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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어플] 1박 2일 무대책 여행, 스마트하게 즐기다! – Day 1

2011.10.18 FacebookTwitterNaver

한국 최초의 산악인이자 여행가인 정란은 여행을 떠날 때 ‘작은 필연(筆硯 붓과 벼루)과 지팡이 하나만 끌고 나서니 모든 시름을 벗은 듯 몸이 거뜬했다’고 하였다. 그럼 현대인이 여행을 떠날 때 갖추어야 할 최소 장비는 무엇일까? No 플랜,無 대책,無 규칙의 최강자 여행 작가 정숙영, 그녀가 스마트 폰을 지팡이 삼아 떠난 1박 2일 무대책 여행기가 지금 시작 된다. 계획도 장비도 없지만 여유와 지혜가 빛난 스마트했던 영월 여행! 그 느긋함 속으로 흠뻑 빠져보자. Editor 정숙영

Day 1

08:50 강변역 부근
부르릉. 가방 속의 전화가 몸을 떤다. N군이 보낸 카카오톡이다. 5분쯤 늦는단다. 지하철이 밀린다는 개도 안 믿을 소리를 한다. 나는 지금 함께 여행갈 친구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행선지는 강원도 영월과 평창. 숙소는 평창에 예약해둔 상태. 일행은 총 네 명. 드라이브를 즐기며 자유롭고 여유롭게 돌아보는 콘셉트의 여행. 거기까지만 준비하고 관광지, 먹을 거리, 루트 같은 구체적인 계획은 스마트폰의 여행 앱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떠나기 전날 앱스토어를 뒤 져 찾아낸 주옥 같은 정보들. 과연 이 앱들이 나를 스마트한 여행자로 만들어줄 것인가? 한번 기대해 본다.

12:30 영월 진입
서울부터 영월까지는 별 탈 없이 무난한 길이었다. 차가 좀 밀리고, 차의 내비게이션이 구십 먹은 노인네의 기억력마냥 들락날락 껌벅껌벅거렸을 뿐. 그렇게 영월에 도착하니 어느덧 점심시간. 뭘 먹으면 좋을까 일행들에게 물으니 ‘아무거나’ 라는 뻔하고도 성의 없는 대답이 돌아온다.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윙스푼을 클릭한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맛집 어플인데, 최근 전국으로 범위를 넓혔다고 한다. 강원도, 그리고 영월군. 총 열 다섯 개의 맛 집이 쭈르륵 펼쳐진다. 정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낯선 동네의 맛집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건 불평할 뭔가가 아니다. 막국수, 곤드레밥, 묵밥, 다슬기 비빔밥, 한우…. 일행들의 의견이 모인 지점은 바로 ‘한우’. 점심엔 가볍게 먹고 저녁에 고기 먹자는 나의 의견 따위는 사뿐히 묵살된다. 점심에 고기 먹고 저녁에 또 먹으면 된단다. 아아. 너무 타당해서 미치겠다. 지구 최후의 날에도 고기 구울 인간들 같으니.

네이버 윙스푼
라이프 스타일
무료 / 안드로이드, 애플
사용자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믿을 수 있는 전국 맛집 정보 제공.
사용자들의 평가 / 리뷰 / 사진과 함께 제공.

13:00 다하누촌
윙스푼에 나온 맛 집은 바로 ‘다하누촌’. 영월의 특산 한우 브랜드인 다하누를 판매하는 정육점과 식당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H양의 내비게이션은 우리 여행에서 진작 로그아웃 된 상황. 어째야 하나 하는데, 차 뒷좌석에서 K양이 자신의 갤S2를 내민다. 화면에는 T 맵이 떠 있다. 오호라. 이것이 그 유명한 내비게이션 어플 T 맵이로구나. 조수석 에 앉은 나는 기꺼이 인간 내비 거치대가 되었고, T 맵은 정확하고 편하게 우리를 ‘다하누촌’ 으로 안내했다. ‘다하누촌’ 은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서 식당에서 소정의 세팅비를 내고 구워먹는 시스템이다. 일단 가격이 놀랍다. 꽃등심, 부채살, 치맛살 등을 1+등급으로 1kg 정도 샀는데, 10만 원이 채 나오지 않았다. 서울에서 먹으려면 저 두 배 의 가격은 줘야 할 텐데. 그래서 회식 내지는 부자 친구가 쏠 때만먹는건데.내돈 내고 밥먹으면서도 땡 잡은 듯한 이 기분은 뭐란 말이냐?

T map_SK
생활/위치>여행/지도/교통>내비게이션
무료 / 안드로이드, 애플
One-stop으로 고객의 Moving Life를 제공하는 서비스
친구 찾기, 교통정보, 안전/보안, 맛 지도 등
고객 편 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15:00 한반도 지형
배도 부르고 마음도 부르니 이제는 영월 구경을 해볼 차례. 이번엔 강원영월여행 앱의 도움을 좀 받아보자. 영월의 볼거리, 할 거리 등을 문화유산, 축제, 박물관, 명승지 등 으로 세분화 하여 소개하는 앱이다. 첫 번째로 선택한 관 광지는 ‘한반도지형’. 영월에는 구불구불한 사행천이 많 은데, 그 중 한 줄기가 말굽처럼 휘어져 언덕의 삼면을 감 싸고 휘도는 모습이 꼭 한반도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T 맵에 ‘한반도지형’ 을 입력하니 사뿐하게 찾아준다. 차를 세우고 높지 않은 언덕길을 걸어 전망대에 오르니, 동그랗게 휘감기는 강물에 안기듯이 담긴 언덕 하나가 보인다. 그러나 참 아쉽게도 흐린 날씨에서는 그 매력이 다 보이는 곳은 아닌 듯 했다. 앞으로 내가 여행 다닐때는 반드시 맑고 시원 하라는 대자연의 법칙 같은 게 생겼으면 좋겠지만 그럴 리 없잖아.

