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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거인들이 바꿔갈 ICT 빅 트렌드, 애플 / 구글 / 아마존을 전망하다 – T리포트

2014.01.15 FacebookTwitterNaver

T리포트

2014년,
거인들이 바꿔갈
ICT 빅 트렌드
애플 / 구글 / 아마존을
전망하다

최근 5년간 ICT업계의 트렌드는 어떤 시기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했습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면서 시작된 모바일 혁명만 떠올린다면 오해입니다. 조용히 뒤에서 판을 뒤흔드는 게임을 벌이고 있던 회사들 때문입니다. 물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한 구글이 대표적인 경우지만, 구글을 조용히 뒤에서 위협하던 회사 아마존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습니다. 이 세 회사는 각각 뚜렷한 강점이 있습니다. 애플은 소비자 전자 제품, 구글은 인터넷 서비스, 그리고 아마존은 인터넷 하드웨어죠.

하지만 지금은 세 회사 모두 상대의 영역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벌이는 물고 물리는 싸움을 살피고, 올해 이 세 기업의 경쟁 구도를 전망하는 건 한국 ICT 산업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이폰을 쓰기 때문도 아니고, 한국 제조업체가 안드로이드폰을 만들어서도 아닙니다. 한국의 모바일·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은 아마존의 컴퓨터를 빌려 쓰고, 구글에 일거수일투족을 맡기고 있으며, 애플이 제시한 새로운 방향을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 애플, TV를 만들까?

애플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 ICT 기업의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과연 새 아이폰의 화면은 커질까? 과연 애플은 TV를 만들까?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만들고 있다는데 사실일까? 2014년에도 이런 식의 추측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애플은 아무런 공식적인 답변 없이 자신들이 가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입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넘어서는 ‘제3의 제품군’. 애플은 자사 제품의 판매를 스스로 잠식하는 ‘캐니벌라이제이션’ 현상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 기업으로 유명한데, ‘우리가 우리 제품을 스스로 넘어서지 못하면 경쟁자가 우리를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라는 CEO 팀 쿡의 생각 때문입니다.

실제로 애플의 가장 큰 성공작 가운데 하나였던 MP3 음악 플레이어 ‘아이팟’은 아이폰에 밀려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컴퓨터로 일컬어지면서 화제를 모은 ‘맥북 에어’의 자리는 아이패드가 대신하고 있고요. 애플이 내놓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는 ‘아이워치’가 아이폰을 대체할지 모르고, 애플이 만든다고 알려진 ‘아이TV’는 기존의 가정용 데스크톱을 완전히 대신 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무엇보다 애플이 특허를 출원하거나 인수 합병을 통해 확보한 기술들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애플은 음성 인식 기업을 인수해 ‘시리(Siri)’라는 음성 인식 개인 비서 서비스를 만들어냈고, 지문 인식 기업을 인수해 아 이폰5S의 ‘터치ID’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한번 관심을 가진 기술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내고야 만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애플은 2012년 일본 샤프에 투자하는 등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애플이 아이폰에 접목한 기술들은 애플의 새 TV에 쓰일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입니다. 우선 음성으로 아이폰 전체를 컨트롤하는 시리는 ‘말로 조작하는 TV’를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TV에 그대로 쓰일 수도 있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TV의 리모컨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아이비콘(iBeacons)’이란 기능도 주목해야 합니다. 애플의 모바일 운영 체제(OS)인 iOS7에 사용한, 아주 가까운 거리의 통신이 가능한 블루투스 무선 통신 기술입니다. 특히 GPS나 와이파이가 없는 실내에서도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해줍니다. 이미 애플은 미국의 직영 소매점인 애플 스토어에 이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TV와 아이비콘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건 이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밖에서 TV를 보다가 집 안에 들어서면 TV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보던 프로그램을 이어서 재생해주기 때문입니다. 또 온라인으로 영화를 구입할 땐 아이폰 홈 버튼을 꾹 눌러 시리에게 말을 걸어 영화를 주문하고, 결제는 아이폰의 지문 인식 센서만 누르면 거실이나 안방 어느 쪽이든 사용자와 가까운 위치의 TV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영화가 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TV를 보는 경험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입니다.

