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편. 인공지능이 인구쇼크 시대 대안 될까?

2018. 08. 14

▲ 인간을 도와주는 가정용 로봇이 보편화된 미래를 그린 영화 <로봇 앤 프랭크>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로봇 앤 프랭크’의 주인공 프랭크는 전직 금고털이범입니다.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치매 증상으로 자식들의 걱정거리가 되는데요. 어느 날 로봇 만능주의자인 아들이 프랭크에게 첨단 로봇을 선물합니다. 프랭크는 로봇과 함께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치매 노인과 로봇의 케미를 흥미롭게 다룬 이 영화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여러 생각해 볼 질문들을 던지게 합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이 자식들을 대신해 혼자 외롭게 사는 노인 부양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AI를 포함한 과학기술은 ‘인구쇼크’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유토피아적 대안이 될까요? 아니면 우리를 디스토피아로 이끌까요?

‘인공지능(AI) 시대’가 아주 가까이 다가왔다고 합니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 디스토피아를 불러올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게 만들어 축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며 젊은 노동 인구는 줄어들고 고령 인구는 갈수록 증가하는 시대, AI는 인구쇼크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 인공지능 시대 ‘디스토피아’를 예견한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 출처: 포츈(Fortune)

사실 인구변동과 별개로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특이점의 시대가 오면 어두운 미래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때문에 인간의 설 자리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걱정입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상위 20%의 인간만이 의미 있는 직업을 갖는 20 대 80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대다수의 인간은 실업자로 전락하게 된다는 말이죠.

문제는 이렇듯 ‘디스토피아’를 예고하는 AI의 등장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사회변동과 맞물렸을 때 벌어질 파급효과입니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갈등이 두드러질텐데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상황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 신체 강화를 돕는 인공지능 시스템 출처: 아르스테크니카(Arstechnica)

그렇다고 해서 인공지능의 등장이 암울한 미래만을 가져오는 것일까요? 영화 ‘로봇 앤 프랭크’ 속 주인공은 외롭게 홀로 사는 노인이지만 ‘반려 로봇’의 도움으로 삶의 생기를 되찾습니다. 이처럼 AI나 로봇이 고령화 사회에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사례는 많습니다. ‘노인 대국’ 일본의 사례만 봐도 노인 복지시설에서 노인들의 말동무와 체조를 돕는 로봇이나 간병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노인들의 신체 강화를 돕는 운동 보조 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 시스템은 이미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앞으로 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 등 ICT 신기술이 고령화 시대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관련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생산가능인구(생산 가능연령인 15~64세 해당 인구) 부족 문제를 보완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습니다. 자동화, 기계화 기술의 발전이 생산인력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시각이죠. 인구문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약 10년 후부터 노동 부족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2016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3,763만 명)가 감소하기 시작해 2027년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 대비 7% 감소하고, 20대 청년 인구는 20%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부족할 노동 인구의 빈 자리를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구원 투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와 맞물려 AI 시장은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60세를 전후로 은퇴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다시 노동 시장에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그들에게 AI 등 ICT 기술이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는 최근 저서에서 “노동 시장에 돌아온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창업을 한다면 결제와 주문, 매장 운영 전반을 도와줄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며 “그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고 기술에 대한 이해도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제공할 토털솔루션만 갖추고 있다면 ICT 기업들에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책 <미래 연표>의 저자인 일본의 가와이 마사시 교수는 “당장 인공지능으로 인구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인구가 크게 줄어든 시대적 과제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개발자가 인구 감소 사회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등장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AI가 야기할 ‘일자리 쇼크’와 다가올 정해진 미래로서의 ‘인구 쇼크’. 두 거대한 충격 앞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첨단 IT 기술을 적절히 활용해 우리만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