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새로운 미래를 활짝 펼치다

2019. 09. 25

올해 초 판매 예정이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일정보다 반년 정도 늦어진 끝에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리뷰어들에게 사전 배포했던 기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상용화 시기가 늦춰졌는데요. 문제를 해결하느라 늦어진 제품을 드디어 출시하면서,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폴더블 시대를 열었습니다.

아직 갤럭시 폴드는 제한 수량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은 상상을 넘어서는 상황입니다. 예약 판매는 불과 수십 분 만에 마감되었고, 수십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중고 제품으로 거래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게다가 IT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제품을 받아본 이용자들에게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죠.

본격적인 폴더블폰의 등장으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에 대한 논의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애플이 2007년 처음 선보였던 전면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바(bar) 형태의 폼팩터는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를 선언했었죠. 하지만 이제 주류 스마트폰의 형태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렇다면 폴더블폰은 어떻게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게 됐을까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다

▲ 혁신의 바람을 몰고온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폴더블폰은 말 그대로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입니다. 평소에는 접혀진 상태로 이용하다가 필요할 때 책처럼 화면을 펼쳐서 넓은 화면의 기기로 이용하는 방식이죠. 사실 이런 컨셉은 오래전 SF 영화 등에서 등장할 만큼 익숙합니다. 다만 이제서야 본격적인 상용화 시대를 맞이하게 된 셈이죠.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현재 침체기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조사들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2.3% 감소했습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신규 단말 구매 욕구를 자극할 무언가가 필요했죠. 그 방안 중 하나로 기존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폴더블폰으로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하는 중입니다.

또한 동영상이나 게임 등의 콘텐츠를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면서 넓은 화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계속 커지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초기의 스마트폰이 4인치 또는 그보다 적은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는데, 그 크기가 점차 커지면서 최근에는 6인치 대의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마트폰이 일반화됐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들고 다니는 모바일 기기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화면 크기를 키울 수는 없었죠. 이 때문에 노치 디자인으로 대표되는 베젤리스(bezel-less) 트렌드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폴더블폰은 지금보다 더 큰 화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폴더블폰이 등장한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는 상용화할 만큼 기술 혁신이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제품 개발을 어렵게 했던 디스플레이 패널, 필름, 기판, 배터리, 경첩 역할을 하는 힌지(hinge) 구조 등의 관련 기술들이 충분히 발전했습니다. 상상 속에서만 등장했던 컨셉이 최신 기술을 통해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단계까지 온 셈입니다.

깃발을 꽂은 삼성전자, 경쟁은 이제부터

▲ 2008년에 공개된 폴리머 비전의 폴더블 전자책 리더기 ‘리디우스’ (출처 : 폴리머 비전)

삼성전자가 최초의 폴더블폰 출시 업체는 아닙니다. 지난 해 10월 중국의 로욜이라는 업체가 세계 최초의 상용 폴더블폰인 ‘플렉스파이’를 선보였습니다. 사실 로욜에 앞서 폴리머 비전이라는 업체는 이보다 한참 앞선 2008년에 화면을 펼쳐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전자잉크 적용 ebook 단말기인 ‘리디우스’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회사는 매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올해 초 제품을 공개하고 이제 판매를 시작했죠. 삼성전자는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개발을 본격화해 완성도를 높여왔으며,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라는 점에서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 세계 최초의 상용 폴더블폰 로욜의 ‘플렉스파이’ (출처 : 로욜)

이 외에도 상당히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올해 초 폴더블폰 ‘메이트 X’를 공개했던 중국 화웨이는 일정이 늦어졌지만 올해 말까지는 출시한다는 입장입니다.

모토로라는 과거에 큰 성공을 거두었던 휴대폰의 이름을 차용한 ‘모로토라 레이저 2019’를 폴더블폰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샤오미는 좌우 양 측면이 접히는 컨셉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컨셉 제품을 출시하거나 특허를 출원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플 역시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애플이 강화유리 업체인 코닝에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한 소식이 알려졌는데, 이는 폴더블 아이폰 개발을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업체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폴더블폰 경쟁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 제조사별로 접근법은 상이할 수도

▲ 바깥쪽으로 펼치는 아웃폴딩 방식을 택한 화웨이의 ‘메이트 X’ (출처 : 화웨이)

여러 업체들이 폴더블폰 시장에 들어왔지만 각 업체들의 접근법은 상이합니다. 삼성전자는 일반 책처럼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을 채택했지만, 화웨이로 대표되는 상당수의 중국 업체들은 바깥쪽으로 펼치는 아웃폴딩 방식을 택했죠. 각 업체들이 보유한 기술적 역량도 천차만별이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실 폴더블폰은 이제 막 등장하기 시작한 기기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어떤 형태를 원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아직은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을 펼쳤을 때와 접었을 때 어느 정도의 화면 크기를 원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일반 스마트폰의 형태와 크기는 제조사에 따라 큰 차이가 없이 비슷하게 수렴하고 있지만, 이제 시장에 등장할 폴더블폰은 서로 다른 형태와 크기로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폴더블폰을 실제로 접해보면서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 최적의 형태에 대한 학습이 이뤄지겠죠.

또한 폴더블폰으로 작은 화면과 큰 화면을 동시에 시청하면서, 소비자들의 사용 경험도 변화할 것입니다. 즉, 콘텐츠와 서비스 시장도 폴더블폰의 형태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먼저 펼쳤을 때 넓은 화면에서는 동영상이나 게임과 같은 콘텐츠가, 접었을 때 좁은 화면에서는 업무용 모바일앱 서비스가 화면 크기에 맞춰 제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폴더블폰은 아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단시일 내에 대중화되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연초에 예상되었던 규모의 1/4 수준인 40만대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력에 시장규모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폴더블폰이 대중화되면 또 다른 형태의 스마트폰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가령 LG전자가 선보였던 둘둘 접히는 롤러블 TV처럼 스마트폰도 향후 롤러블 디스플레이 또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죠.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일부 제조사들이 디스플레이의 유연성을 더 발전시킨 제품을 개발한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폴더블폰이 미래 스마트폰 시장에 어떤 신선한 돌풍을 불러일으킬지 기대해봅니다.

글. 투혁아빠(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