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닫기
H기타

[김주원 작가의 사진 칼럼] #2. 사진이라는 여행을 위한 10가지 제안

2012.08.24
공감 0
FacebookTwitterNaver

사진과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대상을 바라보고 사진가가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담으면 좋은지 10가지 마인드를 공유한다.

  • @강원도, 속초, 2008
  • a. 촬영 구도 : 사진에 깊이감을 주기 위해 오른쪽 난간에 올라가 카메라를 앞으로 기울여 촬영했다.
  • b. 촬영 정보 : SONY A900, AV모드, 28mm 렌즈, 노출 보정 0, 조리개 f8, 셔터 속도 1/200초, ISO 200, 오전 7시
  • c. 촬영 포인트 : 해를 등지고 촬영하면 파란 하늘과 생생한 색을 담을 수 있다.

글 & 사진 : 사진작가 김주원

“칼럼에 사용된 모든 사진과 글에 대한 저작권은 김주원 사진작가에 있습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이번 칼럼 <사진이라는 여행을 위한 10가지 제안>에서는 단순히 사진 구도 같은 기술적인 면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행을 떠나 사진을 찍는다는 것, 삶에서 사진과 마주한다는 것은 단순한 취미 이상을 넘어 나에게 무언가를 질문하고 던지는 행위다. 우리의 기나긴 여행에서 어떻게 대상을 바라봐야 하는가? 또 어떤 마음으로 대상을 담아야 하는가? 필자가 생각하고 실천해 왔던 10가지 생각을 여러분과 같이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 할 일: 바라보기

“무엇을 바라보는 지, 무엇을 말하려 하는 지, 사진 속에 자신이 보는 것들이 있다.”

  • @강원도, 속초, 2008
  • a. 촬영 구도 : 바다 물결의 동감을 표현하기 위해 왼쪽에서 비추는 측면광을 이용했다.
  • b. 촬영 정보 : SONY A900, AV모드, 135mm 렌즈, 노출 보정 -0.7, 조리개 f8, 셔터 속도 1/500초, ISO 400, 오후 5시
  • c. 촬영 포인트 : 파인더로 사물을 볼 때 피부톤 보다 어두우면 노출을 – 보정해야 한다.

바라보는 것. 그렇게 하염없이 바라보는가 쉽지 않다. 특히 사진기란 물건이 손가락이란 것을 만났을 때 꼬물꼬물 계속 셔터를 누르게 한다. 마치 지하철을 타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듯이 습관적으로 말이다. 잔잔한 바다의 부드러운 물결, 찬란히 빛나는 햇살의 부서짐. 그 흐름 속에 잠시 내 온 시각과 감정을 맡겨 본다. 그리고 나도 몰래, 손가락도 모르게 바다도 모르게 찰칵~ “아 요고 괜찮다~!” 그럴 때 사진은 시작된다.

두 번째 할 일: 다가서기

“내 카메라가 세상의 폭력이 되지 않기를 욕심쟁이가 되지 않기를”

  • @일본, 도쿄, 2006
  • a. 촬영 구도 : 왼쪽과 아래에 창틀을 같이 구성해 창을 통해 바라보는 이미지로 구성했다.
  • b. 촬영 정보 : EPSON R-D1, AV모드, 50mm 렌즈, 노출 보정 -0.3, 조리개 f2, 셔터 속도 1/125초, ISO 200, 오전 9시
  • c. 촬영 포인트 : 비올 때는 노출을 약간 – 보정하면 좀 더 진한 색상을 얻을 수 있다.

난 조용한 관찰자의 시선이 좋다. 담담하게. 사람들을 선동하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는 것. 이쪽과 저쪽, 안과 밖, 풍경과 카메라 사이, 그 사이에 놓인 것은 사진기, 그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사진가다. 사람도 풍경도 놀라게 하면 놀란다.

세 번째 할 일: 말 걸기

“피사체와 대화하기, 풍경과 대화하기, 사진은 끊임없는 말 걸기 속에서 대상과 소통하는 일”

  • @강원도 속초, 2008
  • a. 촬영 구도 : 측면광을 사용해 얼굴에 입체감을 살렸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촬영했다.
  • b. 촬영 정보 : SONY A900, AV모드, 28mm 렌즈, 노출 보정 0, 조리개 f5.6, 셔터 속도 1/125초, ISO 200, 오전 9시
  • c. 촬영 포인트 : 아이들을 촬영할 때 아이의 눈 높이로 촬영하라. 대상의 감정으로 세상을 보는 법이다.

