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촬영감독 홍경표의 영화들

2020. 02. 25

우리나라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빛의 장인’ 홍경표 촬영감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람의 눈으로도 포착하기 어려운 빛을 포착해 스크린에 구현한다는 평을 받는 홍경표 촬영감독. 빛이 들어오는 각도까지 계산해 장면을 포착하는 장인 정신으로 정평이 나 있죠. 오늘은 그가 촬영한 영화 4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모두 Btv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

원하는 빛이 올 때까지 계속 찍는다, <곡성>

2016년 스크린을 뜨겁게 달군 영화는 바로 <곡성>입니다. 그해 대종상 영화제에서 5관왕을 차지했고,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도 ‘최우수 촬영상’ 등을 거머쥔 화제작이었죠.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그림과 빛이 담겼다”고 홍경표 촬영감독이 스스로 평했던 <곡성>. 이 영화에선 빛을 어떻게 쓸지 미리 계획하지 않고 현장의 ‘즉흥성’에 맡겼습니다. 틈틈이 산을 올라가서 해가 뜨며 지는 빛을 담았고, 원하는 빛을 카메라에 담을 때까지 계속해서 찍었다고 하네요.


홍경표 촬영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곡성>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엔딩에서 일광(황정민)이 종구(곽도원) 집으로 찾아가는 장면”을 꼽았습니다. 어스름한 새벽이 담겨야 했으나 촬영 여건 때문에 원래는 밤에 찍으려 했던 장면이었는데요. 홍경표 촬영감독과 나홍진 감독은 새벽에 찍기를 감행했습니다. 결국은 새벽의 쓸쓸하면서도 슬픈 자연광을 스크린에 담아내기에 성공! 그걸 보며 쾌감을 느꼈다고 하네요.

시나리오에 어울리는 자연광을 찾아낸다, <버닝>

2018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 이 영화 역시 홍경표 촬영감독의 손을 거쳤습니다. <버닝>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알바생 종수(유아인)는 배달하러 갔다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았던 해미(전종서)를 만나죠. 해미에게서 정체를 모를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며 일어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홍경표 촬영감독에게 <버닝>의 핵심 조명은 ‘빛’이었습니다. “시나리오에 맞는 자연광을 찾아 그 순간을 담아내려 노력했다”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죠. 음산하고 스산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를 구현해낸 것은 CG 없이 최대한 사실적인 촬영을 위해 빛을 기다린 홍경표 촬영감독의 ‘완벽주의’의 힘인지도 모릅니다. 해 뜰 녘과 저물녘,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화면 구성을 선보입니다.

스포츠 영화의 전율을 담는다, <국가대표 2>

영화 <국가대표 2>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우리나라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불가능한 도전을 그린 영화입니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였다가 탈북한 리지원(수애), 금메달 따려다 같은 팀원을 밀치고 국민밉상이 된 쇼트트랙 선수 박채경(오연서), 아이스하키협회 경리로 일하다가 시간 외 수당을 벌기 위해 나온 미란(김슬기) 등 자기만의 사연이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홍경표 촬영 감독은 스포츠 영화의 감동과 긴장감을 구현하고자 고속 카메라와 드론을 촬영장에 배치했습니다. 또한, 영화 속 경기마다 동영상 콘티를 섬세하게 계획하고 작업해 다채롭고도 생생한 영상미를 이뤄냈습니다. 특히 후반부의 아이스하키 경기 장면은 백미로 꼽히는데요. 실제 경기를 보는 것 같은 스릴과 감동을 전합니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스포츠 영화의 전율을 느껴보고 싶다면, <국가대표 2>를 놓치지 마세요.

깊은 바다의 색감까지 살린다, <해무>

24회 부일영화상 촬영상, 35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금상 등 2014년에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영화 <해무>. 강렬하면서도 생생한 이미지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죠. 이 또한 빛을 향한 홍경표 촬영감독의 집념이 한껏 발휘된 영화입니다. 망망대해 위 해무 속에서 움직이는 ‘전진호’를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들어갔을까요?

<해무>의 촬영이 쉽지 않았던 이유는 장비부터 사람까지 모든 것이 흔들리는 갑판 위에서 촬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바다 색깔은 일조량과도 연관이 있어 각도나 색감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전하기도 했죠. 그러나 깊은 바다의 색감을 살리고 영화의 현실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거제도, 여수, 마산, 부산 등 한겨울 수심이 가장 깊은 바다를 찾아 해상 촬영을 70% 이상 진행했습니다. 섬세한 노력으로 완성된 <해무>는 극한의 스릴과 긴장감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 <기생충>의 촬영감독 홍경표가 촬영한 영화 4편을 소개해드렸습니다. Btv에서 ‘빛의 장인’의 놀라운 솜씨를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