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2019. 08. 02

우리는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짜뉴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죠. 가까운 예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한일 무역갈등과 관련하여 “핵무장한 남북통일 조선의 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같은 일본의 우익성향 언론들이 양산하고 있는 혐한 가짜뉴스나,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관광비자로 입국 가능했다” 같은 시사성 가짜뉴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가짜뉴스가 급격히 확산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가짜뉴스의 제작 및 확산 측면에서는 인터넷을 위시한 정보기술의 발전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팽창을 들 수 있습니다. 뉴스의 생산자 및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개별 사용자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통해 손쉽게 컨텐츠가 퍼져나가는 소셜미디어의 본질적 특성은 가짜뉴스가 난무하기 적당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진보된 정보기술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온라인상의 뉴스 혹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된 반면,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기존 매체의 전반적 신뢰성이 저하된 점 등이 가짜뉴스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가짜뉴스를 수용하는 사용자 측면에서는 하버드 대학의 선스타인 교수(Cass R. Sunstein)가 그의 저서 ‘On Rumors’ 와 ‘Going to Extremes’ 를 통해 제시한 사회적 폭포효과와 집단 극단화 현상을 가짜뉴스의 확산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폭포 현상은 앞선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지인이 어떤 뉴스를 믿으면 자신도 그 뉴스를 믿게 되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집단 극단화 현상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교류를 하다 보면 해당 집단 내에서 공유되는 견해를 중심으로 더욱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주로 거짓과 편향된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된 가짜뉴스를 접할수록 자신의 기존 생각에 확신을 줄 수 있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확증편향’ 을 심화시키게 되며, 결과적으로 더더욱 빠른 속도로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가짜뉴스의 나비효과?


▲가짜뉴스에 등장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

가짜뉴스가 가져올 수 있는 일차적 폐해로는 우선 특정 의도를 가진 자들의 악의적 선동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나타났던 “힐러리가 테러 단체인 이슬람국가에 무기를 팔았다”,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 등의 가짜뉴스 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서두의 일본 우익성향 언론의 혐한 가짜뉴스도 자국은 물론 국제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동함으로써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짜뉴스는 계층 간, 이념 간 양극화를 심화시킴으로써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사회불안을 가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가짜뉴스를 접하는 대부분의 대중이 뉴스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데이터의 원출처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적절한 능력과 시간이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짜뉴스를 제작 및 유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과 인터넷 상 데이터의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익명성을 악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국내외에서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해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의 중장기 연구과제 중 하나인 카이스트 전산학부의 차미영 교수팀의 AI를 활용한 가짜뉴스 탐지 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가짜뉴스 사례와 진짜 뉴스 사례를 수집한 이후, 단어, 어절 등 각각의 뉴스에 담긴 정보 패턴을 중심으로 AI를 학습시키고, 학습을 통해 도출된 알고리즘에 포함된 50여 개의 기준에 따라 가짜뉴스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개발 중인 ‘Hoaxy’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져 있는 뉴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을 시각화하여 제공함으로써 가짜뉴스의 판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은 ‘Hoaxy’ 플랫폼 상에서 보이는 트위터의 콘텐츠 네트워크로 파란색은 정상적인 콘텐츠, 노란색 혹은 갈색은 비정상적인 콘텐츠 내지 가짜뉴스를 의미합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개발중인 가짜뉴스 판별 플랫폼 ‘Hoaxy’ ⓒhoaxy.iuni.iu.edu


▲ ‘Hoaxy’ 플랫폼 상의 트위터 콘텐츠 네트워크로 파란색은 정상적인 콘텐츠, 노란색 혹은 갈색은 비정상적인 콘텐츠나 가짜뉴스를 의미 ⓒhttp://cnets.indiana.edu

기술적 노력뿐만 아니라 가짜뉴스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뉴스 내지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의 노력 역시 중요합니다. 영국의 BBC를 비롯한 전 세계의 다양한 언론사에서는 가짜뉴스를 식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내지 체크리스트를 제공합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가 동아일보와 함께 뉴스에 대한 대중의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한 다음과 같은 가짜뉴스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였다.

– 언론사명, 기자 이름, 작성일이 나와 있나
– 실체를 알 수 있는 전문가 의견이 실려 있나
– 믿을 만한 언론사에서 나온 기사인가
– 기사나 글을 처음 접한 곳이 어디인가
– 참고자료의 출처가 분명한가
– 예전에도 본 적이 있는 글인가
– 공유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은가
– 상식에 어긋난 내용이 포함되어 있나
– 한쪽의 입장만 나와 있나
– 기사 제목이 자극적인가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한 현명한 방법

가짜뉴스를 식별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최종적으로 콘텐츠 내지 뉴스를 받아들이는 당사자는 우리 자신입니다. 가짜뉴스가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폐해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일상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콘텐츠 및 뉴스의 출처와 사실 여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생활 속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일차적으로 건전한 여론과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또한, 가짜뉴스로 여론을 왜곡하고 편익을 취하려는 자 혹은 집단이 미디어 생태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 방안이 될 것입니다.

글. 구윤모 박사(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