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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기타

2012 프로야구의 새로운 리더 SK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의 하루

2012.04.26 FacebookTwitterNaver


당신의 머릿속에 이만수 감독은 어떤 이미지로 저장되어 있는가? 영구결번에 빛나는 최고의 공격형 포수? 팬과 한 약속을 지키겠다며 헐크 팬티 퍼레이드를 보여준 의리의 코치? 취임 8개월 만에 시범 경기 1위를 기록한 신임 감독? 야구 인생 40년, 그 어디에서도 독단과 아집, 오만의 ‘이만수’는 없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는 이만수 감독. 새벽 5시, 그의 하루가 시작된다.


경기전 – 하루 일과 중 가장 바쁜 오전 시간

오전 7시 40분, 홈구장인 문학야구장의 감독실에 불이 켜진다. 가장 일찍 도착해, 가장 늦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이만수 감독. 누구보다 바쁜 그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특히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오전 시간은 그의 하루 일과 중 가장 바쁜 시간이기도 하다. 한화이글스를 상대로 시범 경기가 있던 지난 3월 28일 이른 아침부터 문학야구장을 찾았다.



am 5:00 기상 & 시합 오더 확정

그의 하루는 남보다 일찍 시작된다. 새벽이면 눈이 번쩍 떠지는 것도 벌써 40년째. 야구부 활동을 시작한 중학교 시절부터 대학 때까지, 하루 4시간 수면이 전부였던 고단한 훈련 습관은 고스란히 몸에 익어 일찌감치 그를 새벽형 인간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기상 후 집을 나서는 7시 20분까지, 그는 감독으로서 중요한 업무이기도 한 ‘시합 오더’(경기 출전 선수 명단)를 마무리짓는다. “전날 밤 작성해둔 출전 선수 명단을 보면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거죠. 엔트리 26명을 되짚어보면서 수없이 반복해 생각해요.”


am 7:40~9:20 개인 훈련 & 코치 면담

집에서 구장까지는 차로 15분 거리. 오늘도 가장 먼저 홈구장에 도착했다. 감독으로 발령받은 후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껴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 중이다. 훈련보다 생각을 하는 게 에너지 소비가 크다는 걸 몸소 느꼈다는 그. 오죽했으면 곁에서 그를 지키는 코치진이 걱정 어린 시선으로 운동을 권유했을까. 코치진에게 시합 오더를 내리고 그들과 연습 스케줄을 논의한 뒤, 트레이너에게 보고를 듣다 보면 어느덧 9시 20분. 훈련을 시작할 시간이다.


am 9:20~12:00 공식 연습 & 기자단 미팅

선수들이 훈련을 시작하면 그 역시 바빠진다. 마운드에 나와 선수들이 연습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은 스포츠지 야구 전문 기자도 더그아웃에서 만나야 한다. 이만수 감독은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데 모두 소탈하고 호방한 그의 성격 덕분이다. 오늘 경기에 대한 이야기부터 최근 이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자의 질문에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재치 있는 답변을 이어가니 그의 주변엔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원정 온 상대팀 선수들을 독려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10년간의 미국 생활 내내 인연을 이어왔다는 박찬호 선수와는 진한 포옹을 나누기도.


경기중 – 카리스마와 격려를 오가는 소통의 시간


pm 1:00~3:40 경기 중 작전 지시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다. 까만색 선글라스에 빨간색 점퍼를 입고 더그아웃을 지키는 이만수 감독. 허허실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마운드 곳곳을 누비던 오전 시간과 달리 낯설게 느껴질 만큼 강한 카리스마를 품어낸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여차 하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작전을 지시하고 선수를 독려하기도 한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거잖아요.감독의 역할은 선수가 마운드에서 잘 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거죠. 결국 좋은 지도자를 만나면 플레이도 좋아지게 마련이죠.”


pm 4:00~5:00 미스플레이 연습

이날 경기는 3시간을 채 넘기지 않고 3:1 SK와이번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 이는 이만수 감독이 추구하는 전략과 다르지 않다. 그는 투수에게는 과감하게 던질 것을, 타자에게는 적극적으로 초구를 공략할 것을 주문한다.


