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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 기업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유럽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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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F), 아마존(A), 넷플릭스(N), 구글(G) 4대 기업은 ‘FANG’이라고 불리며 현재 글로벌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출처: businessplus)

‘TGiF’를 아시나요? 패밀리 레스토랑 이름을 떠올리실 수도 있겠지만 이는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트위터(Twitter), 구글(Google), 애플의 아이폰(iPhone), 페이스북(Facebook)의 머리글자를 딴말 입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세계 시장을 이끌면서 ‘FANG’이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죠.

앞에서 언급된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글로벌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는 막강한 기업이라는 점, 모두 미국 기업이라는 점 정도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과와는 달리 전 세계로 사업이 확장되면서 각국 정부의 불만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공통점입니다.

특히 유럽은 글로벌 IT기업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지역인데요. 유럽은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지역이지만, 2차 산업혁명부터 최근의 4차 산업혁명까지 모두 미국에 주도권을 내주었습니다. 이후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제조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며 산업을 육성하면서도 정책 분야에서는 미국의 IT 기업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형 IT 기업에 대한 유럽의 규제 전쟁사(史)

▲ 유럽 연합은 미국 IT 기업에 대해 다양한 명목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출처: 서울신문)

미국 대형 IT 기업에 대한 유럽 당국의 공세를 살펴보면 2016년부터 빨라지고 과징금의 수위도 높아졌습니다. 우선 애플을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2017년 8월 아일랜드 정부에 애플로부터 130억 유로(약 17조 968억 원)에 달하는 체납세금을 추징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애플의 유럽 본부가 아일랜드에 위치하는데, 2014년 유럽 지역에서 달성한 이익의 0.005%만을 법인세로 냈다고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조세 회피에 대한 대응이었죠.

애플과 같은 사례는 또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2017년 5월에는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What’s app)’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며 1억 1,000만 유로(약 1,379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EU는 2014년 인수 심사 당시 페이스북이 ‘페이스북과 왓츠앱의 사용자 정보를 자동 결합하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진술했으나, 2016년 8월 왓츠앱은 페이스북과 사용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이용자 약관을 바꾸었다는 점들이 조사 결과 발견됐기 때문이죠.

특히 구글에는 2년간 2번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우선 2017년 6월에 EU는 “2010년부터 구글이 쇼핑 비교 서비스인 자회사 제품에 불법적인 혜택을 줌으로써 검색엔진으로서의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라고 밝히며 과징금 24억 2,000만 유로(약 3조 950억 원)를 부과했습니다. 이 과징금 규모는 2009년 EU가 인텔에 부과한 10억 6,000만 유로(약 1조 3,500억 원)의 2배를 넘어서는 금액이자, 불공정거래 혐의로 부과된 과징금액 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그리고 1년 후 EU는 다시 한번 과징금 역대 최대 규모를 다시 한번 갱신합니다. 2018년 7월, EU가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검색 엔진과 브라우저를 사전 탑재하도록 강제한 것이 반독점 규정 위반이라며 43억 4000만유로(약 5조 6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입니다.

아마존도 EU의 화살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국입니다. 2018년 현재 EU는 아마존의 독과점 금지와 관련한 예비조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예비조사는 아마존이 홈페이지에 입점해있는 소매업체들로부터 얻는 정보를 자사 판매 제품 판매에도 이용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으며,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EU 유럽의회에서 콘텐츠를 통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각 기업에 대한 과징금 조치와 별개로 최근 EU는 법을 제정 및 개정하며 인터넷 플랫폼 회사에 의무를 부여하고 수익을 분배하는 역할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 9월에는 유럽의회에서 디지털 저작권법 초안을 채택하였는데요.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언론사 뉴스 제목을 모아 콘텐츠로 만든 큐레이션 행위도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는 행위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작권 침해 영상을 걸러내고 저작권자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요.

또한 EU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1시간이 게시물 전파를 막을 결정적인 시간대”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융커 위원장이 지칭한 게시물은 극단주의를 선동하거나 지지하는 콘텐츠인데요. EU 집행위원회는 당국이 극단주의 게시물을 표시하면 기업은 해당 게시물을 온라인에서 1시간 안에 지워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연간 글로벌 매출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IT 기업의 반격

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FANG이 아닙니다. 2018년 10월 구글은 EU가 자신들에게 애플리케이션의 선탑재 이슈를 문제 삼아 반독점 행위로 43억 4,000만 유로(약 5조 6,000억 원) 벌금과 시정 조치를 명령하자, 유럽에선 구글 앱에 대해 별도 라이선스 비용을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구글의 앱 유료화 정책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가격을 최대 40달러까지 인상시키는 요인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단말기 업체의 경우 애플과 구글의 앱 마켓을 주로 이용해 왔기 때문에 자체적인 앱 마켓을 구축하지 않은 상황이며, 고객들이 원활하게 앱 서비스를 내려받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기본 탑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내년 2월부터 최대 40달러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된 유럽 단말기 시장은 EU의 과징금 조치가 불러일으킨 새로운 이슈인데요. 유럽의 장군에 대한 구글의 멍군. 내년 2월 구글의 새로운 정책이 적용되는 시기까지 어떤 변화들이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이번사태로 유럽의 미국 IT 기업에 대한 규제의 칼날도 무뎌질지, 아니면 더욱 날카로워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글. 민준홍(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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