16:00 청령포
다음 행선지는 청령포 . 왕위를 빼앗긴 단종이 영월로 유배되었을 때 살던 곳이다.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 송림 속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솔숲을 떠돌던 바람이 내 목덜미의 진땀을 훑어간다 . 어소 건물 주위에는 이름 모를 들꽃이 가득하고 , 그 바깥으로는 맑은 강물이 휘돌고 , 또 그 바깥으로 검푸른 숲이 빽빽하다. 일행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 뭐야 , 이런 데서 보내는 건 유배가 아니잖아 . 휴가지 . 그래 . 맞는 얘기일수도 있겠다 . 당사가자 열일곱 살 소년이 아니고 삼촌이 보낸 사약을 먹는 시추에이션이 아니었다면 말이지.

17:30 카페에 가다
흐리고 눅눅한 날씨 때문인지 어느 순간 갑자기 일행들의 관광의지가 후드득 떨어졌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솔숲 이나 강물 같은 게 아니라 시원한 커피 내지는 팥빙수 였다 . 이 근처에 괜찮은 카페가 있을까? T 맵을 켜고 주변 검색 기능을 누르자 여러 개의 카페가 검색된다. <황금다방>처럼 이름에서 분위기를 100% 알 수 있는 곳들과 지나치게 먼 곳들을 제외하고 나니 Y-cafe라는 이름의 카페 하나가 남는다 . 5 분도 채 가지 않아 T 맵은 도착신호를 알린다 . 하얗고 자그마한 카페 하나가 언덕 위에 동그마니 서 있다 .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인상 좋은 주인 아주머니께서 다짜고짜 찐감자와 살구를 먹으라고 강요하신다 . 그리고는 묻지도 않은 추천메뉴를 말씀해주신다 . 산에서 난 오미자로 직접 담그신 냉 오미자차 . 그리고 연유가 듬뿍 들어간 팥빙수 . 푹신한 소파에 앉아 오미자와 팥빙수를 먹으며 다음 행선 지를 고민한다. 다들 ‘별마로 천문대’ 를 입에 올린다. 원래는 별자리를 볼 수 있는 천문대인데, 별자리 관측은 예약을 해야만 볼 수 있지만 천문대에서 바라보는 영월 시내의 야경도 하늘의 별만큼 좋단다. 그러니까 우리는 여기 서 해 질 시간까지 뭉갠다는 거다. 뭐 어떠랴. 오미자차와 팥빙수 사이로, 오미자차와 팥빙수만큼이나 맛있는 영월 여행의 시간이 흘러간다.

19:00 별마로 천문대
해가 지기 전 카페를 나선다 . 동강가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 가끔씩 마음에 드는 풍경이 나타나면 차를 세운다 . 여름이라 아직 해는 길고 , 점심에 고기 먹어서 배는 아직 고프지 않으며 , 계획도 강박관념도 없어 마음은 한없이 여유롭다. 기차, 강물, 숲, 표지판. 영월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우리의 볼거리다. 조금씩 사위가 어두워지자 본격적으로 천문대 로 향한다. 대관령 옛길의 일부를 따다 붙인 것 같은 꼬부 랑 언덕길을 오르자 자그마한 천문대가 나타난다. 빨리 천문대 옥상과 연결된 언덕에 오른다. 민둥 언덕 아래로 불빛이 별빛처럼 박힌 초저녁의 영월 시내가 펼쳐진다. K양은 갤S2를 꺼내 멜론 앱을 실행시키고, H양과 이어 폰을 사이 좋게 한쪽씩 나눠 낀다. 김연우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귓속으로 스며드는 동안 어둠은 그의 목소리만 큼이나 달콤하고 차분하게 영월시내를 감싸기 시작한다.

멜론(MelOn)
음악
무료 / 안드로이드, 애플
220만곡 이상의 음악 실시간 감상 및 다운로드.
1만2000편 넘는 뮤직비디오와 풍부한 아티스트/ 앨범 정보 제공.

22:00 펜션, 조촐한 막걸리 파티
숙소로 향하는 길. H양은 그래도 한번 믿어보겠다며 차의 내비 게이션을 켠다. 펜션의 주소를 찍자 내비 김양은 최선을 다해 길을 뱉어냈다. 굳이 고속도로로 돌아가는, 조금은 납득이 가지 않는 길이다. 그 동안 뒷자리의 K양은 T 맵 검색을마쳤다. 질러가는국도길을 찾아줬을 뿐 아니라, 우리 숙소도 이름으로 한 번에 검색됐다. H양은 내비 김양 을 미련 없이 은퇴시켰다. T맵, 넌 정말 최고야! 영월에서 한 시간 반 가량을 달려 숙소인 펜션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온 막걸리와 순대로 조촐하게 파티를 연다. 내일 계획은? 내일 앱 좀 다운 받지 뭐.

본 포스트는 스마트 라이프 시대에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SmarT의 기사를 옮겼습니다.
SmarT는 격월로 발행되며, SKT 공식 대리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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