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복고 돌풍! SNS를 장악한 뉴트로 트렌드

2019. 09. 06

혹시 ‘사이버 탑골공원’을 아시나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방영된 SBS ‘인기가요’를 24시간 라이브 스트리밍하는 유튜브 채널에 붙은 별명인데요. 해당 채널에는 만여 명이 훌쩍 넘는 시청자들이 과거 영상을 함께 보며 라이브로 채팅을 즐깁니다. 당시 인기가요의 주 시청자층이던 세대들이 한곳에 모여 옛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마치 탑골공원의 모습 같아서 붙여진 별명이죠.

복고 트렌드가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경제성장기에 자라난 7080세대에게 좋았던 과거를 연상시키며 어필하는 콘텐츠는 지금까지 종종 성공한 바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가 소비의 주축이 되면 또 다른 복고 콘텐츠가 등장하겠죠. 지금까지 복고는 수시로 등장하고 곧잘 사라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새로운 복고 흐름인 뉴트로(New-tro)는 살짝 다릅니다. 뉴트로는 새롭다는 의미의 뉴(New)와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의 합성어인데요. 복고가 단순히 특정 세대만 겨냥하는 문화적인 트렌드였다면, 뉴트로는 타깃 세대뿐만 아니라 더 어리거나 나이든 세대도 함께 과거의 문화를 향유합니다. 앞서 말한 사이버 탑골공원 역시 해당 세대뿐만 아니라 1020세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체 무엇이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 세대를 레트로 감성으로 이끈 걸까요?

SNS를 타고 더 힙해진 뉴트로 트렌드

▲ 젊은 세대에게 ‘사이버 탑골공원’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SBS의 인기가요 유튜브 채널

젊은 세대는 뉴트로 스타일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합니다. 그 중심에는 SNS가 있습니다. SNS에서 해시태그 ‘#힙지로’라고 검색하면, 마치 홍콩이나 동남아에서 찍은 듯한 이국적인 사진이 가득 나옵니다. ‘힙지로’는 을지로의 낙후된 골목이 오히려 힙한 감성을 지녔다고 붙여진 별명이죠. 해당 사진을 살펴보면, 50, 60대가 즐겨 찾을 법한 낡은 골목에서 블링블링한 스트리트 패션을 자랑하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마케터들이 연령/성별로 타깃을 분류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합니다. 뉴트로 트렌드를 살펴보면 이 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SNS의 등장 이후,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같은 취향을 향유하는 문화에 익숙해졌습니다. 같은 취미 그룹에서는 다른 연령대, 다른 성별이나 계층의 사람을 쉽게 만나볼 수 있죠. 뉴트로 문화는 바로 세대 간의 접점을 마련해, 서로 더욱 친밀감을 쌓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뉴트로, 즐거움에서 시작된 세대 통합

▲ #뉴트로(왼쪽)과 #나훈아(오른쪽) 해시태그를 사용한 인스타그램 검색

2011년 MBC ‘놀러와’의 7080 특집, 2015년 영화 ‘쎄씨봉’ 개봉 등 이후, 젊은 세대는 부모님, 삼촌 세대와 함께 복고 문화를 즐기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포크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옛 음악을 다루는 공연과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죠.

‘엄마와 딸이 함께 갔는데 딸이 미쳐서 돌아온다’는 화제의 공연,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젊은 세대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가수 나훈아 공연입니다. 최근 나훈아의 전국 콘서트가 회차마다 매진되고 있는데요. 1020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에 ‘#나훈아’를 검색하면, 예상과 달리 요즘 팬 문화와 유사한 젊은 감각의 패러디 콘텐츠, 팬덤 굿즈 등이 나옵니다. 젊은 세대들이 효도를 위해 억지로 콘서트에 간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 문화를 향유하며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이제 뉴트로 트렌드는 세대의 벽을 넘나들며 즐거움의 가치를 함께 공유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복고 문화를 즐기면서 뉴트로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물론 뉴트로는 지금의 1020세대에게 단순히 익숙하지 않은 옛것이라, 새로운 놀 거리 정도로만 비춰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기존의 복고와 달리 세대 간의 장벽을 허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지금의 뉴트로 트렌드가 놀 거리를 넘어 세대끼리 소통하는 수단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봅니다.

글. 스웨이드킴(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