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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기타

[김주원 작가의 사진 칼럼] #11. 디지털 흑백 사진, 감성을 담아라

2012.10.09 FacebookTwitterNaver

흑백 사진은 단순히 흑과 백, 단순히 두 가지의 컬러로 구성되는 것 같지만 그 속의 무수한 톤의 단계를 통해 사진의 깊이를 표현한다. 필름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컬러와 흑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흑백 필름을 카메라에 장착하면 흑백으로만 찍히고 컬러 필름을 장착하면 컬러로만 찍혔다. 그리고 필름의 농도와 감도, 톤을 필름 종류와 제조업체에 따라 골라가며 촬영했다. 디지털카메라에는 컬러와 흑백을 선택하여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흑백 사진을 찍을 경우, 일단 컬러로 촬영하고 후 작업으로 흑백 변환하는 것이 훨씬 정교하고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컬러 사진은 현실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 따라서 사진가는 컬러 사진을 찍을 때 현실 속 각 피사체의 색채를 주관적으로 통제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

반면, 흑백 사진은 촬영도 중요하지만 사진을 촬영한 뒤의 후 작업이 훨씬 중요하다. 자신이 표현하려는 주제에 맞게 부분적으로 밝게 처리하는 닷징 작업과 어둡게 처리하는 버닝 작업 등의 수정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어떻게, 어느 정도 수정하느냐에 따라 사진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완전히 변할 수 있다. 닷징과 버닝 작업을 예전에는 암실에서 했다면 지금은 포토샵으로 보다 손 쉽게 처리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강화도에서 필자가 촬영한 풍경을 토대로 흑백 사진 촬영법과 표현법에 대해 알아보자.

김주원 작가의 흑백 사진 따라 하기

1. 빛을 읽기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 했다. 흑백 사진 역시 빛의 방향, 빛의 시간대, 빛의 질감에 의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던 풍경이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빛을 읽으려면 다양한 촬영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좋다. 한 장소에서도 다양한 사진이 나올 수 있으니 여러 노출과 데이터를 카메라에 입력해 촬영해 표현 방법을 익힌다. 아래는 거의 같은 시각에 촬영한 사진으로 첫 번째 사진은 순광 상태에서 촬영했고 두 번째 사진은 반대 방향의 반 역광 상태에서 촬영했다. 어떤 사진이 더 극적으로 보이는가? 당연히 두 번째 사진일 것이다.

2. 프레임 구성하기

앞의 두 번째 사진은 일반적으로 많이 촬영하는 구성이라 밋밋해 보인다. 이번에는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프레임을 구성하고 좀 더 독특한 구도로 촬영하기를 시도한다. 바다 너머 가득한 섬의 모습을 앞쪽의 프레임으로 강조하는 구성을 사용했다. 한 장소에서 주변의 피사체를 적극 활용해 새롭게 프레임을 구성하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한 풍경을 선택한다. 필자가 선택한 구성은 마지막 사진으로 난간에 의해 과감하게 구성된 프레임이 독창적으로 보이며 여러 톤들의 조화가 깊이 있게 보여서이다. 이렇게 다양한 촬영 후 선택하는 작업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

최종 선택된 사진

3. 노출이 톤에 미치는 영향

같은 장면이라도 카메라의 노출에 따라 사진의 느낌은 전혀 달라진다. 밝게 촬영하면 부드러운 느낌이 어둡게 촬영하면 강한 느낌이 든다. 이것은 사물이나 풍경을 보는 작가의 심리 상태와도 맞물려 있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톤은 결국 작가의 마음이 지향하는 풍경의 반영이다. 아래 세 장의 사진 중 여러 분이 마음에 드는 톤은 어떤 톤인가?

4. 흑백 사진의 재해석, 후 작업

흑백 사진의 묘미는 후 작업을 통해 작가의 해석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필름 시절에는 암실에서 진행했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등의 소프트웨어로 작업한다. 아래 사진의 첫 사진은 후 작업을 하지 않고 흑백으로 그대로 변환한 이미지이며, 두 번째 사진은 라이트룸에서 콘트라스트+입자감+듀오톤 작업을 한 이미지이다. 마른 황무지에서 자란 식물의 존재감을 표현하기에는 두 번째 사진이 더 알맞다.

컬러 사진과 흑백 사진 중 어떤 것이 더 뛰어나고 좋은 표현 방식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고 주제에 맞는 방법을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흑백과 컬러를 동시에 섞어가며 촬영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흑백으로만 촬영한다면 촬영될 결과물을 어느 정도 예상하며 찍어야 하고 이것은 곧 자신만의 촬영 데이터가 된다. 이렇게 촬영하는 것이 나중에 그 결과물을 정리해서 보여줄 때도 훨씬 정돈되어 보이고, 톤과 빛을 좀 더 정교하게 읽고 촬영할 수 있는 훈련이 된다. 물론 이것은 컬러 사진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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