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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컬럼] 01: 소리와 움직임의 미학을 연주하라! -음악의 역사, 그리고 디지털

2008.11.18 FacebookTwitterNaver

토양이(SK텔레콤 블로그 에디터)


Music(음악)이라는 영어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인 무시케(musikē)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 제우스가 낳은 9명의 여신인 무사(musa)들이 관장하는 기예라는 의미다.  자칫 음악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사실 이 단어는 음악이 인간의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고유한 산물 중 하나임을 가리키고 있다.

악보 기록에서 연주 기록으로
이렇듯 태곳적부터 우리 생활 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던 음악이 본격적으로 대중화 노선을 걷기 시작한 데에는 기술적 발전의 영향이 컸다. 이 기술복제시대의 출발점은 역시 축음기인데, 프랑스의 스코트에 이어 발명왕 에디슨은 소리를 기록한다는 뜻인 ‘포노그래프(phonograph)’라는 이름의 소리 재생 매체를 발명했고 이후 포노그래프의 단점을 보완하고 개량하여 오늘날 축음기라 불리는 것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축음기는 곧 ‘스테레오(stereophonic sound)’로 진화하여 축음기란 말은 거의 사용되지 않게 되었으며, 20세기 이후 레코드의 질이 개선되어 대량복제 및 생산이 이루어지면서 이제 음악은 보다 인간의 삶 깊숙이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추억의 기록매체가 되어 버린 LP(Long Playing micro-groove record)는 분당 33과 1/3 회전하는 마이크로그루브(microgroove) 방식으로 1931년 미국의 RCA에 의해 개발되었다. 그리고 이 LP와 더불어 대량 복제된 음악을 즐길 수 있게끔 길을 만들어 준 것은 카세트테이프다. 카세트테이프는 오디오용 자기 기록 테이프의 표준 규격으로 1962년 필립스가 개발했다. 초창기에는 성능이 썩 좋지 못했던 탓에 주로 회의 녹취와 같은 업무용으로 사용되었으나 꾸준한 개량작업을 통해 1970년대 이후 음악용으로 일반에게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또한 카세트테이프는 녹음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음악의 복제와 판매에 큰 기여를 했다. 이러한 복제의 편의 때문에 과거에는 음악사라고 불리던 레코드 판매점에서 손님들이 원하는 노래를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주던 일도 있었다.

