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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기타

서양 귀족 할아버지, 할머니께 프로포즈하다

2009.07.15 FacebookTwitterNaver

김상섭 매니저(경영지원팀)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 2리 301-2. 소백산을 끼고 있는 마을 홈페이지는 이곳을 ‘산내음 좋고 흙내음 정겨운 곳, 소백산 자락 아래 단양 한드미 마을’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청정수역에서만 서식한다는 산천어가 살고 있는 한드미 계곡을 끼고 있는 한드미 마을은 농사체험과 산촌체험, 음식체험 등 두루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총 43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많은 농촌 마을들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은 마을을 떠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로 남아서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팀은 이런 한드미 마을과 작년부터 인연을 맺고 분기에 한 번씩 농촌체험도 하고 어르신들과 함께 어울릴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저희는 ‘Mask Therapy’라는 조금은 특별한 프로그램을 갖고 마을을 찾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역할 놀이를 하는 프로그램인 ‘Mask Therapy’를 통해서 어르신들께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서 말이죠.

  제대로…할 수 있을까?

Mask Therapy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는 이번 행사가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 호언장담했는데 막상 한 명, 두 명씩 준비된 차량에 오르는 팀원들을 보니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전문가에게 사전에 배우기는 했지만 한 번도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지 않은 저희 구성원들이 과연 프로그램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더군요. 그리고 혹여나 ‘어르신들께서 분장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시면 어쩌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그런데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농촌체험을 마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를 하다 보니 이 모든 것이 기우였음이 금방 드러났습니다. 저희 팀원들의 손길을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는 서양 귀족, 조선시대 장군, 황진이로 변신했고 한드미 마을 아이들은 슈퍼맨, 마귀할멈, 왕자로 다시 태어났는데…
 


처음에는 어색하게 굳어있던 주름진 얼굴의 어르신들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박장대소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어르신들은 “젊은이들이랑 어울리니까 참 좋네, 좋아.” “꼭 우리 아들, 딸 같네 그려.” “결혼은 했어?” 라며 우리 팀원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기 시작했고요. 너무나 해맑은 표정으로 우리 팀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이 분들 정말 즐거워하고 계시구나, 다행이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Mask Therapy를 시작하다!

그렇게 즐거운 분장 과정을 마치고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무대에 등장할 준비가 되고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 나오기 시작하자 사회자는 행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연습 라운드 때 너무 쑥스러워하던 분들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까?

서양귀족으로 분장한 한 할아버지는 평생 함께 살아온 할머니께 무릎을 꿇고 “내 사랑, 이곳으로 나와주세요.”라고 프로포즈(?)를 해서 모두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했고 슈퍼맨 복장을 한 아이는 어디에서 봤는지 무대 끝에 나와서 멋진 포즈로 잘 발달된 근육(?)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들 하나, 하나가 얼마나 유쾌하고 즐겁던지요. 이에 질세라 다른 분들도 한 분도 빠짐없이 웃음을 머금고 활기차게 무대를 누비며 카메라를 위해 포즈까지 취해주는 여유를 보여주시더군요. 그 순간 만큼은 한드미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들이 모두 런웨이를 당당하게 걷는 슈퍼 모델들이었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 환호하고 박수를 치면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도와주실 수 있죠?”

다음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웃음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할까 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정리하는데 옆에 있던 마을대표가 살며시 다가와  “우리마을의 어르신들께서 이렇게 열정적이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처음보는 것 같아요. SK텔레콤은 이런 방법으로도 봉사활동을 하는군요. 다음에 충청북도나 충주시에서 행사가 있을 때 우리마을이 참가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때 한번 도와줄 수 있나요”라며 물어오더군요. 그래서 “당연히 저희가 함께 해야죠” 했더니 마을대표는 고맙다고 하면서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제 자신을 많이 돌아봤습니다. ‘평소에 난 얼마나 부모님께 즐거움을 안겨드렸나?’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어르신들이 행복하고 즐거워하시는 것을 보니 집에 돌아가서 가까이 계시는 부모님께 더 잘해드려야지 하는 마음이 굳게 들었습니다.



Coordinator로써 1팀1촌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마을을 사전에 답사하고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서일까요? 행사가 너무 잘 진행되어 모두가 행복한 모습, 마음이 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1박2일간의 피곤함이 즐거움으로 바뀌어 값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에너지가 되어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행복나눔의 바이러스로 감염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앞으로도 우리나라 전체가 치료제가 없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를 기원해봅니다. /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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