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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 금메달! 박태환이 일궈낸 스피드, 실행력, 응집력

2011.08.18 FacebookTwitterNaver


지난 7월 31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3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1개를 딴 박태환 선수가 금의환향했다. 자유형 400m에서 괴력의 스퍼트를 보이며 라이벌 쑨양(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 선수. 불리한 조건을 딛고 1레인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자신만의 레이스로 끌어올린 최고의 ‘스피드’


예선전 7위, 불리한 1번 레인에서의 레이스. 우승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박태환 선수는 출발부터 가장 빨랐다. 200m 이후 2위로 내려앉은 뒤 250m 터치패드를 찍을 때는 4위까지 밀리기도 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무섭게 스퍼트를 올려 다시 1위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 50m를 남기고부터는 2위인 중국의 쑨양과 5m 정도의 간격을 벌리며 1초 이상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전에서 페이스 조절을 잘 못해서 레인 배정이 사이드로 밀렸죠. 물론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다른 선수들을 견제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오히려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저만의 레이스를 펼친다면 더 좋은 승부가 될 거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1번 레인은 수영장 벽면에 물살이 부딪히고 되돌아올 때 물의 저항을 받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불리하다. 이 같은 이유로 보통 예선 성적이 좋은 선수들에게 가운데 레인을 배정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박태환 선수는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켰다. 결승에서 경쟁자를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페이스 조절에 몰두한 것. 이는 스피드에 대한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한 작전이었다. 그리고 그의 이런 자신감은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연습량에 기인한 것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해 2월부터 돌입한 특별훈련은 큰 성과가 있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 7m에 그친 잠영 거리가 최근에는 12m 안팎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였다. 돌핀킥 횟수도 5회 이상으로 늘었다. 감각적인 영법이 주 무기였던 박태환 선수가 약점이던 턴과 돌핀킥을 보강하면서 날개를 단 것이다. 끊임없는 연습은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그 자신감은 2위를 1초 이상의 차이로 따돌리는 스피드를 가져왔다. 국제대회에서 1번 레인 첫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믿은 그가 1번 레인의 기적을 일으킨 순간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남았다. 물의 저항을 많이 받는 레인이었기에 그의 최고기록을 갱신하지 못한 것이다. 200m에서 간발의 차로 4위를 한 것도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는 연습으로 부족한 턴 동작과 돌핀킥을 더욱 보완해 1년 뒤 런던올림픽에서 완벽한 레이스를 펼칠 것을 다짐한다. 음악을 좋아해 매 경기 헤드폰을 착용하고 나오는 박태환 선수. 호기심 많은 청년답게 그는 최신 전자기기에도 관심이 많다. 휴대폰도 곧 최신 기종으로 바꿀 것이라며, 신제품 출시를 수영 연습에 비유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같은 경우에는 매달, 빠르면 몇 주 만에 새로운 제품이 나오잖아요. 이번에 최신 제품을 샀다고 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구식이 되는 거죠. 수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기록이 뒤처지는 거죠. 그래서 저도 항상 도태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연습하는 거죠.”


즐기는 마음이 ‘실행력’ 을 부른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살인적인 스케줄의 특별훈련을 소화했지만 그는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수영의 기록을 향상시키는 과정이 바로 ‘훈련’이기 때문이다. “일 년 중 한국에 있는 시간을 모두 합치면 두 달 정도 될거예요. 그것도 일주일, 이주일, 한 달, 이렇게 조각조각 들어오는 시간을 합친 것이고요. 나머지 시간은 연습을 위해 외국에 나가 있어요.”


훈련은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 코치가 있는 호주에서 이뤄졌다. 훈련에 몰두하다 보니 자연히 기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몸이 더 좋아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그의 근육질 몸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는 따로 몸을 키우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그의 생활이 충분히 운동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습량이 많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결과를 거두는 것은 아닐 터. 그는 훈련의 성과를 시합으로 연결하는 자신만의 비법이 바로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있다고 답했다.


