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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기타

T1을 이끄는 박용운 감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2011.03.10 FacebookTwitterNaver

사람들은 어느 집단 안에 있으면 자기의 포지션을 갖게 됩니다. 크게 3가지로 보면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 실행하는 사람에게 코치하고 최종 결정권자가 결정하는 것을 돕는 중간 위치의 사람, 집단의 방향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최종 결정권자가 있죠.

만약 회사라고 하면 현장의 업무를 맡는 현장감독자, 현장감독자와 최고관리자의 사이에 있는 중간관리자, 그리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최고관리자라고 할 수 있고, 오케스트라 단이라면 지휘자, 악장, 평단원으로 나눌 수 있죠. 마찬가지로 T1의 구성원을 셋으로 나누면? 선수들+코치님+감독님, 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큰 그림을 보면서 게임단 전체를 방향성을 결정하고 지휘하시는 우리 박용운 감독님을 만나 감독님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박용운, 그의 과거

Naomi: 어떤 계기로 게임 쪽 일을 하게 되셨나요?

용운: 초등학교 시절 286을 접했을 때부터 게임은 내 운명이다! 라고 느꼈어요. 그 때부터 계속 게임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져 왔죠. 대학생이 된 이후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순탄한 사고방식, 졸업하면 대기업에 취업하고 샐러리맨으로 살아가는 것이 싫다는 거죠.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게임은 문화 자체도 신선했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까 이쪽으로 가면 내가 할 일이 많을 거라고 판단해서 올인하다시피 뛰어들었죠. 다행히 운도 맞아떨어져서 그동안 많은 활동들을 해오다보니 운명처럼 이 자리에 오게 된 것 같아요.

Naomi: 아, 그럼 스타크래프트를 하기 전에는 다른 게임을 하셨었나요?

용운: 네- 배틀넷이 없을 때, 그러니까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는 모뎀플레이라고, 워크래프트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많이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군대 간 사이에 스타크래프트가 나왔죠. 처음엔 프로게이머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다른 선수들보다 나이도 많았고, 뭐 여러 이유로 팀에서는 제가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을 하더라고요. 승률도 좋았었는데 하하. 그 때는 한참 게임 산업이 시작될 때라 점점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만한 부분이 필요했던 거죠. 난 나이도 많고 머리도 빠지고(!) 그래서 상품성이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게이머의 꿈을 접고 코치 쪽으로 길을 걷게 됐어요.

Naomi: 코치로 계시다가 2008년 T1의 감독이 되셨는데요, 감독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얼마만큼이나 하셨는지 궁금해요!

용운: 게임 전략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코치 생활을 시작하면서 느낀 것이 ‘시스템’에 대한 중요성이었거든요. 평소 그렇게 전략, 시스템에 대해 고민을 해왔던 것이 제가 감독이 될 수 있었던 밑바탕이고 지금도 저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이에요. 요즘은 감독이다 보니 세 개 종족을 다 관리해야하니까 직접 전략을 다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종족별 코치들이 구상해온 것을 바탕으로 함께 고민해본다거나 하는 식의 운영 관리를 위주로 하고 있어요.

Naomi: 여태까지의 일 중 가장 뿌듯했던, 가장 속상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용운: 가장 뿌듯했던 건 역시 프로리그 우승했던 거죠. 가장 속상했던 것은, 프로리그 우승했던 전 시즌에 처음 2위였는데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던 거에요. 마지막에 택용이가 나가서 마무리해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썼는데 지는 바람에 택용이에게도 너무 미안했고, 아, 지금 생각해도 정말 속상하네요.

박용운, 그의 현재

Naomi: 얼마 전 박카스 스타리그에서 정명훈 선수가 첫 우승을 거두었는데요! 어떤 생각이 드셨었나요? ^^

용운:흠, 사실 명훈이가 당연히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고 경기 갔어요. 물론 외적으로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죠. 맵도 명훈이에게 좀 불리했고, 송병구 선수와의 상대전적도 떨어졌으니까요. 하지만 명훈이의 능력, 그 위에 양념을 치는 것 같은 최연성 코치의 코칭과 권오혁 코치의 분석을 믿었기 때문에 당연히 우승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3:0까지 해줄 줄은 예상을 못했으니까 많이 대견했죠. 제가 처음에 T1에 왔을 때, 솔직히 명훈이가 큰 선수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조금은 했어요. 기본기가 탄탄하지 못해서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지켜보면서 많이 놀랐던 게, 본인의 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해요. 불타는 덩어리 같달까? 해내려는 의지로 자기의 단점을 메꿔 내는 모습이 정말 대단한 친구에요.

