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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김치, 이 겨울을 책임집니다

2008.12.05 FacebookTwitterNaver

바텐로이(SK텔레콤 블로그 에디터)

대한민국엔 참 특별한 음식이 하나 있습니다. 남자건 여자건 나이가 많건 적건, 돈이 많건 적건 누구나 먹어야 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 바로 김치입니다. 희한하게도 김치는 임금님의 상에 올라가는 것이나 서민의 상에 올라가는 것이나 같은 재료로 같이 담았습니다. 김치에 대해서만큼은 차별이 존재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예로부터 김치는 반 식량이라 했습니다. 먹을 거리가 항상 부족했던 겨울, 김장으로 넉넉하니 김치를 담아 두면 겨우내 먹을 거리 절반은 해결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겨우내 먹을 김치를 함께 담고 이 김치를 나누는 아름다운 풍습이 우리에게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우면 넉넉하지 못한 이웃들은 더 힘들어지는 법이지요. 이럴 때일수록 조금씩 더 나누는 모습,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요.



지난 11월 25일, 종로에 위치한 조계사에서 뜻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불교, 기독교, 성공회 등 종교를 초월한 자원 봉사자들과 국군 장병, 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 회원, SK텔레콤을 비롯해 SK그룹사 임직원 등 총 700여 명이 함께 보여 우리 이웃에게 보낼 김치를 담는 행복 나눔 김장 행사를 치러냈거든요. 이 날 김장의 규모는 현장에서 자원 봉사자들이 직접 버무려낸 1만 포기를 포함해 무려 5만 5천 포기. 무게로 따지면 무려 110톤이나 됩니다. 이 많은 김치들이 수도권 무료 급식소와 복지 시설 217곳과 한 부모 가정 등 약 전국의 6천여 가정으로 전달되었습니다.


하늘은 눈이라도 내릴 듯 찌푸렸지만, 자원 봉사자들의 뜨거운 열기 때문인가요, 이 날 김장 행사를 모두 마칠 때까지 날씨는 그렇게 춥지도, 눈이나 비를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자원 봉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김장 담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행사를 준비한 주최측에서는 자원 봉사자들을 위한 간식도 넉넉하게 준비했는데요, 잣죽, 호박죽 같은 영양식이 간식으로 나왔더라는! 아침을 먹지 못하고 간 저에게도 아주 고마운 간식이었습니다.


자, 이제 어디 김장 한 번 해볼까?? 준비 다 되었으니 배추랑 양념이랑 어서 어서 가져오세요~ 준비를 마친 자원 봉사자들이 대단한 각오로 배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날 현장에서 담은 김치가 1만 포기, 자원 봉사자는 약 700여명이었으니까 1인당 최소 15포기 정도는 담아야 되요!


저 좀 담아주세요! 조계사 곳곳에 놓인 배추와 양념들이 김치로 재탄생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건 아주 일부분일뿐, 여기 저기 담아야 할 배추와 양념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드디어 김장 시작. 배추와 양념이 작업대 위에 올라오고, 자원 봉사자들의 손놀림이 빨라 집니다. 아무래도 조계사 자원 봉사단 어머니들의 버무리는 실력이 월등하십니다. 아이구, 나는 그냥 포장이나 해야지. 알게 모르게 버무림 전문, 포장 전문, 운반 전문 등등… 분업이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하얗고 노란 배추들이 빨갛게 물들어 플라스틱 통 안에 차곡 차곡 쌓입니다.



사장님도, 스님도, 목사님도, 주교님도 김장 거들기에 나섰습니다. SK텔레콤 김신배 사장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광스님, 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서재일 목사님, 성공회 박경조 주교님. 어려운 이웃을 돕고 나눔을 실행한다는 것 하나로 마음이 하나되었습니다. 이렇게 높은 분들이 캡을 쓰고 김장하시는 일, 틀림없이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웃음만큼은 한아름입니다. 생각해 보니! 스님들은 캡을 쓰지 않으셔도 된다는 편리한 점이 있군요 ^^



이렇게 차곡 차곡 쌓인 많은 김치들을 이제 트럭에 실어 보내야 합니다. 역시 힘쓰는 일은 우리 국군 장병들. 10kg씩 포장된 김치 박스를 트럭에 차곡 차곡 실어 올립니다.

이번에 담근 김치는 여느 김치와 다른,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김치입니다.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먹을 거리들로 인해 우리 식탁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요즘, 넉넉하지 못한 이웃들의 식탁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래서 특별히 더 신경 써서, 100% 우리 농산물로만 담았습니다. 경기도 연천 배추를 전라도 신안 비금도의 질 좋은 천일염으로 맛있게 절였고 목포의 새우젓, 정선의 태양초 고추, 무안의 양파 등 우리나라 대표 특산물을 부재료로 썼습니다. 무엇보다도 기름 유출 피해를 입어 온 국민이 몸과 마음을 전해 복구를 했던 태안의 육쪽 마늘을 썼습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대표 농산물로 만든 우리 김치였던 거지요. 이렇게 대표 농산물을 쓰느라 재료비가 몇 배 더 들기도 했지만, 질 좋고, 맛있고, 안전한 김치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만한 비용일 겁니다.


올 겨울, 경제 한파로 인해 더 춥게 느껴질 거라고들 합니다. 정이 많은 우리 민족은 원래부터 어려울 때일수록 더 잘 뭉치고, 이웃을 돌보는 고운 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담은 예쁜 우리 김치들이 우리 이웃들의 식탁을 따뜻하고 넉넉하게 해주기를 소망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겨울이 되겠지만, 그 매운 김치의 힘으로 우리는 넉넉히 이겨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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