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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미디어 챗봇, 2.0 시대를 열어라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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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미디어 분야의 챗봇에 대한 희망은 이제 끝난 걸까요?

뉴스 미디어 분야는 일찍부터 챗봇이 도입되기 시작했고, 챗봇이 상용화될 수 있는 가장 좋은 토양으로 평가되어 왔습니다. 내부의 서비스 기능과 복잡하게 연결할 필요도 없고, 기존 뉴스 산업의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더라도 사용자들이 그날그날 궁금해하는 정보를 쉽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편집자들이 지면 구성에 선정한 그 날의 헤드라인 뉴스를 챗봇 이용자들에게 그대로 브리핑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기사가 챗봇 환경에서는 조금 길지만 줄이는 데 큰 품이 들지는 않습니다. 뉴스 기사는 중요한 정보를 가장 앞 문단, 가장 앞 문장에 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사 앞의 두세 문장만 잘라도 훌륭한 요약이 되죠. 스포츠 경기 등 특정 분야는 기사가 업로드 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스코어 정보, 그날 득점 선수 등 정형화된 정보를 정형화된 자연어 틀에 채워서 챗봇 서비스 또는 SNS 계정으로 출력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일찍이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2018년 현재, 미디어 거인들이 챗봇에서 후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권위 있는 기성 언론의 대표주자인 ‘워싱턴포스트’, ‘가디언’은 물론 ‘허핑턴포스트’ 등의 신진 뉴미디어도 챗봇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최소화한 채 이메일을 비롯한 다른 서비스로 사용자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무엇 때문일까요? 미디어 업계의 챗봇에 대한 꿈은 이대로 끝나고 마는 걸까요?

검색창이 뉴스봇의 미래가 될 수는 없다

▲ 사용자는 이미 뉴스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며, 능동적으로 소비할 때도 기존 검색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결과가 좋지 않았던 서비스의 실패 원인이야 수백 가지도 말할 수 있겠지만, 뉴스 챗봇의 경우 실패의 원인을 단 하나만 찾자면 포털 서비스 첫 화면과 검색엔진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09년 (*한국 기준) 모바일 플랫폼의 태동 이후 대중의 뉴스 소비는 굉장히 수동적인 형태로 변모했습니다. 대중은 다양한 뉴스매체의 기사 중 그날 가장 중요한 뉴스만을 받아봅니다. 혹은 포털이 분석한 사용자별 관심사에 해당하는 뉴스만을 소비합니다. 미국의 국민 뉴스 앱이라 불리는  ‘쿼츠’의 경우, 이 기능에 더해 모바일 최적화된 간편한 인터페이스와 웨어러블 기기와의 높은 연동성으로 사용자들의 생활에 깊게 파고들었기 때문에 수많은 뉴스 챗봇의 몰락에도 굳건히 챗봇 중심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포털 상에서의 뉴스 소비가 아닌 다른 형태의 뉴스 소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친구들이 공유한 기사를 접할 수도 있고, 실시간 검색어 순위나 SNS 피드를 보고 연관 뉴스를 찾아볼 때도 있습니다. 대규모 스포츠 경기나 선거 등 특정 기간에는 관련 뉴스만 찾아보기도 하고요. 이 때문에 워싱턴포스트는 2016년에 올림픽과 대선 등 특정 이슈와 관련된 챗봇을 출시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러 언론사의 올림픽이나 대선 관련 뉴스를 모은 포털 큐레이션 서비스나 검색 기능, 개인의 RSS 피드보다 어떤 이점을 발휘하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사용자에게 매력을 어필했는지에 대해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뉴스 챗봇에 또 다른 가치를! 2.0 시대를 선언하라

▲ 더욱 친근하고, 사용자가 즐길 수 있는 뉴스 챗봇 2.0이 필요합니다

커머스나 다른 서비스의 챗봇과는 달리, 뉴스 챗봇은 사용자가 기대하는 기능 자체는 완벽히 수행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실패는 다른 것들과는 달리 기능적 한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과감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나 같이 놀 수 있는 친구 역할은 어떨까요? 침대 매트리스 브랜드 캐스퍼(Casper)의 챗봇 ‘인섬노봇-3000’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이 챗봇은 침대에 눕자마자 스마트폰을 켜는 젊은 불면증 환자들을 공략했습니다. 현지 시각 오후 11시에서 오전 5시까지 작동하며, TV 프로그램이나 야식 등의 주제로 사용자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신생 브랜드였던 캐스퍼는 이 캠페인으로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확보하고, 잠이 잘 오는 편안한 침구를 필요로 하는 고객의 전화번호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매체도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심심한 사용자의 니즈를 수집하거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그간 뉴스 챗봇이 일종의 뉴스 검색이나 큐레이션 기능만을 수행하며 이런 기능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으니 좋은 시도가 될 수 있겠죠.

뉴스 미디어 챗봇의 부진에서 한계가 아니라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전에 이미, 신기술 도입 단계에서 대중의 폭발적 기대가 사그라지며 시장에 모종의 회의론이 거론된 사례들을 보아왔습니다. 지금의 회의론 역시 신기술 정착과 새로운 기회 모색을 위한 일련의 단계일 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뉴스 챗봇 2.0 시대를 여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글. 스웨이드 킴(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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