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광고를 전공하는
어느 대학생의 습작 광고
카피의 일부입니다.
“아버지는 2005년에 돌아가셨지만
2006년에 월드컵을 보실 것입니다.”
무슨 소리일까요.
이미 죽은 사람이 어떻게
내년 월드컵을
볼 수 있다는 걸까요.
이어지는 문장에서 의문은 풀립니다.
“안과 의사이셨던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지요.
당신이 눈을 감는 순간이 오면
당신의 각막을 떼어
누군가의 눈을 열어 달라고.”
그리하여, 그분의 눈은
누군가의 눈이 된 것입니다.
육신은 떠났지만
당신의 눈은 여전히 남아
살던 세상을 보는 것이지요.
독일 월드컵도,
북경 올림픽도.
누군가를 위해
장기나 각막을 주고 떠나는 일.
그것은 어찌 보면
우리가 영원히 사는 방법의
하나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