애플의 경쟁사들은 당장 이런 우려 때문에 다양한 스마트TV를 내놓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열광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애플의 능력은 잠재력이 크다는 게 ICT업계의 평가입니다. 게다가 음악과 영화 및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판매에 있어 아직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를 능가하는 서비스가 없습니다. 구글과 아마존도 각각 자신들의 콘텐츠 스토어를 운영하지만 구글은 무료 앱과 게임 분야에서, 아마존은 전자책 분야에서 애플에 앞서 있을 뿐 유료 음악과 영화, TV 드라마와 앱, 게임 등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대부분의 분야는 여전히 애플이 꽉 잡고 있는 상태입니다.

2014 구글, 로봇 기업으로 변할까?

2013년 ICT업계의 마지막 주요 뉴스 가운데 하나는 구글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네 발로 뛰는 군사용 로봇을 만드는 회사를 인수한 소식이었습니다. 평평한 도로가 아니면 달리지 못하는 군용 차량이나 소형 운반용 로봇과 달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은 산길과 비포장도로를 가리지 않고 뛰어갑니다. 군사 작전용으로 개발되던 이 회사를 구글이 샀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인간을 공격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스카이넷’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구글이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이 회사를 인수한 건 아니겠죠.

구글은 최근 수년 동안 온라인 세계를 벗어나 온라인에서 사용하던 기술을 오프라인 세계로 옮겨오는 연구에 열정적으로 매달려왔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운전자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구글의 무인 자동차였고, 굳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우리 눈앞에 온라인 세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뿌려주는 안경형 컴퓨터 구글 글래스였습니다.따라서 구글의 로봇 회사 인수는 이 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전략을 의미합니다.

구글은 그동안 인터넷 검색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따라갈 자가 없는 강자였습니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를 계기로 모바일 시장에서도 애플과 시장을 나눠 갖는 확실한 강자가 됐습니다. 그리고 아마존과 함께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이기도 하며, 보유하고 있는 개인 정보 측면에서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세계 최고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건 손에 잡히는 실체가 없는 온라인 속 ‘비트(bit)’에 불과했습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구글이 해낸 건 사실 그동안 거의 없었습니다. 애플은 꾸준히 소비자가 사랑하는 기계를 만드는 회사였고, 아마존은 꾸준히 현실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전자 상거래 업체였던 것과 비교하면 더더욱. 구글은 최근 이런 차이점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그 하드웨어 사업의 시작은 구글이 HTC와 만든 스마트폰 ‘넥서스’라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구글은 조그만 전화기나 만드는 회사가 되기에는 야망이 훨씬 컸습니다. 이들이 직접 제조한 첫 제품은 스마트폰보다는 훨씬 큰 컴퓨터였습니다. 구글이 쓰는 엄청난 양의 서버 컴퓨터 말입니다. 구글은 처음에는 흔히 구할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PC) 수천 대를 연결해 세계에서 밀려드는 막대한 통신 요청을 감당했습니다. 이렇게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없었기 때문에 구글이 이런 식으로 값싼 컴퓨터를 활용한 사실 자체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구글은 차라리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를 만들자는 결정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글이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제조하는 컴퓨터만 합쳐도 생산량 기준으로 HP나 델 같은 세계 최대의 컴퓨터 업체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는 게 구글의 설명입니다.

이런 제조 능력을 바탕으로 구글은 이후 잘 빠진 소비자 가전제품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게 바로 넥서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리즈입니다. 또 안경 형태의 컴퓨터인 구글글래스처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제품도 만드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컴퓨터와 자동차, 모바일 인터넷을 연결한 자동 운전 자동차 같은 최첨단 장비도 구글의 손에서 탄생했고, 조만간 사람이 하는 일을 대부분 알아서 대신해주는 로봇도 만들어낼지 모릅니다.