Naomi: 아 그렇군요! 그럼 선수들 중에 요즘,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요?? *_*

용운: 꼭 한명만 골라야 하나요? (네!) 그렇다면… 택용이를 굉장히 칭찬해주고 싶어요. 택용이는 게임에 천부적인 능력이 있다 라기 보다는 평소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그 노력하는 부분이 밖으로 나와서 좋은 성과를 얻는 선수에요. 성적이 좋은데도 자만심 없이 여전히 연습도 열심히 하고. 팀 내에서 연습 뿐 만 아니라 생활 관리하는 면까지 전부 1등이에요. 많이 칭찬해주고 싶어요.

Naomi: 그럼 선수들 중에, 아~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용운: 음 이것도 한명인가요? (네!) 흠.. 굳이 한명을 고르자면 신인으로 크고 있는 정윤종 선수, 이 선수가 조금만 더 하면 엄청 클 수 있는데 최근 3연패하고 그런 점이 조금 아쉽네요. 더 욕심을 부릴 선수는 사실 많은데.. 재욱이, 상봉이, 명훈이…. 명훈이는 우승도 하고, 잘해줬지만 앞으로 더 잘하면 좋겠어요.

박용운, 그의 미래

Naomi: 하하! 선수들이 감독님의 마음을 알고 더 열심히 연습하면 좋겠네요! ^^ 감독님! 앞으로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세요??

용운: 음.. 앞으로 세 시즌 정도는 무조건 우승하는 거요. 우승을 다른 팀에 넘겨주지 않아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제가 곧 프로리그 100승을 달성하게 돼요. 이게 저에게는 감독으로서의 중간 점검이라고 생각해요. 그 동안 잘해왔구나- 스스로 칭찬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100승을 빨리 얻은 것처럼 200승도 누구보다 빨리 찍고 싶구요. 200승 뿐 만 아니라 300승을 달성한 사례가 없는데 이런 걸 다 이뤄내서 오랫동안 역사에 남을 수 있는 기록을 가지고 싶어요. 하하!~ (인터뷰 날짜는 2월 20일이었는데요, 실제로 2월 22일, 프로 게임단 감독들 중 최단 기간인 1047일 만에 100승을 달성하셨어요! 승률은 무려 62.5%! 축하드려요!!^^) 아 그리고, T1 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저그 라인인데 이 부분을 살리는 것, 도택명의 뒤를 이을 신예들을 잘 길러내는 것. 이것도 요즘 목표에요. 당장 해낼 수 있는 건 아니고 시간이야 좀 걸리겠지만 계속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겠죠.^^

Naomi: 네:-) 이건 번외 질문인데요, 만약 나중에 감독님 자녀가 게임을 하겠다고 한다면 지지해주실 건가요?!! ^^

용운: 네!!!!!!! 저는 정말!!!그럴 거에요. 그런데 지금 제가 딸만 있어서.. 사실 게임이 여자가 하기에는……… 하하. 나중에 아들이 생겼는데 아들이 게임을 하겠다고 하면 있는 힘껏 지지해줄 거에요.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자기 자신이 적성에 맞고 재미를 느낀다면, 마음으로 좋아한다면 그 중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으니까요.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해서 스스로가 발전한다면 그건 성공하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Naomi: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용운: 음 우선.. 선수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사실 항상 선수들이랑 이야기 하니까 딱히 할 말이 없긴 한데, 우리 선수들이 모두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항상 기쁘고. 하지만 이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항상 기쁘지만은 않더라도 어찌됐건 팀이 하나가 되어서, 시간이 흘러도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바라요. 10년 후, 20년 후에 다시 만났을 때도 서로가 정말 좋은 감독이었다, 좋은 선수였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관계요. 그 때를 생각하며 감독, 코칭스태프들, 선수들 우리 모두 다 잘하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께는.. 항상 팬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어떤 때에는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고, 하는 바람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아요. 되도록 여러분의 바람을 이룰 수 있게끔 열심히 뛸 테니 계속 믿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평소 박용운 감독님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실 때의 표정이 매우 날카로우셔서 인터뷰, 사실 긴장을 많이 하고 갔는데요. 경기가 끝난 후엔 오히려 매우 소탈하시고 더 친근하게 선수들, 코치님들과 대화하시는 모습을 보고 덕장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T1이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감독님 화이팅!!


Naomi (SK스포츠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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