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것은 없다, 플랫폼 흥망성쇠

2018. 05. 02

흔히들 “영원한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은 커다란 인기를 누리지만, 사람들이 떠나가면, 텅 빈 놀이터가 됩니다. 그래서 플랫폼 사업자들은 사용자들을 끊임없이 끌어들일 방법을 모색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플랫폼 사업자들의 고민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위기의 페이스북

지난 4월 10일과 11일, 양일에 거쳐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상원, 하원에서 청문회를 가졌습니다. 개인정보 유출과 미가입자 정보 수집 등 최근 불거진 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전반적으로 그는 논쟁적인 질문에 대해서 “잘 대답했다”는 평가를 들었으나, 이용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미국의 조사기관인 포네몬 인스티튜트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 페이스북을 신뢰하지 않고, 떠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플랫폼의 특성상, 사용자의 이탈은 심각한 문제에 해당합니다.

개인정보 유출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의 고령화 문제입니다. 젊은 층이 빠르게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2017년 24세 이하 미국 이용자층에서 280만 명이 페이스북을 떠났다”면서 “올해 2018년에도 이 연령층에서 210만 명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11세 이하 연령층에서는 9.3%, 12∼17세 5.6%, 18∼24세에서는 5.8%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중장년층 이용자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올해 55세 이상 이용자 50만 명이 페이스북에 새로 가입할 것이라 합니다. 젊은 층은 페이스북이 아닌 인스타그램 또는 스냅챗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창립 14주년을 맞은 페이스북은 사용자들과 함께 나이를 먹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식어가는 페북 인기

한국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2018년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페이스북 사용시간이 지난해 대비 20% 넘게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대한 피로도의 상승이라고 해석합니다. 특히 페이스북의 ‘사용자 정보 수집·유출’과 ‘가짜뉴스’ 논란까지 거세지면서 페이스북 이용 시간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스타그램, 밴드 등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소셜’ 카테고리에 등록된 앱들의 사용 시간도 16% 감소했습니다. 이는 어느 소셜 플랫폼도 언제든지 인기가 빠질 수 있으며, 오늘의 인기가 영원하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요즘 누가 스냅챗 하나요?

▲미국의 방송인, 카일리 제너는 트위터에 스냅챗의 하락세에 대한 트윗을 올렸습니다

페이스북의 하락과는 반대로, 떠오른 서비스는 스냅챗이었습니다. 젊은 층 200만 명이 페이스북을 떠나서, 190만 명이 스냅챗으로 ‘이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텍스트와 뉴스, 정보 위주의 내용에 식상함을 느낀 젊은 층들이 페이스북과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냅챗을 주목했습니다. 다양한 필터와 함께 이미지와 메시지,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스냅챗은 좀 더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임이 분명합니다. 젊은 층이 쓰는 ‘핫한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혀가던 스냅챗도 최근 강력한 한 방을 맞았습니다.

미국의 방송인 카일리 제너는 지난 2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스냅챗을 이제 더 이상 하는 사람이 있나요? 나만 안 쓰는 건가요? 이건 좀 슬프네요”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대스타이며 젊은 층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녀의 트윗은 삽시간에 퍼져 무려 36만5,000번 이상 ‘좋아요’를 받았고, 7만4,000번 리트윗됐으며, 5,100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리고 스냅챗의 시가총액은 1조4천억 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의 배경에는 작년 11월 진행된 스냅챗의 디자인 교체가 많은 사람의 반감을 샀기 때문입니다. 스냅챗의 디자인이 교체되자 온라인 서명 사이트인 체인지에서는 1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스냅챗의 업데이트에 반대하는 서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사용자들이 못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시점에 카일리 제너의 트윗은 불을 지핀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스냅챗은 한방 크게 맞은 셈입니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타의 말 한마디에, 거대 플랫폼은 휘청거리기도 합니다. 유명인이 떠난 플랫폼은 구경거리가 없는 테마파크로 전락합니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트위터 사용 역시, 같은 맥락에서 트위터 플랫폼에 커다란 기회 요소입니다. “한물갔다”고 여기진 트위터가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트윗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간결하고, 전파력이 빠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쉬운 트위터의 장점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반드시 ‘트럼프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 트위터는 창사 최초로 흑자를 기록하며, 다시 ‘회생’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처럼 플랫폼은 인기의 등락을 거듭합니다. 오늘 잘 나가던 플랫폼이 내일은 외면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거의 죽어가던 플랫폼이 어떤 계기로 다시금 살아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젊은 층의 이탈, 사용자 시간의 감소는 그들에게 위기의 징후에 해당합니다. 플랫폼이 늙어가고 있거나, 소위 재미가 없어지면, 사람들은 기피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더욱 유명인을 유치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많은 사람들을 ‘모객’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냥 알아서 사람들이 찾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사람들이 떠나갈지 모릅니다. 플랫폼도 사람처럼, 매력적이어야 인기가 있으니 말이죠.

글. 정연욱(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