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택시’가 몰고 온 자신감과 자유로움

2019. 11. 22

청각장애인이 택시 기사로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고요한 택시’ 애플리케이션. SKT의 티맵 택시와 사회적 기업 ‘코액터스’가 함께 손잡고 선보였는데요. ‘고요한 택시’를 직접 운전하는 택시 기사님들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요? 또한, ‘고요한 택시’는 기사님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오늘은 서울에서 ‘고요한 택시’를 운전하는 ‘여성 1호’ 신연옥 기사님과 ‘서울시 1호’ 이대호 기사님을 만나봤습니다. 기사님들은 ‘고요한 택시’를 통해 자신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과연 무엇이 바뀌었는지 함께 들어보세요.

SKT Insight: 언제부터 ‘고요한 택시’를 운전하셨어요?

▲ ‘고요한 택시’의 서울시 1호 이대호 기사

이대호: 택시를 운전한 지 2년 3개월 째예요. 청각장애인은 택시를 운전할 수 없다는 얘기를 줄곧 들으며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고요한 택시’ 광고를 봤거든요.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었죠.

그 뒤부터 택시 기사 시험을 준비해 합격했어요. 한국농아인협회에서 직업 재활을 담당하는 이민정 선생님의 주선으로 ‘고요한 택시’ 일자리를 알아봤지요. 청각장애인 기사를 받아줄 운송 회사를 찾던 끝에 신신기업에 들어왔어요.

▲ ‘고요한 택시’의 여성 1호 신연옥 기사

신연옥: 저는 5개월 차 택시 기사예요. 날짜도 정확히 기억해요. 6월 25일에 시작했죠. 그전까진 장애인복지관에서 오랫동안 일했어요.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지만, 일자리가 별로 없었어요.

‘고요한 택시’ 기사가 되기 전엔 걱정이 앞섰어요. ‘여자인 내게 위험한 일은 아닐까?’ 하고요. 그러나 막상 일을 시작하니 두렵지 않았어요. 주위에선 일 잘한다고, 대단하다고 칭찬해주셨어요. 자신감도 더 커졌어요.

 

 

SKT Insight: 택시 기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셨는데요. 두 분이 생각하는 택시 운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신연옥: 일반 회사라면 소통이 어렵고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에 있어야 해요. 하지만 택시 기사에겐 자유로움이 있어요.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가 없어요. 승객께서 “어디 가주세요!” 하면 목적지로 곧장 가면 돼요. 게다가 운전은 제 취미예요. 운전에 능숙하기도 하고요. 도로가 막힌다면 한쪽에 차를 세워놓고 커피를 마시며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다가 다시 운전대를 잡아요. 이런 자유로움이 좋아요.

이대호: 7년 전에 공장에 다닌 적이 있어요. 비장애인 사장님과 일했는데 장애인 차별이 많았어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청각장애인은 승진이 어려웠어요. 저보다 늦게 온 비장애인 직원들은 저보다 빨리 승진했고요.

하지만 택시 운전은 그런 차별이 없잖아요. 열심히 운전하면 되니까요. 고요한 택시’ 시스템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소통하는 방법도 생겼으니 이제 더할 나위가 없죠. 게다가 서로 웃는 모습으로 마주하다 보면 마음이 열리는 느낌이 들어요.

‘고요한 택시’ 내부 모습 1

‘고요한 택시’ 내부 모습 1

SKT Insight: ‘고요한 택시’를 처음 본 승객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세요? 신연옥: 대단하다고 말하는 손님이 많이 계세요. 손님과의 대화도 실시간 자막으로 떠요. 이런 시스템이 없을 땐 사람들 눈치를 많이 봤어요. ‘나 욕...

‘고요한 택시’ 내부 모습 2

‘고요한 택시’ 내부 모습 2

SKT Insight: ‘고요한 택시’를 처음 본 승객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세요? 신연옥: 대단하다고 말하는 손님이 많이 계세요. 손님과의 대화도 실시간 자막으로 떠요. 이런 시스템이 없을 땐 사람들 눈치를 많이 봤어요. ‘나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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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한 택시’ 내부 모습

SKT Insight: ‘고요한 택시’를 처음 본 승객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세요?
신연옥: 대단하다고 말하는 손님이 많이 계세요. 손님과의 대화도 실시간 자막으로 떠요. 이런 시스템이 없을 땐 사람들 눈치를 많이 봤어요. ‘나 욕하는 것 아닌가?’ 하고요.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서 괜찮아요.

이대호: 신기하다고도 많이 말씀하시죠. 어떤 승객분들은 “감사합니다.”를 수화로 하시며 내리시기도 해요. 글자로 써주시거나 말로 하시기도 하죠.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어느 날은 목적지까지 도착했는데 승객이 제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셨어요. 그러더니 슈퍼에서 빵이랑 주스를 사서 건네며 인사하고 가셨어요. 정말 고마웠어요.

▲ ‘고요한 택시’ 신연옥 기사

SKT Insight: ‘고요한 택시’ 기사가 되신 후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신연옥: 대단하다고 주변에서 말해요. 오히려 아들딸은 제게 “안 무서워?”라고 물어보죠. 그럼 전 이렇게 대답해요. “내가 무서우면 일 안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 (웃음)”

SKT Insight: 내가 청각장애인이기에 이것만큼은 남보다 훨씬 자신 있다는 점이 있다면요?
신연옥: 시야가 넓어요. 눈치도 빨라요. 우리는 보는 훈련을 많이 했어요. 특히 택시 기사는 보는 업무잖아요. 차를 운전할 때도 시야 폭이 훨씬 넓어요. 앞, 뒤, 옆을 훨씬 더 잘 살피죠.

이대호: 사람들은 우리가 돈을 조금만 버는 줄 알아요.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편견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도 듣는 사람들 못지않게 수입을 올려요. 청각장애인도 충분히 수입을 올릴 만큼 잘 운전하고 능력이 있으며 열심히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SKT Insight: ‘고요한 택시’는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신연옥: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목적도 있지만요. 저는 비장애인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비록 제가 장애인이지만, 저도 똑같이 운전하고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요. 청각장애인이건 듣는 사람이건 손발 있는 것은 모두 똑같아요. 할 수 있는 일도 같아요. 우리에게도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택시 운전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청각장애인과 소통이 안 될 거라는 생각을 버려주면 좋겠어요. 열심히 노력하고 밝은 미소로 마주하면 서로 마음이 전달될 거예요.

SKT Insight: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을 들려주세요.
신연옥: 일을 하고 싶어도 소통 문제로 거부당하거나 일자리를 못 찾는 청각장애인이 많아요. 특히 택시 기사가 되려면 시험을 봐야 하잖아요. 청각장애인이 문자로 시험 보기란 정말 쉽지 않아요. 지금 일반 운전면허 시험은 수화로도 볼 수 있는데요. 택시 기사 시험도 청각장애인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바뀐다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고요한 택시’의 ‘여성 1호’ 신연옥 기사님과 ‘서울시 1호’ 이대호 기사님을 만나봤습니다. 다음에 ‘고요한 택시’에 탑승하시면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그리고 내릴 땐 왼쪽 팔을 오른손으로 두드려 보세요. 기사님들이 참 좋아하실 거예요. “수고하셨어요.”라는 뜻의 수화거든요! 그럼, 앞으로도 ‘고요한 택시’ 응원 부탁드려요.

사진. 전석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