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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기타

펜싱의 재발견

2010.05.24 FacebookTwitterNaver

1884년에 지어진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는 17세기의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지역을 배경으로 네 명의 머스켓 총병의 모험을 그린 역사 소설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영화와 뮤지컬로 재탄생 되며 대중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주인공인 달타냥을 비롯해 루이 13세의 근위병들로 구성된 삼총사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적들과 맞서는 대목을 보면 한 가지 떠오르는 스포츠가 있습니다. 바로 고고한 역사와 귀품을 자랑하는 ‘펜싱’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시드니 올리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영호 선수2008년 은메달리스트인 남현희 선수의 선전으로 많이 알려진 스포츠이죠? 최근 두 선수에 이어 후배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선수들의 빛나는 업적을 발판으로 유럽의 전유물에서 펜싱의 강대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요즘, 여러분들은 이 맹렬한 기세로 덤비는 펜싱에 대해 얼만큼 알고 있나요?


  펜싱, 아는 만큼 즐겁다  

5천만의 국민 스포츠로 떠오른 야구. 이젠 좀 즐길 줄 알겠지 하고 여자친구를 야구장으로 데려갔지만 여전히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친구 때문에 밥 먹는 일 다음으로 좋아하는 야구를 포기한 남자분들 없으신가요? 아직까지도 종종 발견되는 이런 커플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네요. 여자친구 분이 그 스포츠에 관한 지식을 얼마나 갖고 계신지 말입니다. 


현장의 생생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으로 여자친구와 스포츠로 취미를 쉽게 공유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하나의 스포츠에 취미를 붙이게 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절차가 필요한 법이지요. 그 첫 번째 절차가 그 종목에 대한 ‘정보 익히기’ 입니다. 펜싱의 경우엔 특히 아직까지 대중에게 일반화된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종목에 대해 기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아는 만큼 즐거움의 강도도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펜싱의 역사 알기  

펜싱의 역사는 칼의 역사와 같이 오래되었으나, 현대적 펜싱경기의 발전은 경기규칙을 정하여 무거운 전투양식의 장비를 제거하고 칼을 가볍게 하며 베기 기술에 찌르고 막고 반격하는 기술을 체계화한 때부터입니다. 이후 칼의 무게가 점차 가벼워지고 승부 때문에 칼 끝을 사용하여 찌르기를 하는 등 민첩하고 섬세한 펜싱으로 발전하였죠. 그러나 그 당시에는 진짜 칼을 사용하여 유혈사고가 잦아 무기 사용이 제한되는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850년 라보에세레가 마스크를 발명함으로써 오늘날의 펜싱경기로 발전하는 직접적 동기가 되었죠. 1896년 제1회 올림픽대회 때부터 플러레와 사브르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1900년에는 에뻬 종목이 추가되었으며 1960년 로마올림픽대회 때부터 전 종목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기본 규칙-
플러레, 에뻬, 사브르 세 종목으로 나눠 실시, 개인전과 단체전이 있다
●단체전 : 팀 4명 중 주전 3명이 3분씩 3경기를 펼친다. 한 경기당 최고점수는 5점
 ○플러레 : 날길이 90cm, 무게 500g. 오직 검 끝으로 찔러야 득점
→유효 부위 : 몸통
○사브르 : 날길이 89cm, 무게 500g. 앞날 전체와 뒷날 끝 3분의 1부분으로 베기에 성공하면 득점
→유효 부위 : 팔 포함 상반신
○에뻬 : 날길이 90cm, 무게 770g. 오직 검 끝으로 찔러야 득점 
→유효 부위:  몸 전체







  펜싱에 관한 오해와 편견  

펜싱은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매력 넘치는 스포츠임이 분명하지만 명성과 선전에 비해 대중들의 인지도는 다소 낮은 편입니다. 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펜싱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일반 대중들이 느끼고 있는 펜싱의 오해와 편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죠.

