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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팩토리, 리쇼어링을 만들다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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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두 나라 사이에 나타나고 있는 보복 관세는 이들 나라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에는 큰 골칫거리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얼마 전 애플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무역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아이폰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이는 곧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주장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무역 보복 관세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애플의 주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바로 역공에 나섰습니다. 바로 애플의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라는 얘기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만약 애플이 공장을 미국으로 옮긴다면 세금 등 더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라는 자세한 부가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제조업의 국내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리쇼어링’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사항에 직접 드러나 있기도 합니다. ‘아웃 소싱이나 오프 쇼어링과 관련한 지원 법을 종료하겠다’는 내용이 두 번째 공약으로 명시돼 있죠. 리쇼어링은 전통적인 제조 강국으로 알려진 독일이나 일본, 글로벌 공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전 세계 기업들의 제조 공장들을 싹쓸이해갔던 중국도 국가 정책으로 정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조가 경쟁력이다

EU 역시 자국 내 제조 경쟁력 강화를 외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정책 뒤에는 세계 금융 위기나 유로존의 재정 위기, 그리고 브렉시트와 같은 경제 공동체였던 EU의 분열과 선진 각국의 고실업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거 경제 성장과 고임금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값싼 노동력을 얻을 수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겼던 글로벌 기업들 역시 각국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자국의 내수 활성화를 위한 고용 창출의 목적으로 리쇼어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리쇼어링을 고민할 수 있게 만드는 또 다른 부분은 바로 스마트 팩토리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비자의 니즈 역시 과거 획일적인 소품종 대량 생산을 통한 제품에서 개인 맞춤형 제품인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변화하고 있고, 모바일의 발달에 따라 온라인 기반의 온디맨드(On-demand)서비스 역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해외로 나갔던 글로벌 기업들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의 변화에 대응하고 생산성도 올릴 방법을 고민했고, 이에 대한 해답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팩토리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며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국가는 독일과 미국, 그리고 일본입니다. 독일의 경우, 1990년대 통독의 후유증으로 약 10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습니다. 하지만 유로화가 출범하고 제조 기반의 기술 기업들을 통해 이를 극복했는데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5년 스마트 홈 개념을 공장에 적용한 스마트 팩토리를 가장 먼저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을 확대해 2011년 드디어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하였고 지금의 인더스트리 4.0 플랫폼의 개념으로 확장 발전시켜오고 있습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의 목적은 제조업 혁신을 통해 독일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들의 복지에 기여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독일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 자동차와 기계, 그리고 관련 부품 산업을 아우르는 차세대 생산 체제 구축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

이러한 결과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디다스가 독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세운 스피드 팩토리입니다. 원래 아디다스는 2004년부터 ‘마이 아디다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 맞춤 주문 제작 운동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객이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운동화의 색상 조합이나 아주 일부의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수준이었고 제작 기간 역시 6주 이상 걸릴 만큼 그 효율성이나 소비자 만족도 면에서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3년 아디다스와 함께 독일 내 4개의 산학연 기관이 공동으로 운동화의 소재 가공 및 생산 공정과 관련한 연구 개발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뀝니다.

2016년 드디어 해외에서 아웃 소싱을 하던 공장을 독일로 이전하게 되고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스피드 팩토리’를 실제 가동합니다. 지금은 소비자가 자신만의 운동화를 주문하면 5시간 만에 생산이 완료되고, 선택할 수 있는 부분도 기존의 운동화 색상이나 디자인뿐만 아니라 운동화의 갑피, 안감, 깔창, 끈, 뒷굽 형태 및 높이까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