본격적인 디지털과의 만남
1974년 필립스에 의해 콤팩트디스크(Compact Disk)가 탄생한 이후 LP와 카세트테이프는 음악 감상의 변두리로 밀려나게 되었다. 완전히 사라진 LP와는 달리 카세트테이프는 종교나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오디오 북으로 근근이 살아남아 있을 뿐이다. 어쨌든 CD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11.5mm의 지름에 60분의 기록을 담을 수 있는 규격이었으나 현재는 5mm 늘어난 12cm 지름에 74분의 기록을 담을 수 있도록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CD 규격이 변화된 것에는 에피소드가 있다. CD의 녹음시간 규정을 위해 필립스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카라얀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카라얀이 심사숙고 끝에 제시한 시간이 바로 74분이었다. 현존 클래식 음악 중 가장 긴 것이 베토벤 교향곡 9번인 ‘합창’이고, 이 곡을 하나의 CD에 온전히 담아내기 위한 시간이 바로 74분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 CD의 기록시간은 카라얀과 베토벤 그리고 교향곡 9번 합창이 빚어낸 산물인 셈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떠한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CD는 음악 감상의 필수 요소였지만, MP3의 등장으로 음악 시장은 다시 한 번 요동치게 된다. 물론 아직도 LP와 CD를 애용하는 마니아들은 남아 있지만 이제 음악을 즐기는 대중적인 코드는 MP3가 되었다. 더구나 MP3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기록매체의 용량이 날로 커지면서 ape 파일이나 flac 파일처럼 원음을 최대한 살리는 대신 파일 크기가 커지는 방식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MP3는 음악 비즈니스에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을 손쉽게 파일 형태로 변환시킨 후 MP3 플레이어 혹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음악을 즐기는 행위는 이전 매체들이 가지지 못한 자유를 보장해 주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 진정한 생활 속 음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음악 플랫폼: 듣는 음악에서 행동하는 음악으로
그러나 과거와 현재의 음악 감상 방식은 현저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과거의 방식도 여전히 사랑 받고 있고, 또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는 혁명적이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듣고 즐기는’ 음악이 아니라 ‘행동으로 즐기는’ 음악이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용 게임의 새 시대를 열고 있는 닌텐도 위(Wii)는 누구나 자유롭고도 쉽게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음악소프트, ‘위 뮤직(Wii Music)’을 발표했다. 특별한 기술은 필요 없으며, 리모콘 등을 가지고 간단히 움직여주면 다양한 악기를 쉽게 연주할 수 있다. 그리고 악기 연주에 서투르다 할지라도 위 뮤직의 음정 자동 조절 기능을 이용하면 매끄러운 소리를 낼 수 있다. 연주 가능한 곡수는 우리 귀에 익숙한 클래식을 비롯해 60종 이상. 뿐만 아니라 애드리브 연주도 가능해서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앞으로는 음악을 들려주는 매체 자체에도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것 같다. 그 일례가 바로 세가 토이즈와 미국 Hasbro가 미국과 일본에서 발명한 인형 로봇 ‘A.M.P'(Automated Music Personality)인데, 이 로봇은 스피커와 앰프를 내장하고 있으며 센서로 유저의 위치를 지정하면 쫓아가면서 음악을 재생하거나 이에 맞춰 춤을 추는 기능이 있다.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한 번쯤이라도 꿈꾸었던 이들에게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아닐까?

휴대전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수단
휴대전화가 MP3 등을 들을 수 있는 플레이어로서의 기능을 훌륭히 수행하게 된 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지만, 휴대전화를 이용해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본 NTT도코모는 2008년 6월부터 ‘포켓U’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 포켓U는 이용자의 PC와 FOMA 단말기에 특수접속환경을 제공하여 휴대전화의 아이모드 브라우저로 PC내의 콘텐츠를 재생 혹은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PC를 개인용 아이모드 서버처럼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영상과 사진 파일 외에 MPEG4-AAC, 3GP, WAV 확장자를 가진 음악 파일을 지원한다. MP3나 WMA는 지원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기는 하나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일본 게임업체인 타이토(TAITO)는 11월 5일부터 역시 NTT도코모용 휴대전화 사이트 ‘직감밴드’를 통해 ‘직감클래식’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제공한다. 휴대전화를 흔들거나 하는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악기 연주를 가능하게 하는 게임이며 도쿄 게임쇼 2008에서 주목 받은 바 있기도 하다. 휴대전화를 써서 바이올린이나 첼로, 플루트, 트럼펫 등 관현악기의 라이브 연주 기분을 낼 수 있으며 세션기능을 이용하면 여러 명이 동시에 연주할 수도 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등과 같은 유명한 클래식 명곡들이 준비되어 있는 ‘직감클래식’은 이용자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것과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발터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 작품’에서 기술의 발달이 예술의 존재 가치에 질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 정의하고 있다. 예술 작품이 가지는 단 하나의 존재성, 음악이 가지는 일회적 연주가 기술이 빚어낸 저장 매체의 탄생으로 인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기에 이르렀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물론 원본이 가지는 특유의 아우라(Aura)는 복제품이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성질이지만, 어쨌든 음악의 복제가 가능해짐에 따라 이전까지 음악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음은 분명하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는 음악. 그 매체와 유통 플랫폼의 발전은 상상을 불허하고 있다. 과연 미래에는 어떤 매체와 플랫폼이 등장할까? 쉽게 단언할 수는 없으나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가 CF에서 보았던 것처럼 멜론에 헤드폰을 꽂는 날이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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