“풍경도 바람도 흙도 땅도 사람을 닮는다.” 속초에서 만난 풍경은 이 아이들의 웃음처럼 소박했다. 멋스럽지도 않고 대단하지도 않지만, 그냥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난다. 난 어느 장소를 가면 사람을 먼저 찍지 않는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풍경과 모습을 먼저 만나고 사람을 마지막에 만난다. 그들의 이야기가, 삶의 모습이 그 동네에 잘 녹아 있기 때문. 바다 사람은 바다를 닮고 도시 사람은 도시를 닮는다.

네 번째 할 일: 낮게 보기

“낮게 보는 일은 인간의 시각을 벗어나는 일,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는 일”

  • @변산, 2008
  • a. 촬영 구도 : 카메라를 바다쪽에 거의 근접해 노파인더 샷으로 촬영했다.
  • b. 촬영 정보 : SONY A900, AV모드, 28mm 렌즈, 노출 보정 0, 조리개 f4, 셔터 속도 1/400초, ISO 400, 오전 7시
  • c. 촬영 포인트 : 때론 파인더를 보지 않고 예측을 해서 촬영하는 것도 재미있는 시선으로 담을 수 있다.

“어떤 사진가는 높은 시선만 유지하고 어떤 사진가는 낮은 시선만 유지한다. 사진 찍으며 이런 생각 해 본 적은 없는가? 바다는 세상을 어떻게 볼까? 꽃은 세상을 어떻게 볼까? 곤충은 세상을 어떻게 볼까? 인간만이 위대한 시각을 가졌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세상만사 조화로움 속에 각자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움이다. 사진가는 세상 이들에게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물 한 방울 풀 한 포기 예사롭게 보지 않는 사람들.

다섯 번째 할 일: 구성하기

“구성하기는 사진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힘”

  • @부산, 2008
  • a. 촬영 구도 : 초광각 렌즈를 사용하여 화면을 구성해 상황과 배경이 적절히 드러나도록 했다.
  • b. 촬영 정보 : SONY A900, AV모드, 20mm 렌즈, 노출 보정 0, 조리개 f5.6, 셔터 속도 1/500초, ISO 200, 오후 4시
  • c. 촬영 포인트 : 초광각 렌즈를 사용할 때는 대상에 바짝 다가가 촬영해야 생동감을 살릴 수 있다.

“사진은 구성의 미학이다.” 얼마나 넣고 빼는지, 어떤 프레임 속에 무엇을 가둘지에 따라 의미가 전혀 달라진다. 다양하고 복잡한 구성하기는 사실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런 연습은 세상을 다각도로 보는 능력을 키워준다. 하나의 창으로만 바라보지 않게 이쪽과 저쪽을 동시에 담아두기 그것이 구성하기다.

여섯 번째 할 일: 일관성 주기

“일관성은 사진가의 의지를 말한다”

  • @마카오, 2009
  • a. 촬영 구도 : 마카오 사진은 모두 대상과 마주보는 정면 구도를 사용하고 순광으로 촬영해 평면적이고 회화적인 느낌을 의도했다. 1:1 정면 구도가 아니라 주변에 약간의 피사체나 공간을 활용해 깊이감을 의도적으로 숨겨둔 것에 주목하라.
  • b. 촬영 정보 : SONY A900, AV모드, 35mm 렌즈, 노출 보정 +1, 조리개 f8, 셔터 속도 1/400초, ISO 200, 오전 5시
  • c. 촬영 포인트 : 대부분 순광에서 촬영된 마카오 사진은 노출 보정을 +1로 해서 파스텔톤으로 표현했다. 원색의 컬러에 흰색 물감을 섞는 원리와 같다.

어느 멋진 풍경을 본다. 그러나 그 풍경에 끌리는 순간 자신의 스타일, 자신의 이야기는 잊고 오직 그 풍경이 주는 감흥을 담느라 정신없다. 하지만 집에 와서 본 사진은… 풍경이 만들어 준 사진이지 내 사진은 아닐 것이다. 피카소는 “나는 찾지 않고 발견한다”라고 말했다. 어떤 풍경에서도 사진가의 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곱 번째 할 일: 색깔 찾기

“색에 의해 드러나는 감정, 자신의 색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 @울산 정자, 2004
  • a. 촬영 구도 : 모두 자동차 안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창문의 썬팅 때문에 주변부에 비네팅이 발생해 중앙으로 집중되는 듯한 효과가 발생했다.
  • b. 촬영 정보 : KODAK SLR/c, AV모드, 17-40mm 렌즈, 노출 보정 -0.7, 조리개 f5.6, 셔터 속도 1/100초, ISO 200, 오후 6시
  • c. 촬영 포인트 : 짙은 컬러를 얻고 싶다면 노출 보정을 – 방향으로 하라. – 노출 보정은 원색에 검은색을 섞는 원리와 같다.