첫째, 펜싱은 부자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기원과 관련해 펜싱은 일찍부터 ‘귀족 스포츠’란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세 유럽귀족들로 비롯된 스포츠인 만큼 펜싱이 고급스럽고 품격을 갖춘 스포츠이긴 하지만 즐기는데 있어선 어떠한 조건도 요구되지 않는 스포츠이기도 하죠. 
승마와 골프 같은 여타 귀족 스포츠처럼 장비의 가격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모든 장비의 구입 가격은 검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또, 한번 구입하면 부분 조립 제품의 교체를 통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 오히려 일반 스포츠 장비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연습용은 저렴하게 나온 것도 많다고 합니다. 
펜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다면 언젠가 펜싱도 ‘스크린 골프’처럼 개인 장비 없이도 아무 때나 찾아가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날이 오겠죠. 

두 번째 시선, 펜싱경기는 국내에서 자주 접할 수 없다? 유럽이 종주국이다 보니 국내대회 보다 국제대회가 더 많이 열릴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축구와 야구에 열광하는 그 시간에도 수없이 많은 대회가 국내 무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협회회장배 대회와 대표 선발전, 대통령배 대회, 전국체전 등 각종 대회들이 달마다 포진하고 있죠. 올림픽 공원 내에 마련된 7000석 규모의 펜싱 경기장은 국내 대회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며 편안한 경기 관람 환경을 제공해주기도 하죠.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이 후원하는 ‘SK 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선수권대회’가 매년 이 곳에서 화려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언제든 구축되어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세 번째 시선, 대한민국 펜싱은 유럽 펜싱에 역부족이다? 이런 편견이야말로 호랑이 담배 태우던 시절보다 더 시대에 어긋나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영호 선수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대표 ‘펜싱 여제’ 남현희 선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펜싱은 10년 사이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부산 아시안 게임과 도하 아시안 게임, 월드컵 펜싱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수많은 메달을 따내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에 도전할 만큼 눈부신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진 10년이었습니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선수권대회’에서도 여자 플러레 대표팀이 준우승을 따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답니다. 유럽펜싱이 한발 앞서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한국 펜싱은 그 뒤를 바짝 좇는 무서운 추격자임이 틀림없죠.




  진짜 매력은 현장의 소리에 있다  

‘알레’, ‘알트’ ‘앙가르드’

마치 프랑스 역사 속 유명 인물의 이름과도 같은 이 단어는 ‘시작’, ‘그만’, ‘준비’를 뜻하는 펜싱전문 용어입니다. 지난 5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 동안 올림픽 공원 펜싱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선수권대회’ 현장에서도 이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렸죠. 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대회 심판진.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심판의 지시 소리와 함께 각 나라 대표 선수들의 우렁찬 기합 소리가 한데 엉켜 경기장의 분위기를 압도했죠.


SK텔레콤은 이 대회를 기점으로 지난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로서 선수들과 펜싱대회를 적극적으로 후원해오고 있습니다. 매년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펜싱의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여자 플러레 개인전을 시작으로 여자 플러레 그랑프리 단체전과 대회 마지막 날 열린 남자 플러레 개인전까지 각 나라 선수들이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낭자들이 준우승을 차지해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인 남현희 선수와 세계 랭킹 1위, 이탈리아 ‘발렌티나 베잘리’ 선수와의 맞대결이 예상돼 언론과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아쉽게도 남현희 선수가 16강에서 탈락하며 세기의 펜싱 대결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다음 대회에서의 대결 역시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본 ‘2010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 선수권대회’는 팬들과 선수들의 거리를 좁혀주는 매개체로 펜싱의 참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맑고 경쾌한 칼의 소리와 선수들의 힘찬 기합소리가 이룬 멋진 하모니가 인상적인 대회였죠. 
어느 스포츠보다도 팬과 선수들이 생생하게 호흡할 수 있는 장점과 선수들의 숨소리와 긴장감마저도 내 것이 될 수 있는 오감 만족 형 펜싱이야말로 진정 국민의 사랑을 받을 만한 충분한 매력을 가진 볼수록 매력만점인 스포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챙챙’거리는 펜싱의 소리에 중독될 준비가 되어 있으시다면 주저 말고 경기장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꿈머굼별머굼 (SK 스포츠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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