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에 신뢰를 더하는 블록체인 기술

2019. 06. 13

소유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부동산을 소유했던 시대에서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이 유휴자원을 활용한 공유경제의 시대가 왔죠. 고민하고 사서 오래 쓰는 대신, 쉽게 구매한 후 짧게 즐기고 중고장터에 내놓기도 합니다. 이렇게 소유를 넘어 소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은 분명 효율적이고 제한된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누리게 해줍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더 커집니다. 내가 탑승하려는 자동차 운전자가 범죄자임을 숨길 수도 있고, 중고장터에서 휴대폰을 구입했더니 도난당한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봉착한 위험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네트워크 안의 각 참여자가 위변조할 수 없는 장부를 나눠 갖는 생태계, 블록체인 시스템입니다.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 더 믿을 수 있게

▲ 일본의 유명 중고거래 업체 메루카리가 공개한 프로젝트 ‘메루카리X’

앞서 말한 새로운 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일본의 중고거래 업체 ‘메루카리’를 살펴봅시다. 메루카리는 편의점에서 익명으로 중고물품을 발송할 수 있는 모바일 중고거래 서비스를 통해, 일본 중고거래 시장과 함께 성장한 기업입니다. 최근 이 기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한 ‘메루카리X’라는 프로젝트로 안심 중고거래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2018년 11월, 메루카리가 밝힌 중고거래의 신뢰 구축 방안을 소개합니다. 우선 한 번 기록되면 해킹 등을 통해 쉽게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이용해, 사기거래 등 불량 사용자 기록을 적재하고 소비자가 추적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자체 암호화폐 메루코인과 결제 시스템 메루페이로, 모든 거래대금이 자동으로 지급되고 그 기록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제 3자의 개입 없이도 물건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죠.

비용은 더 저렴하게, 생활은 더 고급스럽게

▲ 블록체인을 통해 축산물은 사육과 생산 단계부터 기록을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소비뿐만 아니라, 기존의 소비도 더 저렴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줍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서 모두가 가지고 있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기록을 남기고 대금이 자동으로 지급되도록 하면,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소비생활이 가능합니다. 부동산거래를 예로 들면 매매 당사자가 공인중개사에게 수수료를 내고 대금을 보호할 필요도 없고, 등기부등본을 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스무 살 어린 친구들도 부동산 사기 매물에 속을 위험을 덜 수 있죠.

이번에는 식품의 예를 볼까요? 2008년 중국의 가짜 소고기, 가깝게는 2017년 전세계의 살충제 계란 파동이 있었죠. 특히 문제는 유통이었는데요. 식품이 어느 곳에서 생산되고, 어느 곳을 거쳐 유통되었는지 추적이 어렵습니다. 또한 원산지 표기, 공법 등도 위조하기 쉬워 식품 문제가 터지면, 주부들의 막연한 공포와 불신이 이어지곤 했습니다. 2018년, IBM이 블록체인 기술을 유통에 적용한 ‘IBM 푸드 트러스트’를 내놓고, 다양한 식품 및 유통업체들과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죠. 소비자들은 이 기술이 적용된 식품을 접했을 때, 원산지와 유통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보험사 중안보험 역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던져줍니다. 중안보험은 2016년 닭 농장에 블록체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했는데요. 이 시스템에서는 닭의 사육환경과 활동 등, 모든 것이 기록되어 보존됩니다. 가령 유기농 상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생산부터 유통과정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어, 가짜 유기농 상품은 시장에서 사리지게 됩니다. ‘인삼을 먹여 키운 닭’, ‘자연방목 소’가 실제로 그렇게 사육되었는지 추적할 수도 있고요. 즉, 블록체인 기술은 안전을 넘어 프리미엄 상품의 신뢰성을 높여줍니다.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열어줄 5G 시대

▲ 다가온 5G 시대는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줄 것입니다

지금까지 블록체인이 열어줄 미래를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수천 수만의 축산 농가, 부동산 등기장부, 중고 거래 플랫폼의 거래가 동시다발적으로 기록되고 수시로 확인된다면 어떨까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통신망을 타고 흘러야 합니다. 게다가 블록체인의 경우 생태계 내의 참여자가 가진 장부에 모두 같은 내용이 기록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더 우려되겠죠.

결국 성공적인 블록체인의 운영을 위해서는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댐에 저장된 물처럼 준비되어 있는데, 인프라라는 물길이 준비되지 않아서 흐르지 못할 수도 있겠죠. 블록체인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적재할 곳과, 무엇보다도 그 적재된 데이터를 빠르고 지연 없이 활용할 수 있는 통신망이 필요합니다. 다가온 5G 시대가 블록체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거라고 기대해봅니다.

글. 스웨이드킴(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