또 다른 사례는 바로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입니다. 이 공장은 이미 거의 모든 시스템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자동화됐는데요. 1,000여 종의 다양한 제품을 연간 1,200만 개 이상 생산하면서 불량률은 100만 개 당 12개 수준으로 굉장히 높은 효율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매일 수집되는 5,0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는 제조 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분석하고 이를 생산 공정 효율성 증대나 품질 증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 효율성과 네트워크 연결을 통한 관리는 직원들의 근무 시간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1989년과 비교했을 때 공장 내 종업원 수는 변화가 없지만 근무시간은 평균 35시간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또한, 공정의 효율적 관리로 소비되는 에너지 역시 비슷한 형태의 기존 공장보다 약 30%가량 낮습니다. 말 그대로 다품종 소량 생산과 높은 생산성과 품질, 그리고 고용 창출과 업무 시간의 효율성까지 모든 것을 갖춘 스마트 팩토리의 교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독일과는 조금 다릅니다. 독일은 정부 주도 하의 스마트 팩토리 정책이었다면 미국은 민간 주도의 스마트 팩토리가 강합니다. 물론, 리쇼어링을 위한 노력은 현재의 트럼프 정부나 이전 오바마 정부 모두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났던 부분입니다. 오바마 정부의 경우, 첨단 제조 파트너십(AMP, 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미국의 지역별 거점을 중심으로 제조 허브를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조 허브에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 등과 관련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해 거점별 해당 지역 대학들과 산학 연계를 지원했죠. 결국 오바마 정부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리쇼어링 정책을 강력하게 펼쳤고 앞서 언급했던 프로그램 외에도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한 2년간 설비 투자 세제 감면 혜택이나 제조업체에 대한 25%의 우대 세율과 같은 직접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 GE의 생각하는 공장

미국 역시 스마트 팩토리의 좋은 사례를 가지고 있는데요. 바로 GE가 운영 중인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입니다. 이 공장은 산업 전문 운영 체계인 프리딕스(Predix, 산업용 IoT 플랫폼)를 기반으로 구축되었습니다. 공장 내 모든 설비와 제품의 정보는 실시간으로 인터넷과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되고 분석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 상황, 제품의 상태, 각각의 생산 기기의 상태 등을 확인하고 문제가 되는 상황을 예측해 작업자에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GE는 도입 3개월 만에 생산성을 25%를 끌어올렸고 지금은 전 세계 450여 개 GE 공장 중 75개를 이러한 생각하는 공장으로 바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앞서 언급했던 미국이나 독일과는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지금까지의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며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임금 수준이 올라가고 경제 성장률 역시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선진국들의 제조업들이 자국으로 회귀하려는 안 좋은 상황까지 맡게 됐습니다. 결국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발생한 빈부 격차나 도농 간의 갈등, 그리고 자국 기업보다는 글로벌 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으로 중국의 고민은 깊어져 가고 있는데요. 일한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 시진핑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한 자국 기업 육성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조 강국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했습니다. 바로 중국이 현재 추진 중인 중국 제조 2025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중국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다양한 IT기술을 공장에 적용해 노동 집약적 산업보다는 최첨단 제조 산업으로 변신을 하겠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해외 기업에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국 기업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이 많이 창출될 수 있는 자동차나 선박, 비행기, 로봇과 같은 기계 산업에서부터 인터넷 서비스, 이커머스, 전자 제품 및 반도체와 같은 첨단 부품 및 서비스 산업까지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 내 지원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산업과 함께 해당 제품의 제조 역시 자국 내에서 진행하고 사물인터넷이나 5G와 같은 차세대 네트워크 및 AR이나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리쇼어링과 일자리, 그리고 스마트 팩토리

사실 우리나라 역시 통신 강국으로 올해 12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 업체와 조선, 자동차와 같은 강력한 제조업체를 보유하고 있죠. 하지만 아직은 이러한 업체들의 리쇼어링이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확인하지 못했고,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로의 공장 이전을 생각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좋은 제품을 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모습이 당연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국내 제조업 발전에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생겨날 스마트 팩토리 역시 많은 양의 공정 데이터나 소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용 창출과 가격 경쟁력 역시 앞으로는 사람에 의한 노동력에서 좌우되는 것이 아닌 공정 자동화와 고부가가치의 개인 맞춤형 제품을 통해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지금까지는 어려웠던 일들이 5G 시대에는 가능할 것이고, 그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 팩토리의 구축이라고 생각됩니다. 5G의 시작과 함께 다시 한번 제조 강국으로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글. 최형욱(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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