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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모바일] 이제는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질 때….

2009.09.14 FacebookTwitterNaver

생활 속의 모바일 이제는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질 때

 정은호 경영학 박사 

경제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이 눈부시다. 이를 반영하여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서 9월까지만 4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는 미국에서 사상 최대의 점유율을 보이며 급속히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휴대폰 시장에서도 세계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여,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휴대폰 세대 중 한대가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제품이 되었다. LCD 패널은 이미 전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과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진입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놀라운 실적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남는다. 우리 기업들이 각 분야에서 사상 최대의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면에는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막대한 로열티와 감춰진 비용들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LCD 산업. 그러나 생산을 위한 장비의 국산화율은 40%에서 아무리 높게 잡아야 6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에서 설비를 공급해주지 않으면 생산시설을 확장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휴대폰에 사용되는 100여개가 넘는 부품들도 대부분 외국회사 제품들로 채워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상당부분을 외국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휴대폰 판매가 늘어날 때마다 CDMA 원천기술을 가진 퀄컴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가 늘어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퀄컴은 그 동안 우리나라 휴대폰 회사들에게서만 5조원이 넘는 금액을 받아갔다. 그러나 이런 하드웨어 부품들은 물리적 실체가 있으니 좀 나은 편이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에는 매년 5천억원씩 지불되는 마이크로 소프트사에 대한 로열티가 붙어있다. 컴퓨터라는 기계를 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계를 구동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OS, Operating System)에 대해서도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훌륭한 기술을 개발한데 대해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세계적인 하드웨어 부문의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왜 소프트웨어나 소재분야에서는 그런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는가에 대해서는 가슴이 아프다. 우리 기업들이 보다 양질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인 기술개발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분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휴대폰 OS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휴대폰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스마트폰의 경우, OS 시장은 노키아의 심비안(Symbian),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Windows Mobile),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2위와 3위의 휴대폰 업체를 보유한 우리나라는 아직 자체적으로 개발한 OS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휴대폰을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 부가되는 각종 어플리케이션까지 외국제품에 의존하게 된다면, 우리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면서 외국기업의 부품으로 조립되고, 외국의 소프트웨어로 결합된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당연히 막대한 로열티와 부품비를 지불해야 한다. 남의 장사를 대신 해주는 상황이니 기업수익의 질이 좋을 수가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 IT산업에 대한 인프라구축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89조원의 자금투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청사진에 의하면 산업경쟁력 원천으로서 소프트웨어 분야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급인력개발, 중소기업참여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휴대폰,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개방형(Open Source) 모바일 OS 개발´ 프로젝트를 민관이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라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육성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휴대폰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PC에서와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전화나 문자를 보내는 것 이외에 막히지 않는 도로나 맛집 찾기, 은행업무, 원격진료 등 어떤 일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는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휴대폰을 이용하여 이런 모든 일을 ‘생각대로 되도록’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이다. 하드웨어적인 기능을 장착했다고 해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사용이 편리하지 않으면, 그 기능은 사장되고 만다. 그러나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원하는, 휴대폰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제조업체가 제공할 수는 없다. 수많은 요구를 표준화해서 반영한다고 해서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새로운 시장의 욕구(needs)를 실시간으로 제품화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것이 애플의 앱스토어(app store)이다. 앱스토어로 통칭되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application store)는 개발자들이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등록하고, 사용자들이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비용을 내고 휴대폰에 다운받아 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앱스토어를 통해 중소개발업체들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어냈고, 애플은 전혀 개발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하게 되어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SK텔레콤에서 최초로 앱스토어와 유사한 모바일 오픈마켓인 ‘T스토어’(www.tstore.co.kr)를 오픈해서 운영하고 있다. 향후 T스토어를 통해 어떤 킬러앱(killer app)이 등장할 것인가 흥미로움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호기심이겠지만, 더 기대가 되는 것은 SK텔레콤 측이 역량 있는 벤처 기업 및 개발업체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힌 점이다. 그동안 부품이나 소재, 소프트웨어산업의 육성을 지적한 많은 목소리들이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수준이 현재에 머물러 있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국내 업체들의 규모가 작아 R&D 투자를 확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같은 대기업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섰다는 점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능력있는 중소기업의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소프트웨어들이 개발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완제품이나 하드웨어 분야에서 이룩한 성공신화를 부품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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