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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SK텔레콤관 ‘아름다운 강산’ 이준익 감독 인터뷰 – 가장 하이테크한 공간을 가장 휴먼테크하게

2012.05.30 FacebookTwitterNaver

무려 271만m2에 이르는 여수 엑스포 현장. 이 어마어마한 공간에서 당신은 무엇을, 어떻게 즐길 생각인가? 이준익 영화감독은 일찌감치 엑스포라는 축제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관 3층 <뷰티풀 스케이프>에서 상영 중인 뮤직비디오 <아름다운 강산>이 그가 지난 1년간 공들여 만든 작품이다. 범접하기 어려운 최첨단 ICT 기술을 누구나 보고, 듣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편의 뮤직비디오로 풀어낸 이준익 감독과의 직격 인터뷰.

엑스포 작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본래 엑스포라는 공간은 현대 기술 문명의 발달을 보여주는 전시장이죠. 하지만 인간의 기술 문명이 발달할수록 보다 소중한 것은 인간으로서 가치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죠. 그런 의미에서 SK텔레콤관 3층 전시장 작업에 참여했어요. 함께 노래하며 행복한 꿈을 꾸고, 새로운 미래를 가꾸어 나가자고요. ‘혼자 꾸는 꿈은 그냥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미래가 된다’던 존 레논의 노랫말처럼요. 하이테크한 공간에서 휴먼테크한 가치관을 보여주고자 참여했습니다.

뮤직비디오 <아름다운 강산>에 담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함께 나눠야 할 정서적 가치랄까요? 빈부의 격차, 세대 혹은 계층 간의 갈등, 도시와 농촌 지역의 갈등 등 동시대를 사는 사람끼리 숱한 갈등이 있잖아요. 그런 갈등을 봉합하는 수준에 머물지 말고 갈등 자체를 서로 인정하면서 같이 어우러지는, 그래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 가치를 공감하는 정서적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수십 년간 마치 국민 가요처럼 불려온 우리나라 록의 대부 신중현 씨의 명곡인 ‘아름다운 강산’을 모두 함께 불러보면서요. 농부, 어부, 어린아이, 할머니, 할아버지 등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수많은 차이와 계층 간의 갈등은 있지만 모두가 같은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들이 SK텔레콤관 3층에서 모이는 거죠. 저는 이 작업이 한 편의 영화보다 의미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나눠야 할 정서적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1천 명 이상의 주인공이 등장한다던데.

전국을 돌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가르쳐주며 촬영했죠. 그야말로 길을 가다가 경운기를 끌고 나온 나이 드신 부부에게 한 번도 불러본 적 없다는 노래를 같이 불러보자며 때로는 설명하고, 때로는 설득해가면서 작업했죠. 노래 속에 담긴 선량함이, 그 표정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분들이 거의 1천 명 이상인데 러닝타임의 한계로 다 담아내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에요. 뮤직비디오 맨 마지막에 함께한 분들이 수많은 앵글로 나오죠. 그 모든 사람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분들이셨어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을 소개해주세요. 너무 많아요. 그중엔 스님도 계시는데, 이분은 출가한 지 20년이 훨씬 넘어서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노래를 그 옛날 1970년대 신중현 씨가 불렀던 것만 기억하시죠. 이후 이선희, 정수라 씨가 부른 버전은 기억을 못하시는 거예요. 그런데도 같이 참여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를 통해 만들어내는 가짜 감정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리얼리티를 그대로 담는 일이었죠.

이번 작업이 감독님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로 남을까요?

영상 작업을 하면서 영화 이외의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두렵고 설레기도 했죠. 거의 1년 가까이 작업한 결과물인데, 더 많은 것을 담지 못하고 또 더 많은 관객에게 보여주지 못해 아쉬울 뿐이에요. 이 작업을 계기로 영화라는 틀을 벗어나서 훨씬 더 자유분방한 영상 결과물을 만드는 데 힘이 된 느낌입니다.

작품의 감상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일단 노래 장르가 록이에요. 록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세상에 외치는 일종의 자유혼이자 저항이며, 때로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에너지가 되죠. 그 록을 장르에 가두지 않고 고등학교 합창단부터 이름 없는 어부와 농부, 외국인,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다양한 사람이 삶 속에서 함께 불렀다는 점을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서 이해하리라 생각해요. 수많은 사람의 표정과 감정 그리고 어설픔… 노래를 잘 불러서 멋있는 게 아니라 못 부르니까 더 아름답다고나 할까요? 수줍고 어색해하면서도 기꺼이 노래를 부르는, 자신과 다르지 않는 그 모습을 관람객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찍었습니다.

SK텔레콤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음… 엑스포라는 게 기본적으로 거대한 행사니만큼 번잡하고 고단하죠. 하지만 SK텔레콤관에 오면 아주 편안하면서도 최첨단 하이테크를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아름다운 강산’이 울려 퍼지는 3층에선 하이테크와 휴먼테크가 어우러진 모습을 보게 되죠. 우리에게 이성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의 발달보다 인간의 감성이 더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을, 결국 중요한 건 인간이라는 것을 느껴보세요. 감성을 배제하고 존재하는 이성은 그 가치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뮤직비디오에 담긴 감성적 가치를 하이테크한 이성적 시스템 안에서 균형 있게 즐겼으면 합니다.

본 포스트는 SK텔레콤에서 만드는 테마 매거진 Inside M의 기사를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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