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편. 저출산 해법, ‘워라밸’에서 찾는다?

2018. 07. 13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제작한 웹드라마 ‘I와 아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뉴스에서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출산 고령화’로 요약되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정부 기관입니다. 인구 정책을 다루는 이곳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I와 아이’라는 웹드라마를 제작해 첫선을 보였습니다. 한 중소기업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결혼, 출산, 육아에 얽힌 현실적인 고민과 사연들을 시트콤 형태에 재미있게 담았는데요. 최근 공개된 ‘프롤로그’ 편에서는 미래가 불안한 청년세대부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대디, 출산 고민을 하는 워킹맘, 혼자지만 당당하고 싶은 비혼모까지, 우리 사회 2040세대의 다양한 모습이 소개됐습니다.

그러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왜 이런 웹드라마를 만들었을까요? 일방적이고 딱딱한 정책 전달이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목적 아닐까요? 인구문제 해결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놓고 정부가 국민들과 정서적 공감을 유도하고 소통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인구문제가 우리 보통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다는 점을 일상과 연결해서 생생하게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출생아 수 감소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정부 정책은 아주 중요합니다. 정부가 인구 쇼크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 해결책을 가졌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인구 정책은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우리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홈페이지

마침 지난  7월 5일 대통령 산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저출산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 발표한 저출산 관련 종합 대책이어서 언론의 관심도 높았습니다. 인구 쇼크 문제를 바라보는 정부의 기본적인 시각과 해결책은 무엇인지 드러나는 발표였습니다.

가장 눈여겨볼 점은 인구정책의 초점을 그동안의 ‘출산율 높이기’ 또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에서 ‘2040세대의 삶의 질 개선’으로 옮겨 잡았다는 점입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대책은 출산율 지향 정책에서 삶의 질 개선 정책으로 전환하는 첫걸음”이라며, “2040세대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되 모든 출생을 존중하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산 감소 속도가 너무 빨라 수치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 연도별 저출산 예산 추이

정부는 그동안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왔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저출산 예산으로 무려 131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는 출산율 제고를 위한 막대한 예산 투입은 ‘사실상 실패’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수십조 예산을 어디다 쓰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해마다 수십조씩 저출산 예산으로 써왔지만 정작 출산율을 높인다는 애초 목표는 점점 달성하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 비혼 출산과 양육에 대한 고민을 담은 웹드라마 ‘i와 아이’의 한 장면

그동안 우리나라 저출산 정책의 주요 대상은 기혼 부부, 그리고 양육 중심이었습니다. 결혼한 부부들이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고 아이를 낳으면 보육 문제를 국가가 지원한다는 것이 정책의 골자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출산 정책의 타깃은 결혼하지 않는 청년세대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는 이런 요구를 담은 것이 눈에 띕니다.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지원,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중소기업 지원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비혼 출산과 양육이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법령을 정비하고, 사실혼 부부도 법적 부부와 마찬가지로 난임 시술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게 한다는 정책도 눈에 들어오네요.

사실 정부에서 저출산 관련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일각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저출산의 큰 흐름을 막기에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관론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구 정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출산과 양육, 고용 등을 아우르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패러다임 전환을 꾀했다는 점에서 일단 점수를 주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정부의 대책 발표는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까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과 고령화를 막을 묘수가 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저출산 대책과 아이디어는 무엇입니까? 나, 그리고 우리의 미래와 직접 연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