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하면 자동으로 내 건강체크를? 헌혈 앱 만드는 SKT 매니저 3인

2019. 02. 15

‘헌혈’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착한 일? 아픈 것? 영화표? 헌혈과 재헌혈 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요즘. 남을 위한 헌혈만이 아니라, 내게도 좋은 헌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인 세 사람을 만났습니다. 주인공은 SK텔레콤의 2년차 매니저인 김광섭, 안혜연, 정주상입니다. 2018년에 입사한 세 사람은 헌혈자의 혈액 데이터를 관리해, 헌혈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맞춤형 건강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죠.

이들의 아이디어는 SKT의 ‘신입 매니저 연수’에서 프로젝트 제안 및 사회적 가치 분야 1위를 수상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최한 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죠. 지금 이들 셋은 본업을 잠시 내려놓고 SKT 사내 스타트업 ‘Red Connect TF’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SKT와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1월 29일 헌혈 앱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만나 ‘헌혈 앱’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또한, ‘나’한테 좋은 헌혈 앱은 과연 어떤 것일지, 함께 확인해보세요

헌혈자 본인에게 좋은 헌혈을 제안합니다

▲ 왼쪽부터 안혜연, 김광섭, 정주상 매니저

SKT Insight: SKT와 대한적십자사가 협약을 체결한다면서요! 여기 계신 세 분이 모여 아이디어를 제안한 결과라던데요.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들려주세요.
광섭: 동기들을 비롯해 많은 분께서 수고했다고 축하해주셨어요. 사업을 많이 진행했던 분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마음 단단히 먹어라”라고 조언해주기도 하셨고요.

주상: 일단 기쁜 마음이 커요. 지난해 내내 논의했던 게 결실을 맺었잖아요. 본격적으로 시작할 환경이 조성됐으니, 설레면서도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돼요.

SKT Insight: 세 분은 어떻게 한 팀이 되었어요?
혜연:
SKT 2018 신입사원 연수에서 만났어요. 그때 팀이 랜덤하게 꾸려지는데요. 다행히도 마음이 맞아서 지금까지 잘 굴러오고 있어요.(웃음) SKT 신입사원 연수에서 사회적 가치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시간이 있는데요. 그때 우리 팀은 ‘헌혈’을 제안했습니다.

▲ SKT 김광섭 매니저

SKT Insight: 여러분이 기획하고 개발을 준비 중인 ‘스마트 헌혈 앱’을 소개해주세요
광섭: 먼저 ‘헌혈’ 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SKT Insight: 영화 표 주는 것…?
광섭: ‘헌혈’에 관한 생각을 물으면 사람마다 다른 답을 말해요. 영화 표 받는 것, 무섭고 싫은 행동, 또는 그냥 안하고 관심없는 것. 정작 헌혈의 본질은 떠올리지 못해요. 그러니까 헌혈을 잘 안 하죠. 설령 한 번 하더라도 열에 아홉은 그만두고 평생 다시는 안하는 거예요.

SKT Insight: 그래서 어떤 고민을 했나요?
광섭: 사람들 머릿 속 프레임 을 바꿀 방법을 생각했어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봤죠. “’헌혈’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왜 헌혈을 그만두세요?”라고요. 묻다보니 이런 답이 돌아오더라고요. “한두 번 정도는 착한 일을 할 수 있지만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기는 어렵다.”고요. 그래서 헌혈자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포인트를 떠올리다가 앱을 기획했습니다.

SKT Insight: 이 헌혈 앱은 헌혈하는 사람 본인에게 어떻게 도움이 돼요?
광섭: 헌혈한 이후 혈액 검사 결과를 꾸준히 누적해서 혈액을 제공한 사람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거죠. 아직 개발 중이라 어떤 건강 정보가 담길 거라고 확정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요. 헌혈한 정보를 바탕으로 헌혈자가 주의해야 할 질환 등등의 정보를 생각하고 있어요.
마침 우리가 속한 SKT는 ICT 기업이니 우리가 이걸 만들자고 제안해서 대한적십자사로 찾아간 거예요.

