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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상 선수 취중 인터뷰

2009.07.28 FacebookTwitterNaver

꿈머굼별머굼(스포츠단 작가)

“자면서도 우승, 밥을 먹으면서도 우승… 2년 동안 정말 우승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저 좀 취한 것 같아요. 술 정말 오랜만에 마시거든요.”


2007년 엑스캔버스오픈 우승 이후 홍순상 선수는 골프를 시작한 이래 최악의 슬럼프를 겪으며 2년간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기회는 곧 찾아왔고 홍순상은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매달렸죠. 그리고 지난 5월, 드디어 금호아시아나 오픈을 통해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런 홍순상 선수를 취중 인터뷰를 통해 만나봤습니다. ‘꽃미남 골퍼’ 홍순상은 폭탄 주 몇 잔에 금새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하더라고요. 그래도 주는 잔은 마다하지 않고 홀짝홀짝 잘 마시더니 어느 순간 진솔한 얘기들을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우승에 목말라 있던 2년

2년 동안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한 우승 트로피. 홍순상 선수는 2 년 동안 그 생각만하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우승에 대한 중압감과 강박관념이 심했던 것이지요. 항상 경기 초반에는 성적이 좋다가 경기 후반에 성적이 꼬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더욱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5월에는 어떻게 우승을 했냐고요? 이 모든 것이 항상 옆에서 자리를 지켜준 가족, 그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한 마음가짐 덕분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 홍선수의 말입니다.


   학생 홍순상은?

중압감, 강박관념에 시달렸다는 말에 혹시나 소심한 성격인지 물어봤더니 홍선수는 펄쩍 뜁니다. “소심하다뇨?” 그는 학교 다닐 때도 항상 적극적이고 매우 외향적인 성격이었다고 해요. 최불암 시리즈가 유행할 때는 학교에서 쉬는 시간만 되면 반 아이들은 홍순상 선수의 입담을 듣기 위해서 쪼르르 모여들었을 정도로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기도 했다는데요. 수학여행을 가면 장기자랑 시간에는 꼭 빠지지 않는 성격이었다고도 하는데…그런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 홍순상 선수는 엄청난 장난꾸러기였다고 합니다. “잘 생겨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겠어요.”라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여학생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하도 많이 쳐서 아마 여자 친구들이 저를 엄청 싫어 했을 것 같은 걸요?”라고 대답했을 정도로 말이죠.


   골프계를 주름잡는 홍준표, 홍순상

어렸을 때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29살의 홍순상 선수는 유독 미남, 미녀 선수들이 많은 SK 스포츠단에서도 ‘꽃미남’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정작 홍순상 선수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꽃미남이라는 수식어도 언론에서 지어준 별명인데 부담스럽기까지 하다고 하더군요.

본인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남들이 보기에는 훌륭한 외모의 소유자이다 보니 외모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집요하게 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길거리 캐스팅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평소처럼 필드에 나가 연습을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 분이 다가오더니 자기 친구가 영화감독인데 연기해볼 생각 없냐고 물어봤다고 하는데요… “엄청 좋은 기회였네요!!”라고 말하자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 친구분이란 사람이 에로영화 감독이었어요”는 답이 돌아와 한참을 웃었답니다. 다만 예전부터 이상형이었던 이나영씨랑 같이 커피 CF를 찍자는 제의가 들어왔던 것을 시합 때문에 거절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합니다.



   골프는 인생이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주거니 받거나 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서 진부하지만 빼 놓을 수 없는 질문을 해봤습니다.

“홍순상 선수에게 골프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홍순상 선수는 “골프는 인생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인생도 골프도 굉장히 긴 레이스잖아요. 버디 했다고 좋아하는 순간도 있지만 금방 또 실수를 해서 좌절하는 순간도 오잖아요. 좌절하는 순간이 왔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골프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찾아오죠.”라고 대답합니다.

골프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느낀다는 홍순상 선수. 진솔한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다 보니 어쩌면 2년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것은 홍선수를 성숙하게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어도 넘어지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삶. 이것이 스물 아홉, 프로골퍼 홍순상이 살아가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홍순상 선수와의 5문 5답!

Q. 노래방 18번은 뭔가요?
김범수의 ‘보고 싶다’

Q. 별명은?
어렸을 때 별명은 이름과 전혀 상관없는 ‘홍당무’였어요. 얼굴이 잘 빨개졌거든요.”

Q. 이상형은?
무엇이든 함께 해줄 수 있는 여자. 외모는 이나영, 이다해씨. 이나영씨는 그 전부터 좋아했었어요. 이다해씨는 얼마 전에 강남 근처에서 한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챙이 큰 모자를 쓰시고 계셨는데 얼굴도 정말 작고 실물이 훨씬 예쁘더라고요.”

Q. 경찰서에 간 경험이 있다던데?
반항심에 어머니한테 대든 적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저의 그런 모습을 보고 골프채를 버려버리셨어요. 경찰서에서 아버지가 버린 골프채를 찾으러 오라고 전화가 와서 딱 한번 가봤어요.”

Q. 상투적이지만 꼭 집고 넘어가야 할 질문 ‘꿈’에 관하여……
꿈이 있다면 최경주 프로처럼 골프를 치지 않은 사람들도 알 수 있을 만큼 인지도가 높아졌으면 좋겠고 계획하고 있는 미국진출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또 여유가 된다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예전에는 그냥 돈 벌면 빌딩 하나 사서 세 받으면서 편하게 살자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돈을 쓰는 목적이 좀 바뀌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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