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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로 만나는 미래] 외계인을 만나면 어떻게 인사할까? 영화 <컨택트>

2018.07.30 공감 0 FacebookTwitterNaver

평소 액션 히어로 영화를 보면 주인공과 악당들이 싸움을 벌이는 통에 죄없는 주변 사람(엑스트라)들이 새우등 터지듯 애꿎게 죽어가죠. 혹시 이걸 보면서 현실적인 질문이 든 적은 없었나요? ‘아무리 영화라도 그렇지, 119는 불러주고 가야 할 거 아니야?’ ‘남의 자동차를 산산조각 내놓고 미안하단 말도 안 해?’ ‘주인공과 악당은 경찰에 안 잡혀가나?’ ‘보험 처리는 어떻게 해?’

이런 현실적인 질문이 떠올랐다면 영화 <컨택트>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인간이 외계인을 만나면 어떻게 대화할까?’라는 가장 기초적인 질문을 조금은 해소해줄 테니까요. 이 영화는 “구글 번역기를 돌렸더니 외계인 말이 번역됐어!”라든지, “깐따삐야라고 외쳤더니 외계인이 깐따라빠빠 삐야삐야라고 대답했어”라는 식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영화 <컨택트>는 외계인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과 소통하는 언어학 박사 루이스 뱅크스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그들에게서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게 되죠. SK텔레콤 B tv에서도 보실 수 있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들은 지구에 왜 왔을까?

영화 속 자욱한 안개가 걷히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외계 물체는 숨을 다시 고르게 할 만큼 압도적입니다. 아마도 123층짜리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새끼손가락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 어마어마한 외계 물체는 땅과 약간의 간격을 유지한 채 사뿐하게 떠 있는데요. 비행체인지 군사 기지인지 가늠이 되지 않고, 지구의 물리법칙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이 물체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도대체 왜 왔을까요? 설마, 우리 푸른별 지구를 차지하려고?!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언어학 박사 루이스는 정부로부터 외계인 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번역해달라는 요청을 받죠. 하지만 녹음 테이프만 듣고 어떻게 통역하라는 것인지…? 당황한 루이스는 직접 만나 대화하지 않고서는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외계인을 직접 만나러 가죠.

나는 HUMAN, 당신은?

외계 생명체를 만나러 간 루이스의 눈앞엔 너무나도 낯선 풍경이 펼쳐집니다. 공간의 질감은 인간의 것이 아니고, 중력의 방향도 지구와는 달랐죠. 흰 벽 너머엔 서프라이즈로 지구를 방문한 ‘헵타포드’가 보였습니다. 이 외계 생명체는 문어 다리 비스무리한 무언가를 7개 갖고 있어 ‘헵타포드(heptapods, 칠족 동물)’이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헵타포드는 ‘꾸우우우~’ 알 수 없는 퍼덕거림만 가끔씩 들려줬죠. 루이스는 준비해간 칠판에 ‘HUMAN’이라고 쓰고, 자신을 가리켰습니다.

‘꾸우꾸우~~’ 외계 생명체는 다리로 흰 스크린에 검은 먹물 같은 것을 촥 뿌리는데, 그것이 외계인의 글자인 모양입니다. 저것도 ‘HUMAN’처럼 외계 생명체 자신을 가리키는 단어일까요?

상상해본 적 없었던 외계인 언어 배우기

컨택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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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미지와의 조우>(1982) 2. 영화 <우주전쟁>(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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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미지와의 조우>(1982) 2. 영화 <우주전쟁>(2005)

▲ 1. 영화 <미지와의 조우>(1982) 2. 영화 <우주전쟁>(2005)

지금껏 외계인과의 만남을 다룬 영화에선 주로 비언어적인 소통 방식이 나오곤 했죠. 예를 들어 영화 <우주전쟁>에선 ‘꾸어어억’ 소리를 내며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끔찍한 외계인이 나옵니다. 영화 <미지와의 조우>에선 음악으로 소통하고, 영화 <황당한 외계인: 폴>에선 술담배를 함께 합니다. 영화 <컨택트>의 특별한 점은 언어학자가 직접 외계인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죠!

시간을 들여 공부한 결과 루이스는 헵타포드의 언어로 조금씩 대화할 수 있게 됐죠. 어딘가 낙서 같기도 하고 디자인 같기도 한 문자가 헵타포드의 언어입니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의 언어를 분석하면서 인간의 방식과는 다른 기이한 형태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헵타포드의 언어에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제가 없었죠. 이 언어는 헵타포드의 사고방식을 반영하며, 시간순으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지금 이 순간 동시에 경험하는 방식이었죠. 어렵게 들리죠? 사실은 영화 속 루이스마저도 이것을 납득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어제-오늘-내일의 시간순으로 살아가는 인간에겐, 20년 전과 지금 이 순간과 20년 후 미래를 지금 모두 경험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또 불가능하니까요.

결국 그들의 언어는 루이스가 생각하는 방식까지 바꿔놓았습니다. 바로, 헵타포드처럼 미래를 지금 이 순간에 경험하고 기억하게 된 것이죠. 헵타포드의 언어를 공부하며 루이스가 얻은 놀라운 ‘선물’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세요.

거기 누구 있어요? 외계 생명체와 교신하려는 과학자들

“이 넓은 우주에 우리 인간만 산다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 낭비다.”

책 『코스모스』로 유명한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했죠.

실제로 과학자들은 외계의 생명체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먼 우주에서 오는 전파 신호를 추적해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으려는 프로젝입니다. 1960년 미국 천문학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프랭크 드레이크가 시작했죠. 그는 우리 은하에서 인간과 교신이 가능한 외계 생명체 수를 계산하는 드레이크 방정식(Drake equation)을 만들었고, 1000개 이상의 외계 문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어요. 물론, 이 세상 별의 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으니 이 1000개라는 결과값도 정확할 순 없지만요.

‘브레이크스루 리슨’ 프로젝트는 러시아 억만장자 유리 밀러가 후원하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투자해 2015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 역시 우리 은하에서 지적 외계 생명체 문명에서 발생하는 전파 신호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죠.

‘골디락스 행성’을 찾으려는 노력도 진행 중입니다. 빛을 내는 항성(태양·별)으로부터 아주 멀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가깝지도 않아 생명체의 생존이 가능한 별을 ‘골디락스 행성’이라고 부르죠.  우리 태양계에서 인간의 거주가 가능한 골디락스 행성은 지구와 화성 단 두 곳입니다.

▲ ‘프록시마 b’의 상상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적색왜성 프록시마 센터우리를 공전하는 행성 ‘프록시마 b’는 아마도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를 골디락스 행성입니다. 태양에서 이 별까지 거리는 4광년이고, 우리에겐 태양 격인 적색왜성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죠. 하지만 이 행성에 대기와 암석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이미 생명을 다한 행성일지도 모르죠.

▲ ‘케플러-69c’의 상상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케플러-69c’는 지구 크기보다 70%정도 크며 태양과 비슷한 별을 공전합니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를 유지할 만한 거리에서 242일 주기로 공전하죠. 2700광년 떨어진 백조자리에 위치해 있으니, 설령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해도 어떻게 교신할지는 더 고민해봐야겠네요.

지금까지 영화 <컨택트>를 통해 외계 생명체를 찾아내려는 과학 기술까지 살펴봤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 거대한 우주에서 언젠가 마주칠지도 모를 외계 생명체와 대화하는 법을 미리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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