“제가 항상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이 한 가지 있어요. 열심히 노력하되, 즐기면서 살자는 것이죠. 물론 연습을 많이 하는 건 기본이에요. 하지만 제가 왜 수영을 하는지에 대해 항상 기억하고 그와 동시에 즐기면서 임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서 하는 수영이라 연습도 즐겁게 하니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아요.” 즐기는 천재는 이길 수 없다고 하던가. 박태환 선수는 수영이 아주 좋다고 한다. 그래서 기록을 앞당기는 것은 그에게 스트레스가 아닌 ‘희열’로 다가온다. 그 순간의 희열때문에 그 많은 연습량을 소화하고, 그 연습의 성과를 시합으로 고스란히 가져와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22살. 리포트다 시험이다 하여 시간에 쫓기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 등으로 선후배들과 한창 어울리는 시기, 그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즐길 나이에 개인시간을 거의 갖지 못하고 여자친구 없이 지낸 지도 몇 년이 지났다. 금메달을 획득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물론 영광된 일이지만 가끔 또래 친구들의 평범한 삶이 부럽기도 할 것이다. “저도 친구들처럼 학교생활도 하고 싶고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어요. 하지만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할 줄도 알아야죠. 런던올림픽 때까지 사생활은 없다고 생각할래요. 세계 1등을 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명예를 위해 포기하는 것, 거기에는 제 사생활과 여자친구도 포함되어 있는 거죠.” 수영을 하지 않았으면 친구들과 함께 캠퍼스를 누볐을 싱그러운 20대 초반의 나이에, 그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인생의 법칙을 그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힘이 되는 가족이 바로 ‘응집력’


지금의 ‘국보소년’ 박태환 선수는 온전히 가족들의 손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 시절, 수영에 재능을 보인 박태환 선수를 계속해서 지원한 사람은 바로 그의 어머니. 그가 초등학교 재학 시절, 어머니는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4시 30분에 등교하는 아들의 도시락을 싸주고 초시계를 들고 경기를 응원했다. 예전에는 아들의 장래를 생각해서 수영을 반대하던 아버지도 이제는 “내가 봐도 참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며 박태환 선수를 치켜세운다. 하나밖에 없는 누나와의 우애 또한 두텁다. 그의 누나는 평소 쉬는 날이면 동생과 영화를 보고, 고민상담을 해주는 등 좋은 친구 같다. 이런 가족들에게서 박태환 선수는 언제나 힘을 얻는다.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가 끝나고 귀국해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엄마, 아빠, 누나랑 밥 먹어야죠”라고 대답한 그다. 그리고 그에게는 또 하나의 가족이 있다. 바로 ‘박태환 전담팀’으로 불리는 코칭 스태프들이다. “비록 피가 섞이진 않았지만 저희 팀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예요. 외국에 함께 나가서 같이 살고 있고 저와 함께 운동하고 항상 저를 중심으로 해서 제 주위에 계시잖아요.” 특히 작년에 합류한 세계적인 지도자 호주의 마이클 볼 코 치는 그에게 제2의 아버지 같은 존재다. 외국에 나가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그를 때로는 엄하게 꾸짖고 때로는 인자하게 다독여주는 볼 코치는 그가 ‘수영을 즐기는 데’ 도움을 준 인물이기도 하다. “가족도 그렇고 팀원들도 그렇고 제가 기록이 안 나오면 안타까워해주시고, 좋은 성적을 내면 저보다 더 기뻐하고 감동해주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 항상 기운이 나요. 열심히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죠.”


가족과 팀원들 덕분에 항상 힘이 난다는 박태환 선수. 그를 생각하고 위해주는 가족과 팀원, 주변인들은 언제나 그의 원동력이자 소중한 안식처이다. 박태환 선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제2의 가족인 팀원들, 더 나아가 그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이 그가 그 자리에 계속 서 있게 하는 응집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그는 이러한 응집력, 실행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스피드를 내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빛 질주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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