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달라진 10대들, “누가 결혼•출산이 필수래?”

2018. 06. 15

▲ 10대들의 달라진 결혼관을 통해 본 인구쇼크 문제를 짚어봅니다

▲ 언론들이 청소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2018년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한 방송국의 보도내용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이미 ‘비혼풍조’라는 사회적 문제를 본인의 인생과 직결하여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이번에는 이렇게 청소년들의 ‘결혼관’을 변화시키고 있는 원인을 인구변화 관점에서 살펴 보겠습니다.

청소년들은 결혼을 어떻게 생각할까?

▲ 청소년의 51% 이상이 결혼을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가장 최근에 조사한 2017 청소년 통계를 보면 2016년 당시 만 13~24세 청소년 중 ‘결혼을 할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3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절반이 넘는 51.4%는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질문에 대해 2008년에 각각 57.0%, 37.0%로 답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2018년 기준으로 같은 조사를 한다면 결혼을 찬성하는 비율은 훨씬 더 떨어져 있지 않을까요?

이미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생각이 20대, 30대는 물론 10대에까지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의 A교사는 “예전에는 막연한 불안감과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안 하겠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조건이 돼도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각자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퍼지고 있는 ‘비혼’ 풍조가 10대들에게도 마치 유행처럼 번지는 분위기”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결혼은 필수다’라는 문장은 고리타분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인구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결혼

‘10대 때부터 결혼을 원치 않는 사회’는 무엇이 문제일까요? 전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연간 신생아 수가 30만 명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가장 먼저 꼽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통념 상 출산은 결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2002년 이후에 태어난 지금의 중학생, 고등학생이 결혼적령기가 되는 10여 년 뒤를 생각해 볼까요? 지금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2002년 이후 태어난 초저출산 세대가 30세 즈음이 되고 지금과 같이 1.0명에 가까운 합계출산율이 지속한다면 2030년 이후에는 한 해에 태어날 아이의 수가 30만 명을 넘기 힘들 것입니다. 만약 2018~2019년 출산율이 0.99명, 그 이후 다시 다소 상승해서 1.02명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앞으로의 출생아 수를 추계해 보면 우리나라 신생아 수가 30만 명 미만으로 떨어지는 시점은 2029년입니다. 이마저도 합계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20만 명 대 출산 시점은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조영태 교수 저서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에서 발췌

여러 전문가들은 ‘신생아 수 20만 명 대 추락’에 대해 한국의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뒤바뀌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우려를 표합니다.

비혼율이 높아지는 시대, 저출산 해결책은?

그렇다면 대체 이 위기에서 벗어날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사실, 전문가마다 주장하는 해결책은 조금씩 다릅니다. 지금으로서는 정답이 따로 없다고 해야 할까요?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의 저출산 정책은 서울에 사는 대졸자, 정규직에 집중되고 있다. 지방에서 자란 청년들이 고향에서 학교를 다니고, 취업해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 “모두가 18세에 수능을 보고 대학에 가는 획일화된 교육제도를 다양한 경로로 대학에 가고 취업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출산과 육아에 따른 재정 지원을 몰아줘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 한국보다 21배나 높은 OECD 가입국 평균 비혼출산율

결혼하지 않은 커플이 아이를 낳는 ‘비혼 출산’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합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비혼 출산율’은 2014년 기준 39.9%로, 한국(1.9%)보다 21배나 높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1999년부터 결혼보다는 제한적인 법적 권리와 의무가 주어지는 ‘공동생활약정’(PACS)을 시행하고 있는데, 프랑스의 비혼 출산비율은 56.7%로 OECD 평균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습니다. 이는 ‘비혼-저출산’의 고리를 끊을 하나의 방안이지만 사회 전체적인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예민한 문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10대 청소년들조차 결혼과 출산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인구쇼크는 더 빨리 다가오고 있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문화’가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 문제는 위에서 말한 취업과 비정규직 문제, 교육제도와 입시 문제, 출산장려 정책, 비혼 출산 문제 등과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넓은 시야에서 문제를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