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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하지만 내 건강 정보가 멋대로 팔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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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건강 관리하기 참 좋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내 심장박동 수치는 스마트워치에 저장되고, 운동 상태는 즉각 스마트폰 앱에 기록됩니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고, 진료에도 활용 가능하죠. 이렇게나 편리하고 유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하지만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패러다임의 변화, 유 헬스에서 디지털 헬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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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ICT 융합 패러다임의 변화: 유 헬스*에서 디지털 헬스로

디지털 헬스케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헬스케어에 접목하여, 인간의 건강을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의미합니다.

* 유 헬스 :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건강 관리, 의료 서비스.

의료기관은 진단·치료에 IBM 왓슨(Watson)과 같은 영상인식·자연어 처리 기술 등의 AI 기술을 적용하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 등 글로벌 기업은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개인 건강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맞춤형 건강 예방·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기존에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전통적 방식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개인이 직접 자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관리하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죠.

기업의 개인 맞춤형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의료 분야에서 건강 데이터의 정보 주체가 ‘진료받는 개인’에게 있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현재 의료 체계에서는 개인이 진료 기록과 건강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각 의료기관의 정책에 따라 개인 건강 데이터가 원하는 상황에 곧바로 활용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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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기업의 헬스케어 서비스와 관계 없는 이미지입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각 기업의 헬스케어 플랫폼에서는 병원 중심의 전자 의무 기록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서 생성하는 개인 건강 기록(Personal Health Record)까지 확대하여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우리는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건강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다양한 모바일 헬스케어 앱을 기반으로 애플 스마트기기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생활 습관, 생활 환경, 운동량, 수면 패턴, 심장 박동 등)를 임상 시험 및 건강 관리에 활용합니다. ‘Apple Health Record’ 플랫폼은 존스 홉킨스, UC 샌디에이고 병원 등 미국 내 200여 병원과 연계해 전자 의무 기록(진료 기록, 처방 기록, 진단 검사 결과, 예방 주사 기록 등)과 개인 생성 건강 데이터를 통합하는 체계도 갖추었습니다.

아마존은 직원과 직원 가족의 건강을 관리해 주는 ‘아마존 케어’ 앱을 출시했는데요. 이 앱에서는 원격 기반 진료는 물론 처방전 배달 기능도 제공합니다. 간호사와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상담을 받을 수 있고, 화상 채팅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음성 분석 AI 기술을 활용해 신체 및 정서 상태와 같은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헬스케어 디바이스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헬스케어 플랫폼 ‘구글핏’을 이용해 개인의 체중, 활동량, 체지방 등의 건강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각종 의심 질환을 알려주는 모바일 앱도 개발했습니다. 여기엔 의료기관이 힘을 보탰습니다. 개인 건강 데이터에 결합할 수 있는 환자 의료 데이터를 제공한 것이죠.

구글은 2018년 ‘구글헬스’를 설립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구글헬스는 실시간 혈당 관리, 건강 관리, 질병 예방·예측, 노화 방지 치료, 유전자 분석 질병 예방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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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치코치 당뇨, 출처 : 인바이츠헬스케어

SKT가 설립한 인바이츠헬스케어 사례도 주목할 만합니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데이터 기반의 조기 진단 및 만성 질환(당뇨병·심혈관·호흡기 질환 등)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개인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예컨대, 당뇨 관리 플랫폼 ‘코치코치 당뇨’에서는 환자가 자신의 혈당·식단·운동 계획을 관리하고,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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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T 구독 서비스 Care 8 DNA

SKT는 유전자 검사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영양·운동·생활 습관·질병 정보 등 헬스케어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나의 건강 정보와 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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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스마트 디바이스 하나로 건강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편리한 건강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주의도 요구됩니다. 헬스케어 플랫폼의 운영·기술 개발에는 ‘개인의 민감한 건강 정보’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하죠.

데이터 3법이 적용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데이터 관련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발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되었는데요. 하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나의 건강 정보가 가명화되어 어딘가에서 거래되고, 이용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데요. 앞으로 헬스케어 플랫폼을 이용할 때, 내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글. 박선희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 간호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