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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떠나는 여행, 트립 투 시네마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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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영화당 트립 투 시네마는 영화를 통해 영국과 이탈리아 두 나라로 여행을 떠나봤습니다

영화,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소설가 김중혁이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 ‘영화당’ 108회의 주제는 ‘영화로 떠나는 여행, 트립 투 시네마’입니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은 여행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기도 하죠.

이번에 소개해드릴 <트립 투 잉글랜드>와 <트립 투 이탈리아>는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 두 주인공의 캐릭터에 요리와 여행, 이야기가 만난 영화입니다. 보고 있노라면 여행과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두 영화를 이동진 평론가, 김중혁 작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결말 혹은 클라이맥스 관련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음을 미리 양해 바랍니다.

영화로 즐기는 영국판 삼시세끼+알쓸신잡=트립 투 시리즈

▲ 트립 투 시리즈는 단순한 먹방 여행을 넘어 다양한 작가와 문화적 배경, 대중문화를 다룸으로써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동진 : <트립 투 잉글랜드>, <트립 투 이탈리아>와 함께 원래 제목은 더 트립(The Trip)이었습니다. 매일 한 도시를 가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오후에는 두 사람 사이에 어떤 해프닝이 일어나는 형식으로 30분짜리 영화를 6편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재편집해서 영화용으로 만든 것이 <트립 투 잉글랜드>입니다.

김중혁 : 영화 속에서 몇십 년 동안 친구였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러워서 이 모습이 ‘주인공들의 실제 삶이겠거니’하고 의도적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 나오는 에피소드가 실제 주인공의 삶이라 착각하는 순간 도덕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하죠. 따라서 영화는 영화일 뿐 실제와는 다르다는 점을 꼭 명심하시길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오디오 빌 틈 없는 여행 영화의 시작, <트립 투 잉글랜드>

▲ <트립 투 잉글랜드>는 여행, 음식 동반자, 좋은 대화에 대한 환상이 모두 들어있는 작품입니다

김중혁 : 트립이라는 단어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껏 보여주는 여행 영화이겠거니 하고 보기 시작했다면 초반 30분에 이러한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의 배경지식이 없으면 100% 즐기기 힘들뿐더러 한국의 정서로 몰입하기 힘든 부분 도 있습니다.

이동진 :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영화에서 주로 여행하는 곳을 보면, 보통 영국 하면 떠올리는 런던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레이크 디스트릭트라는 곳입니다. 이런 곳들이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쯤 되는 지역들인데 이 지역들이 날씨도 좀 안 좋고, 스산하면서도 운치 좋은 곳인데 그런 면에서 <트립 투 잉글랜드>는 <트립 투 이탈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울한 정서가 깔린 달콤 쌉싸름한 느낌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영화는 영국의 대도시가 아닌 교외 지역을 다루면서 영국 특유의 음울한 정서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김중혁: 중간에 폭풍의 언덕 이야기가 잠깐 나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마흔이 넘은 두 남자가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될까라는 근심을 갖고 떠나는 여행처럼 보이기 때문에 삶과 나이에 대한 고민이 밑바닥에 깔려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동진: 뿐만 아니라 영화 중간 중간 계속해서 등장하는 다양한 레퍼런스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엄청난 성대모사부터 시인들의 이야기까지 언뜻 단조로울 수 있는 여행이 수많은 레퍼런스들로 인해 확장되는 이야기 구조로 되어 있죠.

▲ 트립 투 시리즈는 주인공들과 시인들을 겹쳐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동진 :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점은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200년 전 낭만주의 시인과 겹쳐 펼쳐가는데요. 어떻게 보면 워즈워스와 비슷한 게 롭브라이든이고, 콜리지와 스티브 쿠건을 연결해서 밑그림과 현재 이야기들을 겹쳐서 즐기게끔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중혁 : 이러한 전략은 <트립 투 이탈리아>에서도 똑같은 방식을 이용하는데요. 카사노바라던지 바이런과 같은 사람들은 주인공과 매칭시키는데, 주인공들과 시인들을 겹쳐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시리즈를 관통하게끔 이용하는 전략인 거죠.