2014 아마존, 은밀하고 위대한 혁명

12월 초 ‘프라임 에어’라는 이름의 배달 시스템이 방송에 나오자 세계가 경악했습니다. 장난감 수준의 이벤트라고 생각했던 드론(무인 항공기)을 이용해 아마존이 배달 상품을 배송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배달 도중 격추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부터 시작해서 항공 규제에 걸릴 것이다, 추락의 위험이 해결되지 않는다 등등 다양한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아마존 측은 상용화에 별 무리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마존이 벌이는 일은 늘 상상을 초월합니다. 물론 스스로 운전할 줄 아는 자동차와 안경처럼 쓰고 다니는 컴퓨터를 만들어내고 군사용 로봇 회사를 인수하는 구글과 견줄 만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아마존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처음 아마존이 문을 연 1994년, 이 회사는 한국의 ‘예스24’나 ‘알라딘’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저 동네 서점 대신 인터넷을 통해 책 주문을 받고 배송해주는 회사였죠. 그러더니 점차 판매 품목을 늘려 DVD를 팔고, 화장품을 팔고, 워크맨을 팔더니 세상 대부분의 물건을 다팔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신선 식품 배달까지 뛰어 들었습니다. 배달 속도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한국이야 국토가 좁고 대부분의 인구가 서울이나 부산, 대구, 광주 같은 대도시에 모여 사니까 당일이나 익일 배송이 대단한 일이 아니지만, 아마존은 미국에서 익일 배송을 시작했습니다. 드론은 이 속도를 더 높이겠다며 짜낸 아이디어입니다.

더 놀라운 건 이 상거래 뒤편입니다. 아마존은 스스로 물건을 사다가 팔면서 재고 관리와 배송 등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독자적인 컴퓨터 시스템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런 전자 상거래 업체의 특징은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같은 시기에 주문량이 폭주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발전소의 전력 공급 능력과 같아서 평소엔 별로 쓰지 않더라도 폭주 시기를 버티려면 아마존은 수많은 컴퓨터를 대기해놓아야 합니다. 발전소가 여름과 겨울 피크 타임을 위해 발전량을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죠. 이렇게 아마존이 마련한 대규모 컴퓨터 시설은 평소엔 놀고 있게 됩니다. 아마존은 이를 놀리는 대신 다른 기업에 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아마존에 접속해서 아마존의 컴퓨터를 특정 기업의 컴퓨터처럼 쓰라는 얘기죠. 이게 바로 최근 보편화된 클라우드 컴퓨팅이라 불리는 서비스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성장하면서 아마존은 이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공격적으로 늘렸습니다. 그 결과 값은 떨어졌고 기업 고객은 더 늘어났습니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기 위해 발전소를 직접 짓는 것과 한전에 돈을 내고 전기를 사서 쓰는 것의 차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아마존이 멈추면 우리가 쓰는 수많은 인기 인터넷 서비스도 따라 멈추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래서 직접 컴퓨터를 만들어 쓰는 구글조차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는 아마존을 능가하지 못하지요. ‘박리다매’에 강했던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스타일이 최첨단 ICT 분야에서도 먹힌 것입니다.

게다가 한번 쌓인 거대한 컴퓨터 인프라는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가능케 합니다. 아마존은 이를 이용해 디지털 음악과 영화,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애플과 경쟁합니다. 아이튠즈처럼 한 번 산 디지털 콘텐츠를 어떤 기계든 가리지 않고 계속 보고 듣게 돕는 기술을 확보한 덕분입니다. 또 자신들의 컴퓨터 인프라에 직접 연결되는 전자책 단말기(킨들)와 태블릿 PC(킨들 파이어)도 만들었고, 2014년에는 ‘아마존 폰’의 등장도 예상됩니다.

애플이나 구글처럼 막대한 돈을 들여 자체 OS를 만드는 대신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OS를 살짝 고쳐서 만들었기 때문에 이들을 쉽게 따라잡은 것이죠. 구글은 속이 상했지만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고 밝힌 터라 아마존을 걸고 넘어지지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아마존은 최근 구글처럼 자체 서버를 직접 설계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기술, 소비자용 전자 제품 시장에 전자 상거래를 통해 얻은 강력한 수요 관리 능력까지… 아마존이 올해 보여줄 변화에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입니다.

   본 포스트는 SK텔레콤이 만드는 테마 매거진 Inside M의 기사를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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