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가 차별화된 컬러 등 고유의 휴대폰/기기를 출시하는 이유?

2020. 03. 10


최근 글로벌 이통사들이 자체 브랜드 휴대폰/기기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상용화된 5G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 워치나 키즈용 휴대폰/기기, 기타 IoT 기기 등도 등장했는데요. SKT도 지난 2월,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인 ‘잼(ZEM) 폰’을 발표했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 출시되었던 스마트폰 ‘루나(Luna)’와 ‘쏠(Sol)’도 SKT가 제조사와 협력해 휴대폰/기기의 기획부터 디자인, 기능 개선에 참여해서 탄생했었죠. 이통사들이 이처럼 자체 브랜드 휴대폰/기기를 꾸준히 출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통사 특징이 담긴 스마트폰으로 고객 유치


▲ 차이나모바일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홍보 포스터. (사진 출처: 차이나모바일)

이통사 입장에서 차별화된 스마트폰은 고객을 사로잡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입니다. 다른 이통사에서는 볼 수 없는 디자인이나 기능, 매력적인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유통하는데요. 이통사의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은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제조사와 협력해 휴대폰/기기의 타깃고객과 기능 등을 기획하고 자체 브랜드로 출시합니다. 이 점에서 본다면 제조사가 개발해 놓은 제품에 로고만 붙여 출시하는 ODM이 아니라 JDM(합작개발생산, Joint Development Manufacturing)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전세계의 주요 이통사들은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프린트를 합병해 더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이통사 T-모바일은 ‘레블(Revvl)’이라는 브랜드로 여러 기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했습니다. 유럽의 보다폰(Vodafone)과 EE(Everything Everywhere), 일본의 도코모와 KDDI 등도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을 선보였죠.


▲ 최근 프랑스 이통사 ‘오렌지’에서 출시한 5G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네바 젯 5G’. (사진 출처: 오렌지)

최근 들어 상용화가 시작된 5G에서도 이통사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이 등장했습니다. 중국의 세계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텔레콤이 5G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하기 이전인 지난 해 8월, ‘파이오니어 X1(Pioneer X1)’이라는 5G폰을 출시했는데요. 당시 판매되던 5G 스마트폰이 대부분 1천 달러 수준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이 제품은 고사양에도 불구하고 4,988위안, 약 715달러이었습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렌지(Orange) 역시 올해부터 자체 브랜드 5G폰 ‘네바 젯 5G(Neva Jet 5G)’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렌지는 ‘네바 젯’이라는 브랜드로 LTE 스마트폰과 카이OS(Kai OS) 기반의 피처폰까지 출시할 예정입니다. 스마트폰 및 여러 제품을 아우르는 자체 휴대폰/기기 브랜드를 선언하고 다양한 휴대폰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휴대폰에서 IoT 기기까지 확대되는 라인업


▲ 이통사들은 휴대폰은 물론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자체 브랜드 기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AT&T)

이통사들이 직접 기획하고 자신의 브랜드로 출시하는 기기는 피처폰이나 스마트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층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형태의 기기가 등장하면서 이통사의 휴대폰/기기 역시 라인업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태블릿과 키즈용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워치가 있습니다. 태블릿의 경우 특히 미국 이통사들이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은 이미 2013년부터 ‘이클립스(Ellipsis)’라는 브랜드로 7인치, 10인치 태블릿을 연이어 발표했으며, ‘트랙(Trek)’이라는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내보였던 AT&T 역시 2016년에 해당 브랜드로 LTE 태블릿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스마트워치의 경우도 여러 이통사들이 제품을 선보였는데요, SK텔레콤도 2016년에 ‘루나 워치’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키즈용은 스마트워치 또는 일반 스마트폰 형태로 여러 이통사들이 자체 브랜드 휴대폰/기기를 공개했습니다. 실제로 휴대폰/기기를 이용하는 어린이뿐 아니라 이를 구입하고 이용요금을 부담하는 부모들을 위해 위치추적이나 긴급통화와 같은 여러 기능이 제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편, 영국의 보다폰은 보다 다양한 IoT 기기를 자체 브랜드로 출시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2017년부터 가방에 부착하는 아동용 위치추적기인 ‘V-백(Bag)’, 애완동물용 위치추적기 겸 활동량 측정기 ‘V-펫(Pet)’, 노년층을 위해 긴급알림 기능을 갖춘 스마트밴드 ‘V-SOS 밴드’, 보안용 카메라 ‘V-카메라’ 등을 연이어 출시했습니다.

IoT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이통사들이 자체 브랜드 기기의 범위를 여러 형태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SKT의 AI 스피커 ‘누구(NUGU)’ 역시 이 같은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고객기반 확보하고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 제공

그렇다면 이통사들은 왜 이렇게 꾸준히 자체 브랜드의 휴대폰/기기를 출시할까요? 우선 ODM 및 JDM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직접 생산공장 등을 갖추지 않더라도 원하는 기능과 사양, 디자인의 휴대폰/기기를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입니다.

이통사들은 자체 휴대폰/기기를 통신 서비스와 결합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데요. 가입자 입장에서는 데이터 요금제 등의 통신 서비스를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정 제조사의 휴대폰/기기를 독점적으로 유통하는 사업모델에 비해 고객에게 적합한 요금제 및 서비스와의 결합을 보다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닙니다.

이제 이통사들은 단순히 이동통신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 서비스에서 스마트홈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통사의 상품 서비스가 적용된 자체 브랜드 휴대폰/기기의 출시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휴대폰/기기와 서비스들을 통해 고객의 선택 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겠지요. 또, 이통사에게 휴대폰/기기를 제공하는 다른 제조사들에게 서비스 구성이나 가격대 형성 등에 대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제 5G 시대를 맞아 보다 다양한 휴대폰과 IoT 기기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향후 이통사들이 또 어떤 휴대폰/기기들을 자체 기획하여 제공할지,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들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집니다.

글. 투혁아빠(커넥팅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