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스마트폰 암호를 만든다? 알수록 신기한 양자보안의 세계

2020. 0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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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전용 ‘갤럭시 A 퀀텀(Galaxy A Quantum)’이 5G 중저가 스마트폰 중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인기의 비결 중 하나는 보안이죠. 이 스마트폰 속에는 SKT와 비트리가 개발한 양자난수생성(QRNG : 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 칩셋이 담겼습니다.

갤럭시 A 퀀텀은 QRNG 칩셋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QRNG 칩셋의 원리와 개발 과정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6월 11일 열린 모바일 QRNG 칩셋 설명회 현장에 SKT Insight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SKT·비트리 협업으로 탄생한 모바일 QRNG 칩셋

갤럭시A퀀텀, QRNG, 양자난수, 양자보안, 5GXQuantum▲ 김희걸 비트리 CTO

설명회에는 김동우 SKT 퀀텀성장추진팀장, 엄상윤 IDQ 한국지사장, 김희걸 비트리 CTO가 참석했습니다. 이날 세 사람은 QRNG 칩셋의 원리, 개발 과정 등에 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시작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IDQ에 양자 난수를 만드는 원천 기술이 있습니다. 이를 반도체 칩셋 형태로 상용화하고 싶습니다. 칩셋을 함께 개발해 주시겠습니까?”

협업의 단초는 SKT 양자연구소(퀀텀테크랩)가 비트리에 제안을 건네며 시작됐습니다. 비트리는 반도체 칩셋을 설계하고, 이를 제조사에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당시 SKT는 스위스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와 양자보안 기술을 연구 중이었는데요. 이를 칩셋으로 구현하려면 설계자가 필요했습니다. 비트리는 그 역할에 걸맞은 적임자였습니다. 이렇게 SKT·IDQ·비트리가 협력하는 구도가 만들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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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SKT의 손을 잡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USB 형태의 시제품을 개발하면서 양자 난수 생성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죠. 이후 개발을 본격화할 수 있었습니다.”

2018년에는 SKT가 IDQ를 인수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그해 SKT와 비트리는 IoT/자율주행용 QRNG 칩셋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20년에는 모바일용 QRNG 칩셋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갤럭시 A 퀀텀입니다.

빛 알갱이로 초당 2,000개의 양자 난수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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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는 QRNG 칩셋의 원리도 상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희걸 CTO에 따르면 QRNG 칩셋은 빛 알갱이(양자)로 난수를 만듭니다. 빛 알갱이는 인간이 제어할 수 없고, 추출할 때마다 그 개수가 변하는데요. 한마디로 순수 난수를 뽑아내는 데 최적인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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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NG 칩셋은 LED 광원, CMOS 이미지 센서로 구성돼 있습니다. LED 광원에서 빛을 방출하면 이 빛을 CMOS 이미지센서가 감지합니다. 감지된 빛은 ADC 컨버터를 거쳐 디지털 신호로 바뀝니다. QRNG 칩셋은 이 과정을 통해 초당 2,000개의 양자 난수(순수 난수)를 추출합니다.

한편, 양자 난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특유의 보안성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암호키는 대부분 유사 난수로 만들어집니다. 유사 난수에는 수학적 알고리즘이 녹아 있습니다. 일정한 패턴이 있으며, 이를 파악하면 복호화 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연산 능력이 뛰어난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패턴 파악은 더욱 쉬워집니다. 반면 양자 난수는 패턴이 없습니다. 그만큼 해킹도 어렵습니다.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하는 최적의 암호화 소재인 셈이죠.

7전 8기 도전, 테스트만 100만 번

갤럭시A퀀텀, QRNG, 양자난수, 양자보안, 5GXQuantum▲ 엄상윤 IDQ 한국지사장(왼쪽), 김희걸 비트리 CTO(오른쪽)

보안성 높은 QRNG 칩셋이 탄생하기까지, 그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김희걸 CTO는 모든 과정이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양자 난수 생성 테스트만 100만 번 넘게 했다”며 비화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칩셋 내부 광원을 써야 하고, 그 빛이 고르게 확산돼야 하고, 빛이 새어 나가면 안 될 것. 세 가지를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벌였습니다.”

모바일에 맞춰 크기를 줄이는 것 또한 난항이었습니다. 비트리는 칩셋의 크기를 1mm 줄일 때마다 모든 부품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반도체 웨이퍼(Wafer)를 생산하는 DB하이텍, 패키징을 담당하는 아이에이네트웍스와의 협업도 끊임없이 반복했습니다. 결국 비트리는 가로·세로 2.5mm로 크기를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IoT/자율주행용 QRNG 칩셋을 상용화한 지 2년 만의 성과였습니다.

갤럭시A퀀텀, QRNG, 양자난수, 양자보안, 5GXQuantum▲ 최초 시제품(왼쪽)이 QRNG 칩셋(가운데 아래)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

SKT와 비트리가 걸어온 길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USB 형태의 시제품부터 모바일용 QRNG 칩셋까지 모두 전시되어 있었죠. 손가락 크기의 시제품이 손톱보다 작은 크기로 바뀌는 과정은 인상 깊었습니다. 4년의 세월 동안 이들이 쏟아낸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설명회는 향후 계획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김동우 SKT 퀀텀성장추진팀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QRNG 칩셋을 제공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엄상윤 IDQ 한국지사장은 암호화를 보강해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계획을 듣다 보니, 머지않아 다양한 제품에서 QRNG 칩셋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IoT 기기로 영역을 넓힌 QRNG 칩셋, 이를 통해 보안이 한층 강화된 안전한 라이프스타일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