서울에 있으면서 잘 볼 수 없는 빛깔이 되어 버렸다. 20대의 알수 없는 불안감과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 찍었던 사진에는 이런 코발트블루와 마젠타 컬러가 묘하게 섞인 사진들이 많다. 그땐 무엇이 그렇게 내 마음을 요동치게 했는지 이런 빛깔만 찾아다니는 듯하다. 같은 장소지만 매번 똑같은 풍경도 똑같은 컬러도 없다. 그곳을 찾아가면 풍경이 나를 맞아 주는 듯, 컬러가 나를 반겨주는 듯했다. 난 기록했고 사진 속에 내 마음이 담겼다. 그래서 사진의 컬러는 중요하다. 작가의 감정, 색깔, 마음 상태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 당신의 컬러 당신의 마음 색은 무슨 색인가?

여덟 번째 할 일: 미치기

“무언가에 미쳐본 적이 있는가? 미쳤을 때 세상은 어떨까?”

  • @감포, 2006
  • a. 촬영 구도 : 사진에 속도감과 깊이감을 주기 위해 왼쪽 방파제를 길잡이 선으로 활용했다.
  • b. 촬영 정보 : CANON EOS-5D, AV모드, 28mm 렌즈, 노출 보정 +0.3, 조리개 f8, 셔터 속도 1/250초, ISO 400, 오전 10시
  • c. 촬영 포인트 :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길잡이 선을 찾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진은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의 사선 방향으로 길잡이 선이 구성되고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무언가에 미치면 정말 보이는 것이 없나 보다. 친구 상현과 나는 사진에 미쳐 있었다. 태풍 산산이 오던 날 “그래 바다로 폭풍 찍으러 가자!” 이 한마디에 친구와 난 여행을 떠났다. 우르르 쾅쾅! 천둥보다 더 커다란 소리의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파도를 담으러 친구는 방파제 근처로 난 그 친구를 담기 위해 뒤에 섰다. 갑자기 엄청난 파도가 친구를 덮치려는 순간 친구는 뛰었고 난 사진을 찍었다. 위험한 그때 추억을 생각하며 술자리에서 매번 떠든다. “그때 우리 미쳤었지!”

    아홉번 째 할 일: 기존 관념 벗기

    “기존의 관념을 벗어날 때, 일탈할 때의 시각이 훨씬 재미있는 법”

    • @옐로나이프, 캐나다, 2009
    • a. 촬영 구도 : 하늘을 날아가는 새를 따라가며 패닝 샷으로 촬영했다.
    • b. 촬영 정보 : SONY A900, AV모드, 28mm 렌즈, 노출 보정 -0.7, 조리개 f4, 셔터 속도 1/30초, ISO 400, 새벽 5시
    • c. 촬영 포인트 : 패닝 샷을 할 때는 셔터 속도를 낮추고 대상과 같은 속도로 따라가며 촬영해야 대상이 선명하게 잡히고 배경은 흐려지는 효과가 난다.

    좋은 사진을 찍고자 하는 이라면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남들이 촬영하지 않는 시간, 남들이 보지 못하는 대상을 쫓아야 한다. 오로라 촬영을 위해 방문한 캐나다 옐로나이프의 새벽, 영하 40도의 옐로나이프 시내를 걸었다. 고요한 정적만이 가득한 시각. 바람 소리와 함께 하늘을 날으는 새 한 마리. “찰~칵” 내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그 정적을 깨운다.

    열 번째 할 일: 주제를 가지고 작업하기

    “한 풍경과 피사체라도 한 풍경이라도 애정을 가지고 본다면 그 안에 우주가 있음을 알게 된다”

    • Spring series 연작 중
    • a. 촬영 구도 : 조리개를 개방하고 꽃잎에 바짝 다가가서 꽃잎이 흐려지는 효과를 표현했다.
    • b. 촬영 정보 : SONY A900, AV모드, 50mm 렌즈, 노출 보정 +0.3, 조리개 f2, 셔터 속도 1/1000초, ISO 200, 오후 4시
    • c. 촬영 포인트 : 모두 꽃의 위가 아닌 꽃의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보는 시선으로 촬영했다. 조리개를 개방하고 대상에 바짝 다가가 꽃이 다른 꽃을 올려다 보는 형태로 구성했다.

    무엇이든 제일 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여행의 피로함은 곧 사진의 피로함이 된다. 바다면 바다, 인물이면 인물, 구름이면 구름, 죽도록 미치도록 찍으면 무언가 튀어 나오지 않겠는가? 한 주제로 사진 작업을 1년 정도 하면 무엇을 찍어야 할지가 보이고 10년 정도를 하면 세상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인생이든 사진이든 모든 것이 여행 속에 있다.

    FacebookTwitter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