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에 더 면밀히 살펴봐야할 디지털 소외계층

2019. 09. 27

“아침 6시.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알람이 울린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 거울 앞에 서자 내가 마주하고 있는 거울이 체온, 혈압 등 나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보여준다. 나의 건강 상태 데이터는 주치의에게 전달된다. 씻고 나오자 오늘의 날씨와 캘린더에 입력된 나의 일정을 반영하여 알맞은 옷을 추천해준다. 외출 준비가 끝났을 무렵 커피머신은 적절한 타이밍에 커피를 내려주며, 나는 커피를 들고 어느덧 익숙해진 자율주행차에 타 이동 시간을 즐긴다. 나이가 들어 때론 운전하기 부담스러웠는데, 세상이 참 편리해졌음을 새삼 느낀다.”

초저지연성, 초연결성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5G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등 지능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기술의 혜택을 누구나 손쉽게 누릴 수 있을까요? 5G 시대에 새롭게 나타날 수 있는 혹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는 정보격차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스마트 가전, IoT 기기, 자율주행차가 있으십니까?

『2018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인터넷 이용률 91.5%, 만 6세 이상 인구의 스마트폰 보유율 91.0%로 물리적 형태의 접근격차는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국민의 정보화 수준을 100%로 가정했을 때, 정보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장애인, 장노년, 저소득, 농어민의 정보화 수준 역시 90% 이상으로 근접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하는 접근격차는 5G 시대에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우선 누구나 손쉽게 누릴 수 있는 5G의 혜택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기존의 접근격차의 정도를 좌우하는 매체가 인터넷이 가능한 PC와 스마트폰 등 미디어로 한정되었다면, 향후에는 보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정보통신기술 환경 내지 인프라에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IoT 기기,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등을 들 수 있는데요. 공유의 가치관보다 소유의 개념이 우선시되는 한 경제적 수준의 차이가 새로운 기술 이용에 대한 기회 차이를 야기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일상생활에서의 기술 활용을 넘어 사회적 계층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스마트 가전, IoT 기기, 자율주행차 등 사용법을 아시나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정보격차의 양상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위해 필요한 개개인의 능력(skill or competency)에 따른 부분입니다. 인터넷,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디지털 기기가 다양해지고,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자주 접하지 못하는 이용자에게는 사용 방법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963년 이전에 출생한 장노년 3,875명 중 63.8%가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4.1%는 로그인이 필요 없는 수준에서 정보검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계정을 이해하는 집단은 10.8%,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비율은 11.2%로 나타났습니다(오주현, 2017). 고령층이 인터넷뱅킹이나 온라인 기차표 예약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5G 시대의 이용능력 격차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우선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는 대다수의 디지털기기가 스마트폰과 연동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스마트 미디어 이용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더불어 향후에는 신체부착형 웨어러블 기기, 지문인식, 홍체인식 등의 기술을 통해 고령층이 어려움을 느끼는 온라인 계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 데이터 업로드/다운로드 절차의 간소화를 비롯한 이용자의 편이성이 향상된다면 이용 능력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스마트 가전, IoT 기기, 자율주행차 등은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인터넷이 커뮤니케이션이나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사용될 당시에는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부정적 영향은 미미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뱅킹이나 쇼핑 등 일상생활 곳곳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사용여부에 따른 격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즉,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의 가격비교를 통해 저렴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 반면,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소매점에서 더 비싼 값을 주고 동일한 상품을 구입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5G 기반의 지능정보기술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이나 건강관리와 같은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IoT 기기를 통해 질병예방 및 원격진료의 혜택이 증가하는 만큼 활용에 따른 격차의 양상이 교육 격차, 건강 격차, 궁극적으로 삶의 질 격차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5G, 지능정보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정보격차와 관련된 기존 연구와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성별, 연령, 학력, 인종, 경제수준 등의 인구사회학적 요인이 정보격차의 정도와 이용 행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져 왔습니다(DiMaggio, Hargittai, Celeste, & Shafer, 2004). 이러한 요인은 5G 시대에도 역시 IoT,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득과 학력 수준 등에 따라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기기와 관련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결정되고, 나아가 삶의 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정보격차로 인한 불평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혜안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상용화되고 있는 대부분의 IoT 나 AI 기기가 스마트폰과 연동되고 있는 만큼 개인 수준에서의 스마트 미디어 기반 역량 강화 교육이 지속되어야 하며, 사회적 차원에서 디지털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5G를 비롯한 정보통신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정보화진흥원(2018). 2018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오주현(2017). 장노년층의 사회적 관계와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관한 연구: 세대 내 정보격차 조명과 세대 간 보완 관계의 효과. 연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DiMaggio, P., Hargittai, E., Celeste, C. & Shafer, S. (2004). Digital Inequality: From unequal access to differentiated use. In Social inequality. Edited by Kathryn Neckerman. New York: Russell Sage Foundation. 355-400.)

글. 오주현 박사(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