이동진 : 영화가 여행을 다루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일과 일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방식이 있습니다. 비포 시리즈나, <트립 투 이탈리아>가 이러한 방식이죠. 나머지 하나는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그 일보다 중요한 건 두고 온 일과 삶에 대해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방식이 있죠. <트립 투 잉글랜드>는 이러한 방식의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로 돌아왔다, <트립 투 이탈리아>

▲ <트립 투 잉글랜드가>에 비해 <트립 투 이탈리아>는 훨씬 화사하고 밝은 느낌을 줍니다

이동진 : 서쪽 해안을 따라 쭉 남하하는 <트립 투 이탈리아>는 피에몬테에서 로마, 카프리까지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현재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두 주인공의 유쾌한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김중혁 :  확실히 풍경 자체가 달라지다 보니 <트립 투 잉글랜드>가 다소 음울한 느낌이 있었다면 <트립 투 이탈리아>는 해안을 따라가기 때문에 화사하고 밝은 느낌이 있고, 스토리 자체도 1편에 비해 롭 브라이든이 부각되서 스티브 쿠건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지위가 역전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죠.

▲ <트립 투 이탈리아>에서도 두 주인공이 펼치는 성대모사 배틀은 큰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이동진 : 1편에 이어 <트립 투 이탈리아>에서도 성대모사를 가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양하게 다루는데 특히 이번 편에서는 이성 앞에서 경쟁적으로 벌이는 로버트 드 니로 성대모사 배틀이 백미죠.

김중혁 : 유명한 대사를 따라 할 수밖에 없으니까 이 사람들이 어떤 대사를 따라 하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인 것 같은데요. 제일 많이 따라 하는 <007>의 대사부터,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의 대사와 같이 명대사를 따라 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재미있었던 게 복합적으로 사람을 놀리는 정수를 보여준 <다크 나이트> 성대모사인 것 같아요

▲ <트립 투 이탈리아>에서는 바이런 경과 P.B셸리를 두 캐릭터에 겹쳐 이야기 합니다

이동진 : 전편에서 콜리지와 워즈워스라는 낭만파 시인을 끌어들였듯 이번에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 경과 P.B 셸리를 끌어들입니다. 두 인물은 당대 영국의 제도와 화합하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망명했던 인물이기도 하죠. 친한 친구이기도 했던 두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삶의 마지막을 거의 보냈고 셸리는 29세에 나폴리 근처에서 요절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두 주인공은 바이런과 셸리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지역을 중심으로 다니면서 이야기를 펼치게 되는데 이번에도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바이런과 셸리의 삶과 겹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영화 안에서 두 주인공은 각각 <로마의 휴일>과 <노팅 힐>로 각자의 상황을 대변합니다

김중혁 : 1편과 2편 모두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영화 후반부에 보면 장례식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중년을 넘어서며 죽음과 가까워지고 있는 두 남자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트립 투 이탈리아>가 전편보다 좀 더 깊이 있게 삶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더 웃픈 것 같아요. 장례식이라는 비극적이고 슬픈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장면에서 계속 코미디를 하면서 이들이 어떤 식의 삶을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동진 :  생기 넘치는 이탈리아 젊은이들을 보면서 자신들이 이제는 젊지 않다는 것을 탄식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데, 결국 삶이라는 것의 문제는 지금 여기 머물 것인가 아니면 돌아갈 것인가 혹은 지금 여기 머물 것인가 더 나아갈 것인가 이 둘 사이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 순간 두 주인공이 대롱대롱 매달린 것 같은 상황에서 영화가 끝나게 되죠.

지금까지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의 먹고 마시며 예술과 인생, 사랑을 논하는 여행기 <트립 투 잉글랜드>와 <트립 투 이탈리아>를 살펴봤습니다. 두 영화는 모두 Btv에서 보실 수 있으니, 원하는 영화를 골라 즐기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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