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닫기

16편. 10년뒤 대한민국, ‘이 직업’ 뜬다?

2018.08.07 공감 1887 FacebookTwitterNaver

▲ 일본의 한 노인 복지시설에서 노인들의 체조를 돕고 있는 간병 로봇. 출처: 파이낸셜타임즈

일본 가나가와 현에 한 노인 복지시설의 인기 스타는 단연 로봇 ‘팔로(Palro)’입니다. 후지 소프트가 개발한 팔로는 매일 노인들의 아침 체조를 담당하죠. 노인들은 마치 손주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환하게 웃으며 팔로의 구령과 율동에 따라 팔다리를 흔들며 맨손 체조를 합니다. 팔로는 내장된 카메라로 노인들의 얼굴을 인식하며 그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주기도 합니다. 시설 관계자는 “처음에는 노인들이 로봇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이제는 사람이 리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따라 한다”고 말합니다. 초고령사회 일본은 간병 로봇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조사에 따르면 2012년 1조 엔이던 시장 규모가 2035년에는 10조 엔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구변동은 미래 직업의 판도와 선호 직업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에게 기회는 없는 것일까요? 새로운 희망의 단서가 될 유망 산업 분야는 없을까요? 10년 뒤 대한민국에는 어떤 직업이 뜰까요? 이 질문에 대해 “미래의 시장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기업이나 개인이 미래 시장에서 찾을 기회는 반드시 존재하고, 그 기회의 크기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중요한 것은 다가올 미래를 인구학적 관점에서 정확히 바라보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 고령친화시장 규모와 전망

그런 맥락에서 ‘시니어 비즈니스’는 큰 관심 대상입니다. 전례 없는 속도로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복지업과 보건의료 서비스업 등 고령 친화 산업은 미래 유망 직종으로 가장 먼저 꼽힙니다. 한국은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에 진입한 지 17년만인 2017년 고령사회(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가 되었습니다. 일본이 24년, 독일 40년, 미국 73년, 프랑스 115년에 비교하면 정말 빠른 속도입니다.

급격한 고령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노인 관련 시장입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금융업을 제외한 국내 산업의 고령 친화 시장 규모를 2012년 27조 4,000억 원에서 2018년 56조 7,000억 원, 그리고 2020년에는 약 72조 8,000억 원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 일본 나고야의 한 연구소에서 간호 로봇 ‘로베어’가 환자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출처: 데일리메일

시니어 비즈니스 중에도 특히 IT 기술을 접목한 분야는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소개한 일본 간병 로봇 ‘팔로’의 사례처럼 IT 신기술은 시니어 비즈니스의 ‘희망’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로봇화와 자동화,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빅데이터, 3D프린팅, 드론 등 무궁무진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죠.

일본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노부모의 안부를 확인하는 ‘고령자 지킴이 서비스업’이 성장했습니다. 노부모 안부를 원격으로 체크할 수 있는 전기 포트, 전력이나 수도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자동 네트워크 제어 서비스인 ‘가정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또 인공지능의 자체 영상 해석 기술을 활용해 노인들의 몸동작을 감지, 패턴을 익히고 분석한 뒤 낙상 등 환자의 급작스러운 동작 변화가 일어났을 때 의료기관에 자동으로 경고를 보내주는 기술도 등장했습니다. 또 고령자들의 신체적 약점을 IT로 보완하는 기술도 속도를 내고 있죠. 500만 명이 넘는 일본 치매 노인을 위한 실시간 GPS 단말기는 이제 일본의 익숙한 풍경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김웅철 저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참고). 이외에도 고령 친화 식품 개발 등 전에 없던 창의적인 신규 업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발생할 새로운 기회는 없을까요? 그중 하나가 바로 ‘프리미엄 육아’ 시장입니다. 실제로 저출산 현상으로 신생아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분유 등 식품, 의류, 교육 서비스 등의 시장 규모도 축소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제품이나 서비스만큼은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출산율이 낮아 아이들이 귀해지면서 부모뿐 아니라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 지인 모두가 지갑을 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나타내는 ‘원 베이비 텐 포켓(One Baby Ten Pocket)’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자녀를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아낌없이 소비하는 ‘VIB(Very Important Baby)’족들의 증가도 프리미엄 육아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학원, 과외 등도 스마트 교육 및 학습관리 서비스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구 변동으로 인한 미래 직업 판도 변화의 한 축은 기존 직종이 서비스별로 세분화되거나 분화 및 재편되는 것입니다. 병원의 의료 서비스를 볼까요? 저출산이 심화될수록 산부인과 의료진의 수는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노인 신경성 질환이 늘어나면 신경정신과, 물리치료과, 임상심리과, 간병 및 간호과는 더욱 각광을 받겠죠. 다른 직종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험 및 금융전문가도 개인 자산과 은퇴 관리, 노후 대비 분야로 더 전문화될 것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이나 인테리어 분야도 특화된 서비스가 등장할 것입니다.

앞으로 인구를 기반으로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유망 산업 분야와 직종 및 직업을 분석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비록 절대적인 인구의 크기는 작아질 것이 확실하지만 초저출산 세대, 건강한 고령층 등 새로운 인구집단이 등장함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생기게 되고 그 시장에서 창출되는 기회는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미래의 기회는 무엇인가요? 인구학적 관점을 갖고 나의 미래 직업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FacebookTwitter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