록, 출처: 각 사 IR 자료)

▲ 미국 4대 이통사 가입자 추이(버라이즌은 MVNO 및 재판매 사업자 제외, 출처: 각 사 IR 자료)

매출과 가입자 모든 측면에서 스프린트에 앞서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T모바일은 어떻게 3위 이통사로 올라서게 된 것일까요?

T모바일 성장의 비결은 언캐리어(Uncarrier) 전략

▲ 언캐리어 전략을 발표하는 T모바일의 존 레저 CEO (출처: T모바일 유튜브 영상)

T모바일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바로 2012년 9월 새롭게 CEO로 취임한 존 레저(John Legere)가 2013년부터 추진한 신규 마케팅 캠페인이자 전략인 ‘언캐리어(Uncarrier)’ 덕분입니다. ‘캐리어(Carrier)’는 이동통신사를 의미하며, 언캐리어 전략은 기존의 이동통신사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전통적으로 취해왔던 전략과 관습, 요금제를 변화시킨다는 것이지요. 2013년 3월부터 시작해 1년에 2~3개씩 새로운 언캐리어 전략을 발표했고, 이를 계기로 가입자와 매출이 증가하면서 마침내 스프린트를 제치고 3위 이통사로 올라서게 된 것입니다. 현재까지 총 16개의 언캐리어 프로모션을 발표했고, 전 세계 이통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언캐리어 전략은 데이터 요금제와 단말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용자들이 이동통신 서비스와 함께 필수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인기 동영상과 음악 스트리밍에 대해 데이터를 차감하지 않는 ‘제로 레이팅(zero rating)’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업계에서는 T모바일의 하반기 언캐리어 전략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T모바일은 유료방송 사업자인 레이어3(Layer3)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레이어3의 서비스에 기반을 둔 파격적인 동영상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언급했죠. 이로 인해 새로운 언캐리어 전략은 이동통신뿐 아니라 방송, 그리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과 관련된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TV와 모바일 서비스의 번들링은 물론 지상파 방송처럼 실시간 TV 자체를 무료로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 중입니다.

이러한 언캐리어 전략은 올해에도 T모바일의 고공행진을 이끌 것입니다. 물론, 아직 버라이즌이나 AT&T와는 큰 격차를 보입니다. 그러나 T모바일의 계속되는 언캐리어 전략은 1, 2위 이통사들의 변화도 이끌면서 결국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고객들의 혜택이 더욱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SKT, 한국판 언캐리어 전략으로 고객만족 확대

SK텔레콤(이하 SKT)은 지난 2월 말 개최된 MWC 행사장에서 “3월부터 고객가치 혁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요금제뿐 아니라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게 될 부가서비스와 혜택 등 여러 측면에서 고객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혁신적으로 개선한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실제로, SKT는 로밍 요금제 개편(https://www.sktinsight.com/101910), 연간한도 걱정 없이 마음껏 쓸 수 있는 멤버십 프로그램 개편(https://www.sktinsight.com/101968), 그리고 풍성한 혜택이 제공되는 T데이(https://www.sktinsight.com/102182)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 SK텔레콤이 발표한 T데이!

앞으로도 SKT는 고객이 진짜 원하는 혜택, 상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향후 어떤 혁신 프로그램이 도입될지 기대되는데요. 국내 언캐리어 전략의 모범 사례로 남을 SKT의 행보를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글. 투혁아빠(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