SKT Insight: 어려움도 없었나요?
광섭: 물론 있었죠. 혈액 정보는 생각보다 꽤 민감한 정보입니다. 그래서 앱을 만드는 우리를 비롯해 헌혈자를 제외한 누구도 정보를 식별할 수 없게끔 보안성을 높이는 논의를 대한적십자사와 논의했어요. 이것만 4~5개월 걸렸어요. 올 1월에 저희 회사와 대한적십자사 간 MOU가 체결됐고, 지금은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는 단계예요.

SKT Insight: ‘헌혈’이라는 소재를 떠올린 계기가 궁금해요.
광섭: SKT 신입사원 연수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사회 가치를 높이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보라는 시간이었죠.
저희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는데 병원에 있다보면 환자들이 많이 수혈을 받습니다. 그런데 혈액이 부족하거나 재고량이 떨어지는 날이 있더라구요. 환자들은 철분을 맞으면 버티곤 했어요. 이 문제를 얘기하니 팀원들도 사회적인 문제로 공감하더라고요.

▲ SKT 안혜연, 정주상 매니저

혜연: 인터넷 헌혈 커뮤니티에도 이런 게시물은 하루 한 건씩 꼭 올라와요. 예를 들면 “친구 어머님이 사고 당하셨는데 지금 당장 수혈받을 혈액이 없어 기다리고 있다.” “너무 간절해서 여기 들어와서 글을 올린다.” 같은 글이요.

SKT Insight: 앱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겠네요.
혜연: 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까지 시도때도 없이 헌혈의 집에 찾아갔어요. 헌혈하고 나온 분을 붙잡고 인터뷰했죠. 저희가 만든 앱 프로토타입(시제품)을 헌혈의 집으로 들고 가서 “이런 서비스 나오면 어떠시겠느냐?”라고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카카오톡으로 오픈카톡방 열어서 헌혈자들 커뮤니티를 관리하고 있어요. 계속 의견을 구하고 데이터를 수집했죠. 저희만 만든 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헌혈하는 분 모두와 함께 솔루션을 같이 만들었습니다.

광섭: 방송 멘트 같다.(웃음)

주상: 최대한 헌혈하시는 분들 목소리를 반영해서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나를 위해 헌혈하도록 도와드릴게요!

SKT Insight: 본업과 헌혈 앱 개발을 병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어요?
혜연: 저와 광섭님은 SKT 이동통신사업부로 입사했고, 주상님은 AI 개발자로 입사했죠. 지금은 원래 입사했던 팀 업무를 잠시 내려놓고 헌혈 앱을 개발하고 있어요.

SKT Insight: 원래 하기로 했던  업무를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주상: 입사 당시엔 개발 쪽으로 커리어를 기대했죠. 초창기 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대부분 기획이다보니 잘 하고 있는 걸까 고민도 들었지만요. 이젠 실제 앱 개발에 들어가는 단계라, 개발 쪽 역량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요.

혜연: 셋 가운데 이 프로젝트를 꼭 하자고 많이 얘기한 사람이 저였어요. 이 때 아니면 못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회사였다면 못할 경험이기도 했고, 저희가 주도적으로 낸 아이디어로 해볼 수 있는 사업이니까요.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자부심도 생기고요.

SKT Insight: 여러분이 개발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최종 목적은 무엇인가요?
광섭: 이 앱이 해결하려는 것은 하나예요. 남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헌혈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죠. 지금 헌혈자 10명 중 9명이 다시는 헌혈을 안 한다면, 그 가운데 자기 건강에 관심 있는 1~2명이라도 재헌혈을 마음먹도록 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SKT와 대한적십자사가 협약을 맺어, 세 사람은 본격적으로 헌혈 앱 개발에 돌입한다고 하네요. 앞으로 이 헌혈 앱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해주세요. 아래 링크는 이들이 만든 헌혈 오픈채팅방입니다. 헌혈 천사 분들이라면 이곳에서 아이디어도 던져 주시고 이야기도 나눠보세요!

사진. 김호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