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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기타

[광고 시리즈] 스무살의 011, TTL

2009.08.31 FacebookTwitterNaver

저는 아직도 처음 TTL 광고를 본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전 ‘저 괴기한 영상은 뭘까?’라고 생각했었죠.


  파격적이었던 TTL 광고

누군들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어두운 분위기에 물방울이 뽀글거리다가 심지어는 물고기를 그대로 입에 넣는 영상이 광고일 것이라고. 제가 그 광고를 처음 본 다음날 학교는 온통 그 광고 얘기 뿐이었습니다.

“그거 뭐야? 도대체 너무 징그럽지 않니?”
“여자애는 이쁘던데?”
“근데 그 여자는 누구야?”

그리고 스포츠 신문 지면은 온통 TTL 광고와 미지의 소녀에 대해서 난리법석이었죠. 처음에는 ‘보통 유명한 사람을 광고에 쓰는데 SK텔레콤은 왜 처음 보는 사람을 모델로 쓰고 왜 굳이 저걸 저렇게 숨길까?’ 하는 의아함이 드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그 여자 아이가 누군지 도저히 알 수가 없자 짜증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묘한 것은 그 아이의 신상이 궁금할수록 제 뇌리에는 TTL이라는 브랜드가 더 강하게 각인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모두들 알고 계셨겠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은 의도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우선 모델의 경우 스피드011의 20대를 위한 브랜드인 만큼 젊은이들에 어필할 수 있는 젊고 신선한 모델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은 모델 임은경이 발탁 된 것이랍니다. 무슨 광고인지 알 수 없도록 메시지를 주지 않고, 현대적이고 환상적인 스타일을 만들며, 이동통신이 아니라 젊은 세대의 문화로 포지셔닝 한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었고 말이죠. 캠페인이 끝날 때까지 모델을 철저히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제품의 신선함과 신비로움을 유지하고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것 역시 의도 된 것이었다고 하네요. 광고가 방영될 당시 모델에 대한 직접 인터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몰래 카메라까지 동원되는 등의 과열 취재 경쟁까지 벌어졌으니 SK텔레콤의 전략이 보기 좋게 들어맞았던 것 같습니다.^^


이 광고는 한 편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그 아이는 다양한 모습으로 여러 편의 광고에 등장했죠. 마침내 당시에는 이름 없는 소녀였던 ‘임은경’을 매개체로 하여 20대를 위해 탄생한 브랜드인 TTL은 모두의 뇌리에 깊게 각인되었습니다. 그리고 SK텔레콤에서 TTL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면서 젊은층의 관심을 받자 경쟁사들도 Na, 카이 등의 브랜드를 출시했습니다. 제 친구들 중에 TTL, Na, 카이 카드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TTL은 역사다


TTL이라는 브랜드가 태어난지도 10년. 20대를 겨냥한 다른 브랜드들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지만 TTL은 여전히 건장하게 살아있습니다. 단순히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어가는 젊은 세대들의 필요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진화, 발전하고 있지요. 물론 광고도 다양한 형태로 나오고 말이죠. 때로는 밝은 톤을, 그리고 때로는 어두운 톤으로요. 이렇듯 장수하고 있는 TTL.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면모를 갖춘 TTL이지만, 저는 아직도 ‘TTL’하면 물방울이 뽀글뽀글 대던 첫 광고가 떠오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얼큰진지남(SK텔레콤 블로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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