“감독으로 정식 데뷔하면서 모든 선수에게 딱 세 가지만 강조했어요. 기본, 집중, 팀워크죠.기본이란 1루수가 죽을힘을 다해 1루를 지키는 일이죠. 집중 역시 중요해요. 미스플레이도 집중하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이니까요. 이렇게 기본이 50점, 집중이 50점인데, 여기에 팀워크가 더해지면 가장 강력한 팀이 될 수 있는 거죠.”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하나둘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오늘의 미스 플레이를 연습하기 위해서다. 딱 1시간, 에너지를 모아 집중해서 다시 도약할 시간이다. 점심 식사 후 잠깐의 휴식을 끝내고 드디어 경기가 시작된다. 오늘의 경기는 한화이글스와 벌이는 시범 경기 2차전. 전날 3:0 승이라는 전력이 무색하리만큼 마운드에는 양 팀 선수 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더그아웃까지 전해진다. 그 중앙에 이만수 감독이 있다.


SK와이번스 선수&코치가 말하는 감독님은요..


거리감 없이 편한 리더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는 앞장서서 나서시죠. 그래서 더 거리감 없이 편하게 느껴집니다. 바람이 있다면 했던 말만 다시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웃음) 감독님 말씀처럼 올해 우승을 목표로 노력하겠습니다.”
정근우 선수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리더
“감독마다 스타일이 다르게 마련인데, 이만수 감독은 선수 출신이라 야구 경험도 많고, 마음이 좋은 사람이에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그것을 바탕으로 팀을 잘 운영해나갈 거라고 믿습니다.”
조 알바레스 코치



경기 후 –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노력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정리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이제부터 하루를 정리할 일이 남았다. 40년간 그가 매일 빼먹지 않은 일 중 하나는 야구 일기 쓰기다.



pm 5:00~5:30 야구 일기 쓰기

퇴근 전까지 그는 감독실 컴퓨터에서 야구 일기를 쓴다. 감독 취임 기간은 8개월이지만, 야구 일기의 역사는 40년을 넘어선다. 일기장에는 그의 야구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쓰다 보니,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불펜 코치를 지낼 때는 피칭 코치 단 쿠퍼가 “너, 그 글 쓰는 거 언제 끝나니?” 하고 묻더란다. 그의 대답은 “내가 야구를 그만둘 때!”였다고. 야구 일기를 쓰며 그는 다시 한번 좋은 지도자의 길을 생각한다.


pm 6:00 가족에게 가는 퇴근길

6시면 변함없이 퇴근길에 오른다. 감독이 된 후 그의 퇴근길은 그날의 경기 성적에 따라 다른데, 사정인즉 이렇다. “감독이 되고부터 경기에 이겼을 때는 괜찮지만 경기에서 졌을 때는 집에 바로 가기가 그렇더라고요. 가족들이 내 눈치만 보고, 알게 모르게 집안 분위기도 살벌해지는 거죠. 그래서 혼자 커피를 마시고 책도 읽으며 마음을 안정시킬 아지트를 만들었어요.”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답사까지 해서 아지트를 찾았다는 그. 그러니 아지트로 가는 퇴근길도 그에겐 가족에게 돌아가는 길인 셈이다. 그는 가정이 행복하지 않으면 일터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정규 시즌을 앞두고 코칭 스태프 부부 동반 저녁 모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다. 이 자리에서 스태프의 아내에게 “훌륭한 남편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는데….


그에겐 꼭 이루고픈 소원이 하나 있다. 바로 구단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하는 일이란다. 그의 하루를 담아보니, 그 소원이 이루어질 날이 멀지 않은 듯싶다. 그 어느 때보다 SK와이번스의 2012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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