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와 비행기는 어떻게 연락할 수 있을까?

2018. 06. 18

지난번 기내에서의 ‘Wi-Fi Service’ 사용에 대한 글을 기고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비행기 안이 아닌 비행기는 어떠한 통신을 통해 누구와 정보를 주고받는지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흔히 이러한 통신방법이나 구성들에 대해서는 관제사, 조종사 등 항공산업과 관련된 관계기관의 관계자들만이 아는 내용이긴 하지만 자주 비행기를 타는 승객의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면 여행이 더욱더 흥미롭지 않을까 합니다.

비행기는 어떻게 통신을 할까?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주어진 교통관리시스템(신호)에 따라 약속한 방식으로 주어진 경로를 따라 운전하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에서는 어떨까요? 횡단보도도 신호등도 없지만, 비행기는 정해진 경로를 따라서 정해진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누가 이러한 교통관리를 도와주는 것일까요? 바로 항공관제를 담당하는 관제소입니다.

관제소는 항공기가 이륙해 목적지의 공항에 착륙할 때까지 조종사와 협조해 항공기가 비행하는 공역(관제 기관의 책임 범위)에서의 운항 방법을 지시, 조종사로부터의 응답, 정보 제공 등의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교통관제 서비스를 항공 교통 관리라고 합니다.

X, Y값만 주어진 2차원의 도로 교통 시스템과 달리 항공관제는 X, Y, Z의 3차원 교통시스템입니다. 2차원의 지도상에서는 같은 지점이더라도 하늘에서는 고도가 다른 여러 개의 비행경로가 될 수 있으므로 항공관제는 지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죠. 따라서 항공기의 위치나 사전의 비행계획, 현재 공역의 상황과 이후 예측 등 관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많은 레이더와 컴퓨터, 음성 통신 기술, 데이터 통신 기술 등이 관제 시스템에 사용됩니다.

항공교통 관제 서비스는 어떤 일을 할까?

▲ 관제탑은 비행기, 활주로 등과 함께 공항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항공 교통 관제 서비스는 항공기의 안전비행과 이륙 및 착륙 흐름의 원활한 조절을 위해 비행장 관제, 접근 관제 등 이륙부터 착륙까지의 비행 구간을 여러 관제구역으로 구분합니다. 항공기가 다른 관제 구역으로 넘어가면 마치 계주 달리기에서 바통을 넘기듯 관제권을 넘기며 효율적으로 유도합니다.

이러한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은 컴퓨터 통신망을 기반으로 대규모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항공 교통 관제소는 비행 정보 구역 내의 항공기와 VHF, UHF, 위성통신 등으로 직접 교신할 수 있는 무선통신 장비와 접근 관제소, 관제탑 등 외부 기관과 비행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지상 통신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항공관제를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시간 날씨정보를 위한 기상청과 각 항공사 들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휴대폰이 이동할 때마다 인접하는 기지국으로 이양되는 것과 유사하게 비행기가 운항하는 정보들은 전국에 촘촘히 설치된 레이더(Radar)로부터 수집되는 정보를 통해 종합적으로 처리/파악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이는 항공기의 위치와 편명 및 고도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통합 관제 시스템은 항공기별 비행계획 시스템과 연계하여 지속해서 비교해 항공기가 계획된 항로를 운항하고 있는지와 함께 각 공항 및 관제소에 설치된 시스템에 표시하게 해주죠. 참고로 인천의 항공 교통 관제소는 약 1,000대 가량의 항적을 처리하고 4,000대 가량의 비행계획서도 처리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레이더는 그럼 어떻게 항공기 정보를 파악할까?

▲ 레이더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항공기들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레이더는 전파를 통해 항공기를 추적하여 거리를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송신 신호를 발사하고 항공기로부터 반사된 신호를 수신할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하여 거리와 위치를 화면상에 나타내죠. 레이더는 관제 공역 상의 모든 항공기의 위치를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표시합니다. 레이더가 이용하는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거리: 지향성이 있는 Radar에서 발신한 전파가 항공기에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고 전파의 속도를 계산함

② 방위: 안테나가 회전하면서 전파를 발신하고 항공기에서 반사파를 수신한 때의 회전각을 측정하여 구함

③ 주로 사용되는 관제용 레이더

1) ARSR(Air Route Surveillance Radar): 장거리 영역 레이다로 전파 감쇄가 적은 L밴드의 1.0~2.0GHz 대역의 저주파를 사용하고 주로 항공로와 진입 관제를 하는 용도로 약 70.000ft까지 탐지
2) ASR(Airport Surveillance Radar): 공항 주변의 항공기 진입 및 출발 관제를 수행하는 것으로 탐지거리가 항공로 감시 레이다보다 짧고, 주로 S-Band(2~4GHz)의 주파수를 많이 사용하며 고도는 약 25,000ft까지 탐지
3) 2차 감시 레이더: 위의 2가지 Radar를 통해 방위와 거리정보를 식별하였다면 항공기의 4자리 식별코드, 고도 정보 등을 응답받는 레이더로 비행계획 정보와 연동한다면 해당 항공기의 콜사인(Call-sign), 다음 경유지, 지정 고도 및 현재고도 정보 등을 화면에 동시 표시할 수 있음

항공통신 시스템의 발전

▲ 음성으로 주고받던 관제소와 조종사 간의 운항 관련 정보는 이제 데이터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관제소와 조종사 간의 운항 정보를 교환 시 모두 음성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위치, 날씨 등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음성의 한계가 있었죠. 특히 일정 고도 이상의 순항고도에서도 주기적으로 위치를 보고하는 등 조종사의 음성으로 송신은 비효율적이었습니다. 약 30년 전부터 VHF 혹은 위성 기반의 데이터 통신 시스템을 통하여 긴급하지 않은 통상적인 데이터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생성하여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기존의 항공관제는 모든 조종사가 해당 관제탑에 같은 주파수를 맞춰야 하고, 통화 도중 다른 비행기의 통신이 끼어들어 해당 관제 내용을 다시 말해야 하는 등 채널로 관제할 수 있는 비행기 대수의 제한과 음성의 불명확성의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CPDLC(조종사와 관제소 간의 음성이 아닌 데이터 교환을 통한 항공관제)를 사용해 관제탑은 비행 고도 속도지정, 경로 변경 및 사용 주파수를 텍스트로 통보하고 조종사의 응답 또한 메시지로 긴급상황 보고 등을 처리하며 효율성을 개선하여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세대 항공 통신망인 ATN은 항공기뿐만 아니라 모든 항공과 관련된 데이터 전송 장치 간의 데이터 교환을 ISO의 CLNP패킷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통합망으로 최근에는 CLNP대신에 IP를 활용하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안전과 효율성 개선을 위한 통신 시스템의 발전을 지속해서 이뤄져야 하며 이는 속속히 표준화되어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들 것입니다. 우리의 편안한 비행과 안전을 위해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