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인포데믹이 사람 잡는다

2020. 06. 22

코로나19. 인포데믹, skt, sk텔레콤, 감염병

지난 3월, 믿기지 않는 소식이 전파를 탔습니다. 이른바 소금물 스프레이 사건. 특정 종교 단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방한다는 이유로 교인들 입에 소금물을 뿌린 사건이죠. 소독하지 않은 스프레이를 돌려 쓴 탓에 감염 사태를 키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을까요? 우리는 인포데믹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분별한 인포데믹, 혼란한 지구촌

인포데믹(Infodemic)정보(Information)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입니다. 잘못된 정보가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마치 전염병이 퍼지는 것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습니다. 인포데믹은 ‘전염병 유행’ 같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어김없이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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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는 ‘화장지와 마스크의 원료가 같기에 앞으로 화장지 생산량이 줄어들 거다’라는 뜬소문이 돌았습니다. 이는 화장지 사재기로 이어졌죠. 이란에서는 알코올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거짓 정보가 퍼졌습니다. 그 결과 40여 명이 메탄올을 마시고 사망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소금물 스프레이 사건 또한 ‘소금물이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허위정보가 불러온 참사였습니다.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신종 감염병 유행 시기에는 인포데믹의 위험성이 커지는데요. 백신이나 치료·예방 정보는 부족한 반면, 정보에 대한 욕구는 강하기 때문입니다.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없고,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인포데믹의 위험성은 더욱 증가합니다.

국민의 침착한 대응이 돋보인 우리나라

다행히 국내에서는 치명적인 수준의 인포데믹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 국민이 허위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바른ICT연구소의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대학생들의 인포데믹 예방 행동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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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ICT연구소는 국내 대학생 23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 행동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을 가장 잘 지켰습니다(4.75/5점). 하지만 ‘스마트폰 청결하게 관리하기’(3.07/5점)나 ‘마스크 겉면 만지지 않기’(3.21/5점)는 잘 지키지 않았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응답자의 97%가 인포데믹 확산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단 3%만이 허위정보를 만들거나 확산시켰습니다. 대학생은 SNS 활동 및 정보 공유가 활발한 세대이죠. 그런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안심할 수 없게 하는 인포데믹의 감염력

물론 허위정보 전파자가 소수라고 해서 인포데믹 현상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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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의 감염력을 측정하는 지수*로 허위정보의 확산 정도를 살펴본 연구가 있는데요. 자료에 따르면 허위정보의 감염력은 100 이상입니다. 상당한 수준입니다. 참고로 전문가들이 내다본 코로나19의 감염력은 2~4 정도입니다.

* 기초감염재생산수(R0) : 어떤 집단의 모든 인구가 감수성이 있다고 가정할 때, 한 명의 감염병 환자가 감염 가능 기간 동안 직접 감염시키는 평균 인원수

인포데믹 확산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국내 대학생이 3%라고 해도 전염 지수를 고려하면 안심할 수는 없겠죠. 특히 소셜 미디어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보의 생산과 전달이 쉬워지고 빨라집니다. 불확실한 정보도 금세 폭증해 버립니다.

인포데믹 예방법은 팩트 체크와 공식 정보

인포데믹을 예방하는 방법은 팩트(fact)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팩트 체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루머를 앞선 팩트’ 프로젝트(기초과학연구원과 이화여대)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트위터 등 IT 기업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관련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힘을 합치겠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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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보전달자는 검증되고 안전한 정보를 적시에,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불확실성에서 오는 공포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WHO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누구나 검증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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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공식 정보 전달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계와 출판사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최신 학술연구 결과를 무료로 제공 중입니다.

개인·국가적으로 허위정보 인지감수성 높여야

현재 텍스트 마이닝 등 ICT 정보 분석 기술을 이용한 팩트 체크(식별), 공식 정보 전달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모든 허위정보의 진위를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개인이 허위정보의 위협성을 민감하게 인지할 때, 인포데믹의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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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각 개인은 허위정보를 면밀히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정보의 진위를 세심하게 살피고,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즉 ‘허위정보 인지감수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국가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인지감수성은 개인이 학습하고 인지하는 단순한 지식 차원을 넘어섭니다. 삶의 과정에서 형성된 정서적 태도나 가치와 연관되는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그러니 문화 또는 교육 차원에서 허위정보에 관한 인식을 높이는 풍토 조성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 박선희 PhD, RN(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