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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편. ‘홍대앞-탑골공원’ 묶는 세대연대형 비즈니스 뜬다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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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쇼크 시대를 맞아 노인과 청년 세대는 각각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자기만의 보금자리를 구하기가 점점 힘듭니다. 일터에서 밀려난 노인들은 빈곤 속에서 질병, 외로움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 노인과 청년의 세대 간 갈등이 점점 더 치열해질 거라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세대 간 인식과 문화의 차이에서 갈등이 생겼습니다.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금은 일자리나 복지, 부양 부담 등 경제적인 문제까지 번져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는 형국입니다. 갈수록 깊어지는 노인과 청년 간 갈등을 해소할 해법은 무엇일까요?

최근 세대 간 협력을 통해 초고령 사회의 위기에 맞서자는 움직임들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선 “세대 간 스킨십 기회를 늘리자”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공간을 공유해 함께하며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방향입니다. 여기에서 더 적극적으로 ‘세대 간 동거’ 및 ‘세대 연대’의 형태를 띠는 것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독일 중부에 위치한 괴팅겐이라는 도시는 세대 간 스킨십 기회를 늘려 갈등을 해결한 좋은 사례로 꼽힙니다. 대학교가 많이 자리 잡고 있는 괴팅겐 시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빈방을 학생들에게 연결해주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계약방식입니다. 단순히 돈을 주고 계약을 하고 학생이 들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월세 차감’ 시스템을 도입한 것입니다. 우선 집주인은 원하는 지원서비스 리스트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입주한 학생이 그 리스트 중 예를 들어 가벼운 청소, 정원 가꾸기, 유리창 청소, 반려동물 돌보기 등을 하면 그 종류와 시간에 따라 월세를 차감받는 것이죠.

이처럼 세대 간 만남은 물론 상호 경제적인 이익을 볼 수 있는 이 프로젝트는 독일의 많은 지역에서 여러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괴팅겐 시는 일주일에 한 번 노인과 청년이 만나 역사와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책 ‘명견만리’ 인구 편 참고)

▲ 출처: The Senior List

미국에는 ‘대학연계형 은퇴자 커뮤니티(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라는 프로그램이 전국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은퇴 후에 도시를 떠나 지방의 대학 캠퍼스에서 학교생활을 즐기다가 몸이 약해져 의료나 요양 서비스가 필요해지면 같은 부지 내에 있는 대학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지역공동체입니다.

이를 벤치마킹해서 일본 정부는 ‘다시한번 대학생 플랜’이라는 비슷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노인 세대가 젊은 세대들이 모여있는 대학으로 찾아들어가 공생을 모색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문제’가 아니라 ‘기회’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세대 간 소통이나 만남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지만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커지는 시대에 각 세대가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기회를 효과적으로 포착했다는 것입니다.

▲ 출처: 서울시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세대 간 주거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2013년부터 운영하는 ‘한지붕 세대공감’이라는 홈셰어링 사업입니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노부부가 남는 방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학생에게 제공하면 방의 도배나 장판 교체 등 주택 개조 비용을 시가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세대 간 갈등 해결을 도모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좋은 시도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업 시행 첫해 연간 16호로 시작한 이 사업은 현재 2017년 기준 누적 707호가 참가하고 있죠.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습니다. 대학교 기숙사 1개 동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용량으로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무엇보다 낯선 학생과의 동거를 꺼리는 어르신이 많고 학생들 역시 같이 사는 어르신의 지나친 간섭에 대한 거부감도 있습니다. (문화일보 2018년 2월 21일 ‘결국 세대 차에 걸려버린 홈셰어링’)

또 계약 기간 종료나 위약금 등 체계적인 제도 운용에 대한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20여 명의 ‘갈등 조정 코디네이터’를 고용해 청년과 노인 사이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홍대 앞’과 ‘탑골공원’이라는 공간으로 상징되는 세대 간 고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세대 간 협력과 연대를 통해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대 간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런 시도들이 비즈니스 기회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다양한 청년 창업가들이 노인과 청년 세대를 연결하는 참신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죠.

이들은 중장년층의 경험을 클래스로 구성해 오프라인 강의를 주선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하고 노인들이 자주 찾는 당구장을 새롭게 변신시켜 세대 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화제작’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이나 교포들에게 노인들이 한국어를 가르쳐주거나 청년 디자이너들의 도움을 받아 노인 전용 패션 아이템을 만드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고령친화시장의 규모는 2016년 27조 원에서 2020년 78조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고 합니다.(현대경제연구원 자료)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세대연대형’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주인공이 바로 당신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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