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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기타

“스마트폰으로 반려견과 대화가 가능할까?” – 강아지 통역기 실험일지

2012.05.11 FacebookTwitterNaver


안녕하세요, 화창한 날씨로 (막내 주제에) 빨리 휴가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험실 그녀입니다. 아직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않았지만, 해외로 떠나고만 싶어서 통역기 어플을 뒤적이고 있었죠. 그러던 중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바로바로, 강아지 통역기!


스마트폰으로 강아지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이 무슨 꿈 같은 얘기란 말인가요~! 갑자기 어린 시절 키웠던 강아지들이 눈 앞을 스쳐갔습니다. 과연 정말 스마트폰으로 반려견과 대화할 수 있을까요? (쫑, 만약 그 때도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그렇게 널 괴롭히지 않았을거야.)


실험 준비물 : 짱아(말티즈, 6개월, ♀), 짱아 님을 찍을 카메라, 짱아의 말(?)을 통역할 스마트폰, 그리고 할 일 없는 내 주말…


우선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지인 I양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황금같은 주말을 양보해 주신 I양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I양이 키우고 있는 강아지 짱아는 생후 6개월 된 말티즈로, 순해 보이는 외모가 인상적인 아이였지요.



실험을 당해줄 그녀, 짱아에게 조금 더 편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방문한 곳은 서울의 사랑받는 애견은 모두 모인듯한 북서울 꿈의 숲입니다. 푸른 잔디밭과 새순이 돋아나는 나무로 가득찬 그곳은 바로 지상낙원!



1차 실험 – 짱아!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실험에 돌입할 시간! 어플을 실행하고 스마트폰을 짱아에게 들이댄 순간, 저는 큰 난관에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바로.. 짱아가 짖지 않는 것이었죠. OTL 간식을 한 손에 들고 얼르고 타이르고 심지어 협박을 해봐도 소용없었습니다.



약 30분 가량 짱아를 쫓아다녔지만 결국 그녀의 입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짱아가 무슨 말이 하고 싶었는지 알아보려는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어쩔 수 없이 실험은 2단계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2차 실험 – 짱아가 친구를 만나 하는 말은?

2단계 실험은 짱아가 다른 친구를 만났을 때 어떤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너른 잔디밭에서 뒹굴고 있는 수많은 강아지들은 분명 짱아가 목청껏 짖을 수 있도록 해주리라고 기대하기에 충분했지요.



넓은 잔디밭에 도착하자마자 친구를 만난 짱아는 같은 견종인 말티즈 자매(?)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너무 익숙한 모습이었기 때문일까요? 그녀는 이번에도 짖지 않았어요. 아… 그녀의 입은 중천금보다도 무거웠습니다.



그러다가 저 멀리에 있는 불독을 보더니 위협적으로 짖기 시작합니다.



방언이 터지듯 신나게 짖어대는 짱아에게 스마트폰을 들이대고 통역을 시전해 봤습니다. 강아지 통역기는 “제가 귀여울 수 있지만 전 난폭할 수도 있어요!”라고 짱아의 말을 해석해 줬습니다. 시의 적절한 강아지 통역기의 해석에 저와 I양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치 앞으로 모든 강아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만 같은 환상에 잠시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3차 실험 – 강아지 통역기의 정확도는?

저와 I양이 강아지 통역기의 환상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짱아가 사람 몸집보다 큰 대형견 차우차우를 보고 무섭게 짖기 시작했습니다. I양이 작은 강아지 한 마리 정도는 한 입에 잡아먹을 듯한 차우차우에게 돌진하는 짱아를 말리는 동안, 제가 짱아의 말을 통역해봤더니 이번엔 완전히 생뚱맞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니! 이것은 대체 무슨 시추에이션?! 자기 몸집보다 수십 배는 더 커 보이는 차우차우를 보고 “당신네 사람들 불쌍하네요…”라니요! 갑자기 강아지 통역기에 대한 불신이 해일처럼 몰려왔습니다.


이제는 신들린 듯 어린이, 강아지, 고양이 할 것 없이 작은 생명체만 보면 짖어대는 짱아를 데리고 다시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강아지 통역기는 영 생뚱맞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수 차례 이어진 실험으로 강아지 통역기 어플이 약간은 어이 없는(하지만 웃긴) 결과를 보여주곤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개 짖는 소리뿐 아니라 사람 목소리를 포함한 모든 소리에 반응해 결과를 보여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강아지 통역기에 대한 환상은 안녕…


정말 스마트폰으로 강아지와 대화를 나눌 수 있기는 할까?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은 아니지만 휴대용 강아지 통역기는 실제로 존재한답니다. 처음 강아지 통역기가 발명된 것은 2002년으로, 일본의 장난감 회사에서 한 음향과학자가 직접 개발한 동물감정 분석 시스템을 응용했다고 해요. 이 강아지 통역기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의 높낮이, 길이, 자세,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통역의 근거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견종별로 목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강아지 통역기 개발 당시에 약 50 종에 달하는 견종을 각각 분석해 정확도를 높였다네요.


예를 들어, 낮고 길게 으르렁대는 소리는 무엇인가를 경계하고 있다는 뜻이라거나, 높고 짧은 소리와 함께 몸을 흔들고 있으면 반가워하고 있다는 등이죠.



하지만 소리만을 근거 자료로 하는 스마트폰용 강아지 통역기는 전문 기기에 비해서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역시 반려 동물과의 진정한 소통에는 끝없는 사랑과 관심이 최고!! 그래도 언젠가는 스마트폰으로도 강아지, 고양이와 원활히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런 날을 기다리며, 다음 실험 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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